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수)
(홍) 성 토마스 사도 축일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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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사랑의 쿠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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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열 [modesty01] 쪽지 캡슐

2004-07-08 ㅣ No.10635

남편이 실직한 뒤 우리는 그 동안 모아 둔 돈으로
시장에다 조그만 야채 가게를 냈다.
매일 이른 새벽 남편이 트럭을 몰고 농산물 시장에 가서
싱싱한 야채를 떼어 오는 일을 시작으로
우리는 늦은 밤이 되어서야 가게문을 내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비록 몸은 힘들지만 땀의 대가는 정직하게 우리에게 되돌아 왔다.
남편과 함께 하는 시간이 늘자 부부 사이도 더 돈독해진 것 같았다.
한가지 걱정이 있다면
내가 예전만큼 아이들에게 엄마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초등학교 4학년인 큰애가 가게에 찾아와
남편에게 예쁜 봉투를 하나 건넸다.
남편은 일 하던 손을 놓고 봉투를 받으며 물었다.
"이게 뭐니? 예지야!"
"아빠, 나중에 보세요!"
예지가 가게를 나간 뒤 남편은 봉투에서 쪽지를 꺼내어 천천히 읽었다.
"아빠! 생신 축하 드려요. 좋은 선물은 못해 드리지만
언제든 이 쿠폰을 사용하시면 정성을 다해 드릴게요.
힘내시고요 정말 사랑해요. 예지 은지 올림."
그리고 그 밑에는 네모가 여러 개 그려져 있고 그 안에는 각각 이렇게 쓰여 있었다.
'10분 짜리 안마 쿠폰!'
'구두 닦는 쿠폰!'
'심부름하는 쿠폰!'
'노래해주는 쿠폰!'
'라면 끓여주는 쿠폰!'
'뽀뽀해주는 쿠폰!'
(이 쿠폰들은 딱 한번만 사용하실 수 있어요. 하지만 기분 좋으면 두 번도 해 드려요)

 남편이 눈가에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여보! 나는 모든것을 잃어버린 줄만 알았는데, 이제 보니 아주 부자였구려."  나는 남편의 손을 꽉 쥐었다.
골목길 사이로 밝은 달빛이 우리를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우리의 미래도 그처럼 밝으리라! 
 
(이 글은 Pr.에 가입한지 얼마 안되어 다른 Pr.형제님이 우편으로 每週 보내주신 내용 중 가장 감명깊게 읽었던 글을 옮긴 것입니다. 우리 주위에 실직한 형제 자매님이 계시다면 용기와 힘을 잃지 마시기를 진심으로 빕니다.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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