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olans"
1.달콤한 수거팝 싸운드로 인기를 누렸던 아일랜드 더블린 출신의 여성 4인조 놀란스는 친자매들로 구성된 가족 그룹이다. 이들 부모는 Sweetheart Singers라는 이름으로 더블린에서 활동하던 듀엣이었다. 1962년 영국으로 이주한 이들 부부는 클럽 등지를 돌며 노래를 불렀고 가끔 자녀들과 함께 무대에 서기도 했다. 이것이 인기를 얻자 아버지는 가족을 끌어들여 아예 그룹 이름을 싱잉 놀란스라고 짓고 60년대 후반부터 70년대 초반까지 활동했다.
그러다 1975년 봄 부모가 빠지고 딸들만이 남아 놀란시스터스(The Nolan Sisters)라고 이름을 바꾼 뒤 정식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신선한 외모와 발랄하고 생기있는 보컬로 BBC의 클리프리챠드쇼에 고정 출연했으며 프랭크시나트라의 유럽 공연시에도 오프닝밴드로 참여해 팬을 확보했다.
1978년 불멸의 명곡들을 리바이벌한 데뷔앨범 'The Nolans Giant Hits'를 내놓은 이들은 1979년 두번째 앨범 The Nolan Sisters를 발표했다. 이 앨범으로부터는 싱글 Spirit Body And Soul과 I'm In The Mood For The Dancing이 크트되어 영국 챠트에 오르는 호조를 보였는데 이때부터 이들은 그룹의 이름을 놀란스로 바꾸고 세계 시장을 노리기 시작했다.
1980년 들어 일련의 히트 싱글 Who's Gonna Rock You, Don't Make Waves 등이 인기를 얻었고 이 곡들이 단겨있는 세번째 앨범 Making Waves를 내놓았다. 같은 해 이들은 동경 가요제에 참가하여 Sexy Music으로 그랑프리를 차지하여 인기를 덛은 뒤 1982년 4월 서울과 부산에서 각각 내한 공연을 가졌고 그해 4집 앨범을 발표하였다.
2.1980년대 초반에 우리나라에서 ''Sexy music''의 멜로디를 몰랐던 사람이 있었을까? 그 선율은 몰라도 그 관능적이다 못해 불경하기까지 했던 노래 제목을 몰랐던 사람이 있었을까?
놀란스의 ''Sexy music''은 메이드 인 잉글랜드의 가족 그룹 둘리스(Dooleys)의 ''Wanted'', 독일산(産) 3인조 여성 보컬 트리오 아라베스크(Arabesque)의 ''Hello, Mr. Monkey''와 함께 소위 ''한국의 3대 디스코 음악''으로 1980년대 초반을 풍미했던 디스코의 전형이었다.
1970년대 후반 영국에서 놀란(Nolan) 가(家)의 5자매로 구성되었지만 곧 큰언니가 결혼과 함께 밴드에서 출가하면서 4인조로 굳어졌다. 1970년대와 1980년대 초반까지 나름의 지명도를 갖고 있던 일본의 동경 가요제에 ''Sexy music''으로 출전한 자매들이 그랑프리를 차지하자 그 인기는 현해탄을 건너와 국내에서는 스폰지가 물을 먹듯 급격히 퍼져 갔다.
아름다운 용모와 제목처럼 ''섹시한'' 율동으로 우리나라 남성들의 애간장을 태운 이들은 우리나라에서만 스타였던 둘리스와 유사한 점이 많았다. 영국 출신, 가족 중심의 그룹, 동경 가요제 대상 수상, 그리고 영국이나 일본에서보다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하늘만큼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는 점 등이다. 이들의 인기 상승은 1980년대 초반 우리나라 정부가 국민의 관심을 이러한 유흥이나 스포츠에 돌리기 위해 오락 문화에 대해 빗장을 풀어 준 영향도 작용했기 때문이다.
놀란스, 둘리스, 아라베스크 모두 미국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팀들이었다. 이때부터 국내 팝 청취자들은 미국의 빌보드 차트에 구애받지 않고 다른 나라들의 대중 음악에도 본격적으로 개방적인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FR 데이비드(FR David), 가제보(Gazebo), 런던 보이스(London Boys), 조이(Joy) 등은 이러한 선배들이 일군 금단의 열매를 맛본 것이다.
''Sexy music'' 이후 발표된 일련의 싱글들은 모두 우리나라에서 일정 수준의 인기 가도를 달렸다. 초기 로큰롤 시절 두왑 밴드의 코러스를 살린 ''I''m in the mood for dancing'', 가장 멋진 하모니를 들려준 ''Who''s gonna rock you'', 그리고 펑키(funky)한 ''Don''t love me too hard'' 등 그들이 발표하는 싱글 모두 크게 성공했다.
그러나 자신들의 노래를 직접 빚어내지 못한 것이 치명타였다. 국내의 록과 아트록 매니아들은 그러한 이유로 이 놀란 가문의 자매들에게 돌팔매를 가했다. 그러나 이런 유형의 아티스트는 시간이 흐를수록 모진 생명력을 과시한다. 1999년 ''Sexy music''이 수록된 팝 모음집 음반이 나왔을 때 많은 사람들은 1982년 내한 공연 때 놀란스를 환영했던 것처럼 이 앨범을 반갑게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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