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여기도 시끄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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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수 [eeraphael] 쪽지 캡슐

2008-06-30 ㅣ No.5178

오늘 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신부님들께서 시청광장에서 시국미사를 가지셨습니다. 지금 이글을 쓰는 순간에도 미사는 계속 되고 있습니다. 혹시나해서 들어와봤는데 역시나 시끄럽습니다.
 
1. 좌빨?
여전히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독재시절, 5공 시절에나 먹히던 색깔이념에 폭 쌓인 분들이 많습니다. 아직도 색깔이념에 휩싸여 좌빨을 입에 달고 다니는 것이 부끄럽지도 않습니까? 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신부님들이 정치적인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말하는 자칭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여러분은 왜 정치적인 냄새가 그득한 색깔이념에 휩싸여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좌빨'이라고 함부로 규정하십니까. 종교와 정치가 독립되어야 한다는 입장에서 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신부님들을 비판하는 것이라면 적어도 본인은 거의 정치적인 색을 띄지 않아야 건강한 비판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제가 보기엔 여러분들은 자기 눈에 들어있는 들보는 보지도 못하면서 남의 눈에 들어있는 티끌을 빼주겠다고 악을 쓰는 것처럼 보입니다.
 
과거, 지금은 고인이신 김지석 주교님과 정의구현사제단이 민주화 운동의 주역이었고 시민들과 그분들의 노력이 한데 뭉쳐서 지금의 민주주의를 완성했습니다. 극도의 공포정치 상황 속에서도 박종철군의 고문치사 사실을 폭로한 것도 가톨릭의 사제였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이념을 흔들고 있습니다. 체제 전복이라뇨. 집회에 참여하는 시민들은 체제의 전복을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우리나라가 전진하기를 바랄뿐입니다. 발전과 전복의 개념을 혼동하지 마십시오. 본디 근대 이후의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국가에서는 입법과 행정, 사법이 분리되며 그 권한이 독립적으로 유지되어 왔는데 이명박 정부는 분리되어 있어야 정상인 3권이 하나로 합쳐진 느낌이 듭니다. 특히 입법은 국민들의 의견을 반영해야 함이 옳은데 국민들의 의견은 거의 반영이 되지 않는 모습입니다.
 
 
2.전경폭행?
직접 현장에 가서 보셨습니까? 조중동 찌라시를 보고 그런 말씀을 하신다면 직접 현장에 와서 보시죠. 전 언론은 그다지 신뢰하지 않으므로 한겨레나 경향도 보지 않습니다. 저는 의학도로서 집회현장에서 의료봉사팀으로 일하고 있으며 시민이나 전경이나 차별없이 누구나 똑같은 적절한 의학적인 처치를 받을 권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시민이나 전경이나 상황은 비슷합니다. 누가 누구를 더욱 심하게 폭행을 가하거나 구타당하지 않습니다. 좀더 솔직히 표현하자면 어떠한 무장도 하지 않은 시민들이 좀더 많이 다치는 편입니다. 그러나 시민들이 좀더 많이 다친다고 해서 전경들을 함부로 대하느냐, 그렇지도 않습니다. 집회현장에서 낙오된 전경이나 쓰러진 전경은 시민들이 나서서 보호하고 치료받도록 도와줍니다. 전경을 때리려는 사람이 있는 것도 사실이나 그런 분들은 다른 시민들에 의해서 제제를 받습니다.
 
조중동에서는 마치 시민들이 일방적으로 가만히 있는 전의경을 집단으로 폭행한다는 식으로 부각시켜 보도하고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3.광우병 쇠고기가 안전해?
아직 학생의 입장이지만 제가 지금껏 알고 있는 지식, 관련된 여러 편의 논문들을 읽고 생각해보았습니다. 안전하다거나 위험하다고 한마디로 단정지을 수 없다는 것이 결론입니다. 광우병의 위험이 전혀 없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은 자신의 양심을 파는 것이죠. 광우병 특히 인간광우병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병리학적인, 생물학적인 완벽한 설명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인간 광우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변형 프리온이 진짜 병을 일으키는가 아닌가에 대한 논란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학계에서도 저명한 석학들이 각자의 논문을 통해서 여러가지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으며 어떠한 가능성도 정설로 확인되지 않았는데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인 것입니다. 정말로 국민들을 기만하는 행위인 것입니다.
재협상 한다고 미국가지 협상단이 미국까지 가셨죠? 우리나라 언론은 '재협상'하고 왔다고 보도했지만, 미국에서는 '재협상'이 아니라 'discussion'이었습니다. 협상과 discussion은 의미의 뉘앙스 자체가 다릅니다.
 
안전하다고 외치던 정운천 장관님은 회식 자리에서 한우를 냠냠 하셨다죠? 아직 미국산 쇠고기가 시장에 나오지 않아서 그랬다면 모르겠지만, 이제부터는 밝은 미소를 지으시면서 미국산 쇠고기를 냠냠하는 사진이 보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촛불집회, 반대하실 수도 있습니다. 반대한다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죠. 하지만 반대를 하시려면 제대로 반대를 하셔야죠.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시민들이 반대하는 사람은 무조건 특정 정당의 알바라고 칭하며 덮어놓고 공격하려 한다고 비판하시죠? 그런데 여러분들은 지나가던 개도 웃을 과거의 구습에 얽매여 덮어놓고 '좌빨'이라고 공격한다는 것은 스스로 인식이나 하고 계십니까?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자기 눈에 꽉 박힌 들보부터 빼내십시오. 그다음에 남의 눈에 들어간 티끌을 제거해도 늦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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