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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성당 시스템이 질려 다시 떠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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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23 ㅣ No.6931

3년 반의 냉담생활을 끝내고 다시 성당에 나간지 좀 되었습니다.
냉담을 했던 이유가 그 당시 계시던 본당 신부님과 안 좋은일로 다툼이 있었거든요.
아직도 신부님께 큰 소리를 내던 제가 생생합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다시 나가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나가게 됐는데..
 
초.중.고등부 때 워낙에 성당을 좋아해서 성당생활을 열심히 했었거든요.
그러나 다시 나갈 때에는 절대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미사만 나가야겠다 라고 생각했지만
어느 순간, 성당활동을 열심히 하는 제가 보이더군요.
 
상황은 이렇습니다.
 
제가 성당을 떠났던 이유도 지긋지긋한 본당안의 시스템이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세례를 받았는데..
부모님이 두 분이 다 신자가 아니셨고
할머니만 신자시라는 이유로 당시 신부님께서 저를 떨어뜨리셨습니다.
옆에 제 친구들은 다 웃으면서 좋아하는데 말이지요.
그 저녁에 울면서 집에 간 기억도 생상합니다.
세례를 받긴 받았지만...그 때 차라리 세례를 안 받았으면 어땠을까 라고 생각합니다.
 
초등부 때
성당의 친구들의 어머님께서 자모회 활동을 하시면서,
어른들과 교사들은 눈에 보이는 아이들만 챙겼습니다.
거기서 살아남아야 겠다고 생각한 저는 성당생활을 열심히 한거구요.
중.고등부 때야 상관이 없지만
초등부 땐 그게 너무 심해서..제 동생들도 세례를 받았어야 했기에 제가 눈에 띄려고 노력한거구요.
그 덕분인지 제 동생들은 어렵지 않게 세례를 받았습니다.
제 막내동생이 세례를 받을 때, 엄마도 그 때 세례를 받으셨구요.
성당 안에서 이제 사람들이 저희 남매를 알아봤는데..
 
제가 중.고등부로 올라가면서 동생들은 성당에서 나왔습니다.
도저히 견딜수가 없다고 그러더군요..
교사들의 차별을 도저히 견딜수가 없었다고...
할머니가 수녀님께 부탁을 하셔서, 수녀님께서 저희들을 신경써주셨지만
저희 남매들 소외감은 정말 장난 아니었거든요.
저희남매는 성당을 거의 울면서 다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전 여전히 중.고등부 와서도 성당활동을 했구요.
그 당시에 모든 사람들이 제가 교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고3 때 이미 교사들이 회합들어오라고 그랬었으니깐요.
 
그러다가 고3 이 끝날무렵, 전 성당을 나왔습니다.
 
그리고 얼마전부터 나간 성당의 시스템에 회의가 들기 시작합니다.
어렸을 때 저 악몽이 생각난다고 해야 할까요.
 
다른 본당은 모르겠지만...
저희 본당은 청년회와 교사회가 나누어져 있습니다.
교사는 주로 학생이하고, 청년회는 주로 직장인이 활동하기 때문에
두 집단 사이의 일은 상대적입니다.
청년회는 일요일에도 일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한 번 모이기도 힘들거든요.
청년회 안에서도 교사를 했던 사람이 있구요.
 
그런데 성당에도 사람이 있는 곳인지라
계급이 나누어 지더군요.
 
그 상위층에 있는 사람들은 주로 어렸을 때 부모님들이 성당에서 활동을 하시던 분이시더라구요.
청년회 들어오면 안 그럴 줄 알았는데..
어른들이 더 챙기시네요.
여기에서 교사가 더 비중이 크다고 생각하시는지 (비중 큰 거 압니다. 하지만 그건 여건에 따라서 달라지는건데..)
모든 현상이 다 주일학교로 쏠리게 되네요.
저희 본당은 워낙에 작아서 한 쪽으로 쏠리면 균형을 잡기가 힘들거든요.
 
즉, 연고지가 없으면 묻힐지도 모른다는거죠.
제가 어렸을 때 느꼈던 그 기분을 요새 다시 느끼고 있습니다.
완벽한 소외감이죠.
밖에서야 다른 본당이라도 가톨릭 신자라고 하면 반가워 하지만,
성당안에서는 계급이 나누어져서 한 쪽으로만 쏠리고 편애가 되는 것.
이걸 도저히 견딜수가 없더라구요.
 
너무 회의가 들어서 성당 나가는게 힘들어졌습니다.
지난주부터, 미사시간에 뭘 해야할지 모르겠더라구요..
너무 힘들어서 살짝 수녀님께도 말씀 드려보고, 다른 분께도 말씀 드려봤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답답해져서 목을 죄어옵니다.
 
분명 저는 하느님을 사랑하는 신자인데,
사람이 만들어놓은 시스템  때문에 다시 하느님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무서워지기까지 합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하찮은 생각인지라 누구한테도 말을 못하고 답답해하고만 있습니다..
(사실 주위의 사람들이 다, 가족단위로 성당을 다녀서 절대 제 기분은 이해하지 못할 분들이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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