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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의 두 자매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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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지하철에서 엿들은 이야기입니다. 자리가 없어서 저는 한 칠십 가까이 되어 보이는 노자매님들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다음은 두 분의 대화 내용입니다.
(그 전 까지의 대화의 내용은 모르고..)
"만석지기는 만 가지 걱정이 있고, 천석지기는 천 가지 걱정이 있다아이가"
"그래 말이여"
"내사 성당에 댕기니 마 아무 걱정이 없다아이가"
"성당에는 사람들이 참 친하더구만"
"그거이 말이다, 무슨 단체나 회에 들어야지 아이먼 영 본 척도 안하는기라"
( 이 부분에서 저는 찔끔 했습니다)
"그래?"
"나는 노인대학도 들고 봉사단체도 들었는기라. 그라이 맨날 사람들이 만나면
자매님 자매님 함서 무지 반갑게하는기라. 나 같은 노인네를 누가 그리 반기노.
자식보다 낫고, 친척보다 낫다이~"
"나는 고향 친구들 12명이 모이는 게 있다"
"그거는 한 달에 기껏 잘해봐야 한 번 보는 거 아이가"
"그으래 말이다"
"무슨 일 생겨봐라, 성당 사람들은 뽀로록 달려온다 말이다"
"혼차 사는 우리 같은 노인네들은 좋겠네"
자매님의 관심이 기울어 질 즈음, 저는 목적지에 도착하고 말았습니다. 신앙은 그런 것인가 봅니다.
"든든한 이웃이 되어주고,
걱정을 없애주고
존중받는 느낌을 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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