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종 님의 나머지 생각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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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란희 [iris2005] 쪽지 캡슐

2012-03-19 ㅣ No.163


장난 글인 줄 알았으면 아까운 시간 허비하지 않았을 건데... 이 글을 마지막으로 합니다. 
그리고 내용이 길어 정란희님의 답변글을 생략하고, 번호대로 제 답변만 올립니다.
 
1. 정부가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건설하는 것은, 국가안보를 위해 꼭 필요해서라고 했는데도
안보와 아무런 상관 없는 복음에 입각한 생명과 평화를 이유로 반대한다고 하셨습니다.
정란희님은 복음이 국가 안보를 지켜준다고 믿습니까?
 
 
---> 이강길 님이 자게에 올리신 동영상을 자세히 보면, 강 주교님께서는...
<가상의 적>을 대비하기 위한 해군기지 건설에 대한 반대를 말씀하셨습니다.
<가상의 적>이라구요.
왜 그렇게 표현하셨는지는 조금만 생각해도  아실 거구요.
 
그래서 제가 볼 땐, '안보와 아무런 상관없는'이 아닌데요?
안보를 생각하셨으니 그런 말씀도 하셨을 테니까요.
 
그리고 저는...
복음 그 자체만으론 국가 안보를 지켜준다고 믿지는 않습니다.
(툭 하면... 복음을 들먹이며 골방에 가서 기도나 하라는 사람들을 제가 싫어하는 이유도 그것입니다.)
하지만 방향을 제시해 주는 복음 정신은 분명히 그 밑바탕에 깔려있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국가 안보를 외치는 일에도, 그에 대비한 실리적 파워를 키우는 일 등에도요.
 
복음 말씀과 예수 그리스도를  모든 삶의 자리에서 첫 번째에 세우지 않는 종교가 어찌 <그리스도교>라 할 수 있겠습니까?
복음 말씀과 예수 그리스도를  모든 삶의 자리에서 첫 번째에 세우지 않는 이가 어찌 <신자>라 할 수 있겠습니까?
그게 국가 / 개인 안보를 위한 일이든, 국민 / 개인의 복지를 위한 일이든 뭐든 간에요.
 
 
...
 
 
그리고 사회 교리에서는 이렇게 가르칩니다.
 
공권력의 명령이 도덕 질서의 요구나 인간의 기본권 또는 복음의 가르침에 위배될 때, 국민들은 양심에 비추어 그 명령에 따르지 않을 의무가 있다.
 
국법이 인정하더라도 하느님의 법에 위배되는 관습들에는 공식적이 아니라 하더라도 협력하지 않아야 할 중대한 양심의 의무가 있다.


그렇기에 강 주교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국가의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일이라도
인간의 기본권을 훼손하고 신앙의 진리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일이라면
그리스도인들은 이를 거부하고 수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항상 역사 속에서 말씀해주셨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전 답변에서  이기종 님께서는
 
[강우일 주교가 반대하니까... ]
[어제 모 일간지 신문 보도에 그 신부님께서
강 주교의 반대와 정평위 반대성명이, 한국천주교를 대변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 라고 하셨지요.
 

그렇게 시회 교리에 입각한 강 주교님의 말씀을 두고서
주교님의 개인적인 견해로만 이해하여 받아들이지 못하신다는 뜻을 비치신 이기종 님은,
이 두 가지가 아직도 다르다 생각되시는지요?
그렇다면... 교회의 가르침인 사회 교리도 당연히 못 받아들이시겠군요.
 
이런 걸 누군가는 <커밍아웃>이라 하지요?
이점에선... 속내를 감추며 애써 독실한 신자인 척하는 분들보단 조금, 아~~주 조금은 나은 거라 여기겠습니다.
 
 
 .......

 

2. 정부는 6년 전에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계획하면서, 그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다 밟았으며
아래 임상수님이 올린 자료를 보시면, 정부가 그 일을 어떻게 추진했는지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그랬어도 안 된다고 반대하려면, 노무현 정부가 처음 계획할 당시에 반대했어야 합니다.
제 말이 틀였습니까?
 
 
---> 말 바꾸기란 거에 대해서 말씀하시고자 한 거라면...
이 교회에서도, 강 주교님께서도  말 바꾸기 하였나요?
그 당시에도 <반대>였던 걸로 아는데요?
 
그 점에선... 오히려... 박근혜 위원장이 참여 정부 시절에는... 국익보다는 강정 주민의 공감을 얻는 게 우선이라 하였다지요?
 
그 얘길 듣고 얼마 안 되어, 저는 며칠 전에 방송된 '100분 토론'을 보았습니다.
그때 패널로 나온 분들이 많은 얘기를 했는데, 제 머릿속에서는 정리가 잘 안 되어 다른 분이 나름 정리해 놓으신  글의 한 부분 옮겨 드리겠습니다.
 
 
[오히려 제주 해군기지 추진에 주민의 의견을 묻고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던 박근혜가 지금에선 무조건적 찬성론으로 야당을 공격하는 박근혜의 말바꾸기야말로 진정성 없는 정치적 계산으로 보여지고 있다. 
 
유시민 대표는 한미FTA 문제점을 보고도 침묵할 수 없어 '말바꾸기' 비난을 무릎쓰고서라도 반대론으로 돌아서기까지 그 고민을 털어놓으며 ISD 관련 한미간의 불평등한 내용을 그 당시에 제대로 살펴보지 않았던 점을 인정, 솔직한 자성의 태도를 보여주었다.

당장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서라면 FTA 심각성을 무시하고 '말바꾸기' 비난을 피하면 그만이겠지만 '말 바꾸기' 비난을 무릎쓰고서라도 태도를 바꾸게 된 FTA의 문제점을 시청자들에게 역설하는 것은 책임있는 정치인으로서 올바른 자세일 것이다.

유시민 대표는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구성원들처럼 FTA하면 나라 경제가 확 좋아진다며 과대선전하거나 그거 안하면 큰 일 날 것처럼 부산을 떤 바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유시민 대표는 보건복지부 장관 시절 미국의 이익에만 앞장선 FTA 김헌종 - 김종훈 협상 담당자들과 갈등을 빚을 정도로 MB처럼 막무가내로 퍼주는 협상태도와 달리 했다.

FTA라는 것은 주고 받는 실리적 문제이고 국익의 문제이지 목에 힘주고 국격을 운운하는 절대적 가치가 아니다. 국익에 맞지 않으면 얼마든지 재협상할 수 있고, 수 틀리면 폐기라도 해야한다. 나라의 국익과 실리 앞에 한미FTA에 대한 맹목적인 환상으로 고집을 피우는 것이야말로 비실용적 자세라 할 것이다. ]

http://hantoma.hani.co.kr/board/view.html?board_id=ht_politics:001001&uid=343931


.......
 

3. 김씨왕조는 70년이 다 되도록 대화가 되지 않는, 우리와 다른 특이한 별종 무리들입니다.
생긴 모습은 사람이지만 말이 통하지 않기 땨문에 제가 짐승이라고 한 건데
짐승이 너무 심한 표현이라 하시면,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한 미친자들로 바꾸지요.
 
--->이건 제 의도를 잘 못 읽으신 것 같습니다.
저는... [그럼에도 지속적인 '대화'로 풀어야 함이 우선임은 종교에서 가르치는 가치임은 물론이고,
어린아이들이 배우고 있는 교과 내용이기도 한데요?] 라고 했었고, 거기서 제 키워드는 [대화]였거든요.
그렇지만 '짐승'으로 하신 표현을 다른 걸로 바꾸시겠다는 말씀은 그나마 좋.은 의도라 여기겠습니다.


.......
 

4. 그렇게 말한 제가 우습다고요?
전 솔직히 믿음이 깊지 않아선지, 아직은 믿음을 지키기 위해 순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자식들과 후손들을 위해 국가를 지키려고 전장에 나가 죽을 수는 있지만요.
그러나 순교하신 신앙 선조님들을 존경하고 있고, 저도 그런 깊은 믿음을 갖게 되길 소망합니다.

 
--->이왕에 가지신 애국심 그 자체는 충분히 존중하겠으나, 신앙심만큼은 절대 존중을 해 드리지 못 하겠군요.
하지만 저 역시 늘 그런 신앙을 소망하고, 이기종 님 역시 그런 신앙을 소망하신다니...
'깊은 믿음'만큼은 서로 함께 소망하면 되겠군요.
단, 바라보는 분이 같.은 하느님일것도 함께 소망하면서요.


.......
 
 

5. 정부가 처음 제주 해군기지 계획을 발표했을 때도, 이런 저런 이유로 반대 여론이 있었고
정부도 당초에 기존의 기지들을 보완하거나 인근에 새로 건설하는 안을 제1안으로 검토했지만
급변하는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해군기지 기능과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그 결과 2안을 채택하게 되어 대안이라 한 건데, 그게 뭐가 잘못이고 중요한 일입니까?

 
--->  어디에든 무조건 <건설>을 전제로 하고 대안을 찾았으니... 제가 보기엔 그게 대안이 아니란 겁니다.
거기다 '건설하는 방법밖에 없다'만 이 대안도 아니구요.
 
제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큰 틀에서 보자면...
반대 여론을 무시하지 않는 대안을 먼저 찾았어야지 싶어서입니다.
그래서... 건설하지 않고도 국가 안보를 더 다질 수 있는 다른 대안, 그것도 <가상의 적>에 대한 안보를 더 다질 수 있는 대안을 대화로써 더 신중히요.


하지만 뭐가 그리 급했을까요?
 
 
.......

 
6. 찬반 여론이 크게 갈렸으면 반대도 많지만 찬성도 많다고 봐야 하는 거 아닌가요?
처음에 다른 장소에 건설하려는 것을 강정 주민들이 뺏다시피 한 사실을 잘 모르시는 것 같군요.
임상수님의 게시글에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 <사실>이라 하시는 그 글 내용에 대해선 거기에 달린 박재석 님의 글도 다시 읽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민주주의에서는 반대가 많으면(아니, 일부 소수였대도), 당연히 반대 여론을 무시하지 말았어야 한단 것도 아시겠네요?
그래서 저나 다른 분들은 <대화>를 언급한 거니...
 
 
.......
 

7. 합법적으로 모든 절차를 밟아 이미 진행하고 있는 공사를 못하게 방해하는 사람들이 문제지요.
그런 행위는 민주주의 근간이 아니라, 반대로 민주주의를 망치는 겁니다.
그리고 6년 전 2005년에 시작한 일을, 마치 이제 막 시작한 일 처럼 말씀하시면 안 되지요.

 
--->'합법적'이란 건 반의 반쪽짜리 '합법'으로도 안 보이는데요?
그 현장에서 난무하는 공권력의 폭력과 인권 무시, 환경 파괴는 어찌 하구요?
 
이 문제뿐 아니라 모든 면에서 저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지는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때문에 세계의 독립운동 중에서 간디의 비폭력 불복종 운동이 가장 주목받고 추앙받은 거라 하는 말들에,  또한, 그것이 세계 최고의 경제성장을 이룩하고도 박정희 정부가 ‘독재’라는 수단 때문에 비판받는 거라 하는 말들에 저는 동의 하구요.
 
그렇기에 제게는... 그런 식의... 목적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은... 나쁜 겁니다.


.......
 
 
이하는 저의 글에 대한 답변도 아니고 감정에 치우친 내용이라 생략합니다.
제가 볼 때 정란희님은 글을 잘 쓰시는 분입니다.
그런데 제 글에 올리신 답변은, 제가 올린 글 핵심을 일부러 희피하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더 이상의 대화는 의미 없다 생각되어 이 글로 끝냅니다.
 
 
---> 제가 분명히 한정 지어 말씀드렸지요?
<말장난>은 <원인 제공과 책임에 관한 부분에서>라구요,
물론 그 부분에선 감정에 치우쳤기에 말장난한 건 맞습니다.
하지만 이기종 님의 판단 오류에 대한 시정이 전혀 없었기에 그랬던 거라 미안치도 않다구요.
 
지금이나 그때나 인과 관계를 먼저 살피셨으면 좋았을 뻔했습니다.
 
나머지는... 일부러 제가 핵심을 피한 게 아니며, 또한 말장난도 아니었기에,
저는 그 말씀이 되려 이해가 안 됩니다.
 
아마 서로가 다른 생각을 하고 있기에 안 본 것이든, 못 본 것이든 둘 중 하나겠지요.
그뿐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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