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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향을 향하여 ♬~ 51처 여사울 성지 (대전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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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남 [agnes536] 쪽지 캡슐

2023-06-27 ㅣ No.102769

"반석아부지~ 이 딸래미가 멍청해 졌네요. 와~ 암말도 안하노 말이요?"

"요"~ 짜가 끝나기도 전에 ~

"~~과 희망의 도시 부천시입니다~"***네비게이션 딸래미 ....

"응? 뭐래요...~!


아이구~ 옴마야 아하우우~하하하~! 배꼽빠져 죽겠네...!!

우째 이런 일이..... 주일아침 7시미사 끝나고 달려가는 외곽순환도로길에서

일어난 일이다. 한참을 침묵으로 조용하던 네비가 할매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내가 와~ 멍청하요?" 라며 사람흉내를 잘도 내더라~^^


"형님. 오늘은 비가 억수로 온다는데 순례길 떠나면 어떡하냐고" 걱정하던

어떤 형제님의 말에

"응. 이때껏 경험으로 보면 아마도 비가 안올거야" 라며 응수하던 할배의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 그것도 교만이라요 고만 하이소"


주일 아침 이른시간 차가없는 도로를 달려가는 시원스런 기분은 예산군

신암면 신종 여사울길에 자리한, 충청도의 첫 천주교 신자인 이존창(루도비코)의

고향 여사울 성지에 다 도착하도록까지 날아올랐다.


 

   

조선 신앙인의 뿌리와 같은 사람이며, 내포지역의 사도라 불리었던 이존창할아버지의

손녀딸과 생질녀 모두의 피가 김대건신부님과 최양업신부님의 가계에 대물림 되어 내려왔다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이분이야 말로 조선천주교인들의 뿌리라 해도 과언이 아닐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작은동네 한 가운데 조용히 엎드리고 있는 여사울성지는...

홍병주 베드로와 홍영주 바오로 형제 성인이 배출된 곳이고,


시복자 김광옥 안드레아와 아들 김희성 프란치스코의 고향이고,

첫신자 이존창을 기리는 기념 성당이 건립되어 있고,


인근에 또 옛 공소건물이 보존되어 있어 그 옛날 내포지방의 중심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던 신앙의 자취를 느끼게 하는 소박하고 옛스런

멋을 풍기는 아담한 성지이다.

 


예수님께 인사하러 들어간 작은 성전에는 신부님혼자 미사준비를

하시느라 분주하시다. 수녀님도, 봉사자도 , 복사도 안보이는

작은 마을의 성전안에 감도는 편안함과 멋스럽지 않음이 나그네를

머물게 하는 어떤 힘이 있는 것 같으다.


꼬부랑 지팡이를 짚고 꼬부랑길을 걸어오는 꼬부랑 할머니 도 정겹고,

1톤 트럭을 쿵쾅 몰고와 주차하는 품팔이꾼 아저씨의 서두름도 낯설지 않고,

신부님을 뵈러온 듯한 타지의 중년의 자매도 나 대지않는 친근으로 고개숙이는..

모습들이....아른거려대는 주일 교중미사 30여분전 의 광경이다.



이존창 루도비코 순교자 할아버지의 고향땅을 떠나오는 오전나절의 시간...

하늘에 햇님도 구름속에서 까꿍 까꿍... 거려댄다.


 

 두번째 순례길........2023.05.07


여사울 성지를 8분 남겨놓은 길가에 호젓히 서있던 그랜드모텔이란 곳에서

하룻밤 피곤을 추스리고 새벽 4시반에 일어나 할배가 깰까싶어 조용히

화장실 뚜껑위에 앉아 아침 기도를 ?^^ 올리고 깨워대는 할배는 오늘도

"한~숨도 못잤다며... 궁시렁 거려댄다.


5시 50분이 되는 걸 보고 출발한 여사울 성지땅에 59분 도착완료!

역시나 맞아주는 엄청난 바람의 위력앞에 비는 어느새 그쳐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밀어본 성전문은 끄떡도 않고.... 곧바로 십자가길을 향해 고요한 숲길을 걸어간다.

이 바람들이 십자가길 걸음걸음 이팝나무 눈꽃들을 흐드러지게 뿌려놓은게

아무도 없는 이 길위에 새벽인사해대는 새들의 무리와 함께 평화를 선물해 주더라~!!


















이 새벽도 성모님품에 두놈의 아들을 안겨드린채 살포시 치맛자락 잡아당기며

따라 걷는다.

낯설지 않은 이 길위에서 새벽같이 감자순을 돌보는 시골 아낙네한사람과

고향동네 이웃같은 인사도 나누며 얼리버드의 넉넉함을 나누어 본다.




이존창 루도비코 할아버지의 생가터가 있었다는 이곳 여사울은 참으로

소박하고 자유로운 영혼들이 머물렀다 가는 작은 휴식의 공간처럼

발길을 묶어두려하는 듯....하다.


김대건안드레아사제와 최양업 토마스사제들의 뿌리에 뿌리의 혈연으로

엮여내려온 이존창 선조의 깊은 믿음에 끝없는 경이와 감사를 드려본다.


여사울 성지는 충청도에서 가장 먼저 천주교가 전파된 곳으로 이존창 사도의 생가로도 알려져

내포 천주교회의 심장이라고도 할수 있다고 한다.

내포 천주교 순례길은 공세리성당-솔뫼성지-합덕성당-신리성지-삽교성당-한티고개-

해미읍성-해미성지로 이어진다.


예산의 농민출신으로 권일신으로부터 교리를 배운후 천주교에 입교한 이존창은

이승훈 바오로로부터 충청남도에서는 최초로 세례를 받았고 가성직제도를 채택하여

예산 여사울에서 선교활동을 했다 한다.


내포의 사도’로 불리우던 이존창 루도비코는

조선에 있어서의 복음전파에 가장 많은 활동을 한 인물이었지만

수차례 감옥에 잡혀갈 때마다 배교를 맹세해 석방을 거듭한 특이한 인물이었으나 마지막 선택은 순교였다.


이존창은 스스로 충청지방 천주교 신자들의 지도자임을 자인하고 내포지역에서 포교활동을 하다가

1795년 체포되어 정약종 등과 함께 사형선고를 받아 공주 황새바위에서 참수형을 당하는 등

초기 천주교 전파의 대표적 유적지로 알려져 있다.


초겨울 같은 새벽바람과 함께 순례기도 끝내고 신리를 향해 달려가는 아침 6시40분의

시간은 뿌듯함과 감사로움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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