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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향을 향하여♬~ 55처 공세리 성당 (대전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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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남 [agnes536] 쪽지 캡슐

2023-07-25 ㅣ No.102888

여기가 거긴가?.....2021.10.08  첫 번째 순례길


고향땅이 여기서~얼마나되나! ♪ 푸른하늘 끝닿은 저기가 거긴가 ♬

아까시아 흰꽃이 바람에 날리니 ~♬ 고향에도 지금쯤 뻐꾹새 울겠지~~

하루종일 이 노래가 입에서 떠나지 않는다. 여기가~ 거긴가? 의 가사마디가....^^


"할배요~ 여기가 거기맞지요?..."

"으~~!! ~~? 아닌것 같은데... 기억에 없는데...~"

"잘 봐봐요... 이 계단이 사실은 많이 넓은데 이렇게 국화화분이

쪼르륵 길에 놓여있어서 좁아보이는 기라요.."

"그런가? 몰라~~"


그 유명하다는 공세리성당을 찾아 아름드리 나무가있고., 눈에익은

성당앞 계단에 서서 나누는 할배와의 대화이다.

젊은사람.. 가족들. 부부들.. 많은 사람들이 제법 몰려다니며 사진들

찍느라고 분주하다.


합덕성당 앞 계단을 바라보며 안사노 신부님이랑 엠마오길 다녀온곳이라고

우겨대던 할배가 여기가 거긴가? 거기가 여긴가? 아리까리한 표정으로

잘 몰르겠네 만 중얼거려 샀더니....돌아서 나오는 정문앞 까지 갸우뚱 거려댄다.


1890년 설립된 공세리성당은 합덕 성당과 더불어 충청도에서 첫번째로 설립된 본당으로

조선시대에 순교한 32위 순교자의 유해를 모시고 있는 곳이라한다.

또한 공세리란 지명은 내포 지방에서 거두어들인 세곡을 보관하던

공세창에서 유래한 곳이라한다.


성지내에는 순교자들의 납골식 묘와 현양 탑이 있고 옛사제관을 개조하여 만든 박물관에는

순교자 박의서, 원서. 익서 세분의 유해와 박해시대 교우촌의 생활과 순교자들의 행적을 보여주는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하는데 오늘은 문이 잠겨 있어 관람을 하지 못했지만서도

300년이 넘는 아름드리 나무를 비롯한 자연경관이 오랜 역사와 함께 아름다운 성당으로

알려져 있어 신자가 아닌 관광객들도 꽤 붐비고 있나보다.


여나문 명의 아가씨들?이 자전거를 타고왔는지 머리에는 철모자를 쓰고 각양의

선글라스들을 끼곤 성당앞에 늘어서서 포즈를 취하며 할배한테 사진좀 눌러달라 청한다.

"하나 ~ 둘! 아 ! 그런데 거... 선글라스들 벗고 찍는게 어때요?"

~~~~ 멍 ~~~

""아니요. 그냥 찍어주세요 . (나름 얼마나 당당하고 멋진모습들인데... 웃기는 할배네.."

 

"반석아부지~ 아무나 한테 감나라 팥나라~ 하능교? 참 내~ 내한테만 성당에서는

선글라스 벗어라믄 되제.... 가~ 들이 신자도 아닌것 같더만..."


  

성당 뒤편 산길을 따라 십사처의 길을 돌며 오늘도 성모님 손잡고 감사의 마음으로

기도드린다. 찬란한 태양이 눈부시고, 하늘엔 흰구름 파랑색 물감위에 두둥실 떠다니고,

선선한 바람속에 하나씩 옷갈아입는 단풍들의 시간속에 머무를수 있는 지금이라는

현재를 주심에.....깊은 감사를 드리며 숙연하게 걸어가는 데...


여기 저기 크고작은 도토리알 들...


깊어가는 가을 속 성전뒷뜰 뒹구는 저 도토리들을 남겨두고 그냥 갈수는 없제.

사돈형님이고, 우리 꼬맹이들이고. 우리식구 모두는 이제 이 가을이 끝날때까지

땅만 보고 걸을수 밖에 없는 도토리 중독증 환자들이 돼 버렸으니....ㅋ ㅋ



웅장한 외관과는 달리 성전안 제대앞에 앉아 손모으니 주님의 작은 평화가

마음을 따뜻하게 가라앉혀 작고 아담한 구유앞에라도 온 기분이 든다.


당진의 합덕성당과 참으로 많이 닮아있는 성전건물이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좀 헷갈리게도 하겠다고 생각하며 성당앞 좁은 길을 빠져나오는데...


"아! 여기가 거기가 맞아. 저기 카페? 저 간판을 보니 생각났어..~~"

할배의 끄터머리 기억의 자리에 매달려있던 ***의 찻집 간판아 니가 할배의

구겨진 체면을 세워주었구나.!


 


2023.05.07.......두 번째 순례길

 

또 비가 내린다. 참 이상한 날씨다. 꽉 찬 일정속에서 새벽부터 부지런히 움직였건만

11시 반 미사를 맞춰 가는 길은 사흘 내내 쏟아졌다 멈추었다 하는 빗줄기가 늙은

할배의 시야를 어른거려대느라..... 망할 놈의 비야! 인자 그만좀 내려주라. 마음을 졸여댄다.


어느신부님의 특강중에 "하늘에서 내려오는 비를 보고 여러분은 왜 반말하느냐고?..우스개

말로 좌중들의 얼굴을 와~ 하고 만들며 온나라의 논밭때기들이 목마르다고 애타게 기다리는 건

고사하고 우선 당신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 간다시며 "아이고~ 비님! 어서 오세요~오!" 하고

맞는게 당연한데.... 어따 반말하느냐고.... ㅋㅋ.. 하시더라만서도.

오늘 나는 폭언까지 써대며 주먹질이라도 하고싶은 심사다.ㅎㅎ


어~라! 당도한 주차장은 또 와이리 만원인고? 비가 와서 헐렁할거라 오판된 생각은

주일미사 참례로 동참한 순례자와 합해 이리도 난장판 주차장이 되어 버렸나 보다.


사제의 입당과 함께 시작한 미사는 회색빛 바깥날씨와 함께 어수선 스럽다.

바로 뒤에 앉아 할머니. 엄마와 함께 미사드리는 꼬맹이 여자아이들의 소음방가..

부잡스러움이 급기야는 와당탕 ~쿵! 으~앙... 폭탄

놀라 심정지 일으킬 직전까지 .... 옴~마~야!



그래도 8개월전부터 익혀온 훈련 덕분인지... "우리 손자들이 할매 할배와 함께

재롱부려가며 하느님을 알아가는 시간" 을 우리 어른들은 기다려 주는게 마땅하고

옳은 일이로다를 시도때도 없이 훈련시켜대던 사제의 가르침이 이시간 인내의

한계속에 머물며...

"아이쿠~ 아이 많이 다치지 않았나" 안부를 물으며 함께 걱정해주는 우리에게

친근한 정으로 다가오던 하느님 울타리속의 가족들이 되어버린 것이다.^^


미사중 사이사이 올려대는 성가들은 모두 그레고리안 음률의 은은한 합창곡인데

사제와 몇몇의 신자들이 익숙하게 가사까지 따라 불러대는 모양새가 참으로 특이하다.

이곳 미사는 빨강색 표지의 두껍고 커다란 한권의 책속에 미사경본, 말씀, 성가까지

모두 기록된 이곳만의 통일된 미사전례인가 보다.


베네딕토 성인을 주보성인으로 모시고 있는 공세리 성당의 가족들은 오늘 비오는

바깥에서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맛있는 콩떡을 어버이날 감사의 표징으로 나누어 주고

있는가... 미사시작전 뒤에 오던 할배에게도 한덩이를 주었다며...

할매를 생각하고 한개더 달라고했더니... 한사람한테 한개만 준다더라...ㅋㅋ


나중 알고보니 공세리 본당신자들한테만 주는 것을 엉뚱한 객도 한개 얻은 꼴이라

좀 미안키도 했지만.... 비오는 날 멀리까지 와준 리노할매네도 옛다~ 떡한개 무~라!^^

하.느.님. ~ 감사합니다~아 알렐루우야~♬


비가오더라도 오늘의 마지막 순례길 기도... 십자가의 길을 따라간다.


 

전에 없던 장궤틀이 무릎을 꿇고 가라는데... 막바지의 시간은 전신의 에너지를

고갈시켜 버렸는지 피곤하고 으실거리는게 추위까지 몰고온다.


  

희안하게도 비가 그쳐주는게 하느님 성령의 기운이 따스한 위로로 다가온다.


 

1시반에 마친 순례길을 뒤로하고 이제 부지런히 또 내유동 우리동네로 출발해 가야

4시반 우리동네 비오씨네 가정축복식에 당도할텐데..

성령님! 도와주실꺼지유~~!!


 


8436 파발마와 리노할배요. 마지막 까지 요이똥~!

 

 + 주님! 오늘도 본향을 향하여 가는 길, 

  감사드립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 아 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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