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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도 복숭아 통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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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3-06-15 ㅣ No.5002

6월 15일 삼위일체 대축일-마태오 28장 16-20절

 

"너희는 가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내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그들에게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명한 모든 것을 지키도록 가르쳐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다."

 

 

<황도 복숭아 통조림>

 

몇몇 아픈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어린 시절 제가 아팠을 때 어머니께서 저를 간병해주시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평생가도 용돈 한푼 안주시던 짠순이었던 어머니께서 아픈 순간만큼은 앞뒤 재지 않고 팍팍 쏘셨습니다.

 

아직도 아플 때마다 제 머리맡에 앉으셔서 그 귀한 계란프라이라든지 깡통에 들어있던 황도 복숭아 통조림을 먹여주시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주 꾀병을 앓게 되었는데, 그런 때 어머니는 꾀병인지 아닌지를 귀신같이 알아맞히셨습니다. 그런 날은 황도는커녕 단단히 기합만 받았지요.

 

우리 수사님, 신부님들이 한마음으로 일치되어 아이들을 사랑으로 감싸주지만 때로 한계를 느낄 때가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아픈 순간, 외로워하는 순간, 이유 없이 우울해져서 "개기고" "꼽살리는" 사춘기에 접어드는 순간에는 저희보다 어머니의 그 섬세함, 부드러움, 따뜻함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우리의 사랑이 보다 완전한 사랑으로 나아가려면 "통합된 사랑"이 필요합니다. 부성과 모성, 인간성과 신성이 잘 조화된 통합된 사랑이 요구됩니다. 결국 그 사랑은 성삼위의 사랑입니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주어도주어도 뭔가 모자란 듯한 생각이 들고 뭔가 허전해하는 사람입니다.

 

우리의 성삼위 하느님은 부족하고 가련한 우리 인생을 너무나도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고 계십니다. 어무나 안쓰러운 나머지 조금이라도 더 사랑을 주려고 안간힘을 쓰십니다. 그 결과 삼위로 존재하시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의 하느님께서 성삼위로 존재하시는 이유는 보다 완벽하게, 보다 진하게, 보다 강하게 우리 인간을 사랑하시기 위해서입니다.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성부, 성자, 성령-성삼위께서는 통합된 사랑, 충만한 사랑의 가장 좋은 모범이지요.

 

하느님 아버지(聖父)께서는 당신 아들 예수 그리스도(聖子)를 이 세상에 보내주셨고, 그 아들에 이어 더욱 완벽하게 우리를 사랑하시기 위해 협조자(聖靈)를 우리 가운데 머무르게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 성삼위는 완벽하게 하나로 일치되고 통합되어 상호 긴밀하게 협조하는 한 하느님이십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의 하느님 성삼위께서는 만물을 창조하신 전능하신 성부(聖父)와 보이지 않는 하느님께서 구체화된 자비와 연민의 성자(聖子)와 감미로움과 은은함과 섬세함의 근원이신 성령(聖靈)께서 온전히 한 몸이 되어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것입니다.

 

결국 하느님 안에 성삼위께서 동시에 존재함은 결국 우리 인간을 보다 확실하게 구원하시기 위해, 보다 깊이 사랑하기 위해서입니다.

 

오늘 하루 우리의 자녀들과 가족들, 세상 모든 사람들을 향한 우리의 사랑이 보다 충만한 사랑, 보다 통합된 사랑, 성삼위의 사랑으로 변화되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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