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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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흔들리는 신자를 붙잡아주고 싶은데 누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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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01 ㅣ No.10080

자식들의 개종으로 인해 고민하는 이모님 이야기입니다.

모태천주교에 뿌리를 둔 사촌 형제가 기독교 학교인 연*대 가면서 한명이 개종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판촉을 하던 세째가 "개신교 신자였던 사람으로부터 "우리 교회 같이가면 물건 팔아준다"는말에
영업차 따라갔다가 설교를 듣고 침례교로 개종했고
개종한 형제가 둘째를 설득하여 결국, 자식들이 개신교로 개종을 했습니다.

문제는 이모님인데요. 누구보다도 독실했던 분이시라 자식들을 말려보기도 하였지만,

자식들이 교회로 모시고 가 설교를 듣게 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이모님은 개신교로 옮겨도 같은 하느님이니까 괜찮을 거야? 하시는 상태까지 갔습니다.

자식들이 모두 개종을 한 마당에, 당신 혼자만 성당에 다니시려니 얼마나 힘드시겠어요. 

다른 건 몰라도 한 가정 안에 두 개의 종교가 있는 고통은 말도 못합니다.

영적인 다름이 늘 불란을 일으키는 씨앗이 되니까요.

저는 오랜 시간 날라리 신자처럼 미사만 보고 냉담한 터라 그게 잘못됐다고 붙잡고 싶지만

신앙지식도 얕은 제가 아는체하며 나서기도 민망하고, 친 형제가 아니기에 안타까워만 하고 있었는데

요 근래, 사촌동생들이 모인 자리에 가게 되었습니다.

역시나 제게도 자연스럽게 종교 이야기를 꺼내며 "예수님께 응답을 받았다"며
(성당다닐때는 이런말 나눌 필요조차 못느꼈었지요),

술까지 끊고 개종했어도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저에게도 권하는 듯 말을 꺼내더라구요.

뭐 개종을 하고 그들의 생활이 더 나아졌고 행복하다니 할 말이 없더군요.

하지만 진짜.........궁금했습니다. 

개신교로 개종하기 전에 한번쯤 자신의 뿌리였던 성당에 가서 신부님이나 수녀님께 상담을 해볼 생각을 안했었는지...

영적인 뿌리를 옮겨가면서 한번쯤 성직자에게 매달려보는 노력이라도  했어야 하는건 아닌가 하구요.

그런데 사촌동생은 성당에 가서 영적인 혼란스러움에 대해 상담을 했었다고 하더라고요.

신부님( 수녀님)은 뭐라고 말씀해주시더냐?고 했더니

신부님은 기도를 더 열심히하라고만 하셨다고 하더랍니다.

죄를 짓는 것 같아 고백성사까지 봤는데 보석만 받는 걸로는 자신의 혼란스런 마음을 잡을 수 없었다더군요

다른 신부님(수녀님)께서도 더 열심히 기도하라고만 하셨다고 했구요.

그런데 동생을 따라간 교회(침례교) 목사는 질문할 때마다 말을앞세우지 않고 성서를 펼치며 읽어보라 했고,
 
그 성서에 자신이 궁금해 하던 질문에 대한 답이 척척 있더랍니다. 그래서 이게 정답이다 싶었다나?

"오직 성경만으로"가 그들의 주장이니 그 방법을 썼을텐데...

성당에서는 울림을 못 받고 교회가서 느낀다는 게 저로선 이해가 안되었습니다.


이들과의 대화에서 하나 느낀 것이 있다면, 이들이 흔들릴 때 손을 내밀었던 개신교 목사처럼

성당에서도 누군가 팔을 벌려 감싸안아주고 약해진 신심을 두텁게 할 수 있도록 격려를 해주는 역할이 있었다면

잠시 방황하는 것으로 그쳤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진 않았지만 저라도 이들의 영적인 갈림앞에서 돌려세울 길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으로 

평소에 안하던 성경 공부며, 굿뉴스 게시글도 다 읽고, 카톨릭 팟캐스트 등을 뒤지고

잘 빠지던 미사참례도 꼬박꼬박 하였습니다.

그러다 김안토니오님이 쓴 <어제도, 오늘도,그리고 영원히>라는 책을 보았습니다. 그 자리에서 3번이나 읽고

'진작 이 책을 봤더라면 이들과 종교적 논쟁을 벌일 때 막힘없이 대답해 줄 수 있었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이거다싶어 선물을 해주었지요. 신부님(수녀님)이 원하는 대답을 주지 못했다면

개신교에서 천주교로 회심한 일반인의 이야기가 더 와닿을 거 같았죠.

물론 그들이 이 책을 열심히 읽어주진 않겠죠.

이미 개종이 맞다 하고 옮긴 사촌형제들은 이미 마음을 닫았을 것이지만, 

아직 성당에 다니시는 이모님은 잡아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었습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활동하는 이모님이시기에 당신 스스로도 신앙을 지키기위해 노력 하고 계시긴 합니다.

다만 당신이 다니는 성당에는 부끄러워서 상담하지 못하고 다른 동네 성당을 찾아가서 상담을 하시나봐요.

그런데 그 곳 신부님(수녀님)께서  그곳을 따라가 설교까지 듣었다면 거의 개신교로 넘어간 거라고만 하시더랍니다.

다른 성당으로 또 다시 찾아가 "목사에게 들은 설교 내용을 말하면서 그게 맞냐"고 물으니

다른곳에 들은 설교를 논할 가치가 없다는 듯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맞는 말씀이긴 하지만 실망스러운 답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모님은 초등학교만 졸업한 노인이십니다. 기도가 부족하다거나 가서 들으면 안될 걸 듣고 넘어간 것 같다는

말은그냥 그쪽이 좋으면 그쪽으로 가라는 말처럼 들리지 않을까요? 아마도 이모님은

"그건 잘못됐다. 아니다"...라는 선명한 답을 듣고 신앙생활에 대한 강한 확신을 얻고 싶으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더 혼란스럽고 답답해지신거죠.

당신 혼자서 판단하고 자식들을 따라가야 할지, 원래 믿음을 지켜야 할지 스스로 결정해야 하니까요.


영적으로 힘들어하고 갈등하며 혼란스러운 신자는 그냥 본인이 알아서 하게 두는게 맞는 걸까요?

왜 그들은 끊임없이 전도를 하고 사람을 끌어들이는데, 왜 우리는 관대하게 지켜보기만 하는 걸까요?

정말 사촌형제들의 말처럼 성당에서 붙잡아주지 않아서 개종을 결심하게 되었다면

성당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요? (개인의 문제를 성당으로 돌리는 것은 아니니 오해마시길..)

이건 좀 딴 얘기지만, 사촌동생들을 다시 성당으로 인도하고 싶어서 어느때보다도 열심히 종교서적을 찾아보니 

오히려 제가 신앙생활의 중요성을 깨닫고, 카톨릭이 참 믿음의 근간이라는 것을확신하였으며 냉담을 풀게 되었습니다.(냉담을 푼게 개종한 그들 덕분이라는 게 아이러니하네요. 정작 그들은 저와는 다른 결론을 내렸으니...)

그렇게 제가 하느님의 성전에 있음을 감사드리고 나니 사촌동생들과 이모님을 돌려세워야겠다는 생각이 커져서

이런 일을 알리고 여러 신자분들의 생각을 묻고 싶더라고요.

진심으로 천주교도의 도움을 청하고 있는 이모님께 명절에나 만나는 제가 어떤 도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저 예비자 교리를 맡고 있는 수녀님께 찾아가뵈라는 말씀만 드렸어요.

예비자를 교육하는분이 제일 지식이 많을것 같아서..잘 한 거죠?


언젠가 정말 부끄러운 얘기지만 천주교 신자는 공부를 잘 안해서 꼬시기 쉬운 대상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신자들이 친화력이 좋으면서 이론으로 무장한 개신교 전도사들에게 쉽게 넘어가는 것이겠지요.

뭐, 카톨릭에서도 그리스도교의 일치를 외치고 있고, 개신교도 형제교회라고 품어주고 있으니..

신자를 뺐느냐 뺏기느냐의 문제를 말하려는 게 아니라 가출하려는 자식이 가출하기 전에 신호를 보낼 때  

붙잡아주고 말려주는
...그야말로 아버지의 품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성당 시스템이

개선될 수는 없는가 하는 그런 물음표가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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