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종북주의자가 아니다. 당신은 천주교 신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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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석 [rhamian] 쪽지 캡슐

2012-06-15 ㅣ No.988

뜬금없이 사상검증을 요구하는 사람이 있다.
거기에 응하는 것이 우스운 노릇이긴 하지만, 양보하여 응해주겠다.

나는 종북주의자가 아니다.
적화통일을 바라지 않고, 민주주의 체제의 평화통일을 원한다.
북한의 지령을 받은 적도 없고, 북한에 국가의 기밀을 제공하지도 않았다.
(북에서 관심을 가질 정보도 없지만, 있다 하더라도 결코 제공할 생각이 없다.)
물론, 주체사상을 신봉하지도 않는다.

나는 천주교 신자다.
비록, 신앙과 의지가 부족하여 죄를 많이 짓지만,
부족하나마 교회의 가르침을 지키려 노력하고,
그 가르침을 의도적으로 부정하지는 않는다.
내 부족함 때문에 때때로 잘 이해가 가지 않는 가르침도 있다 하더라도
사도신경에서 고백하는 것처럼 거룩하고 보편된 교회를 믿기 때문에
따르고 이해하려 노력한다.

사상검증을 요구하는 사람들에게 묻는다.

당신들은 천주교 신자인가?
거룩하고 보편된 교회를 믿는 신자인가?
비록 어려운 길이라 할 지라도 그 가르침을 따르려고 노력하는 신자인가?

아니면, 스스로 신자라 칭하면서도
교회의 가르침을 무시하고 그 위에 올라서서 성직자와 다른 신자들을 함부로 매도하는,
신자라 하기 힘든 언행을 일삼는 사람인가?




“많은 사람들은 무기의 비축을 가상의 적에게 전쟁을 단념하도록 하는 역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이것을 국가들간의 평화를 보장할 수 있는 방법 가운데 가장 유효한 것으로 여긴다. 그렇지만 그같은 전쟁억제수단과 관련하여 막중한 도덕적 제약이 가해지고 있다. 군비경쟁은 평화를 보장하지 못하며, 전쟁의 원인을 제거하기보다는 오히려 증대시킬 위험이 있다. 언제나 새로운 무기를 마련하는 데에 소요되는 엄청난 재원의 낭비는 가난한 사람들의 구제를 막고, 민족들의 발전을 방해한다. 과잉군비는 분쟁의 원인을 증가시키고, 분쟁이 확산될 위험을 증대시킨다.”(가톨릭교회 교리서 2315)


“과학 무기는 오로지 전시에 사용할 목적으로만 비축하지 않는다. 각국의 방위력은 적에 대한 신속한 반격 능력에 달려 있다고 여기므로, 해마다 증대되는 이러한 무기 비축은, 비정상적인 방법이기는 하지만, 혹시 잇을지 모르는 적의 도발을 억제하는 데에 기여한다. 많은 사람들은 지금 이것이 어느 정도 국제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모든 수단 가운데에서 가장 효과적인 것이라고 여긴다.

전쟁 억지책이 어떠하든, 상당히 많은 국가들이 보호책으로 삼는 군비경쟁은 평화를 확고히 유지하는 안전한 길이 아니며 또 거기에서 이루어지는 이른바 균형도 확실하고 진실한 평화가 아니라는 확신을 모든 사람이 가져야 한다. 군비 경쟁으로 전쟁의 원인들이 제거되는커녕 오히려 점차 증대될 수밖에 없다 언제나 신무기의 군비에 엄청난 재화를 소모하고 있는 동안에는 오늘날 전세계의 수많은 불행에 대한 충분한 해결책이 마련될 수 없다. 국제분쟁이 진정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세계의 다른 지역으로 번져가고 있다 이러한 걸림돌을 없애고 짓누르는 불안에서 세계를 해방시켜 참평화를 회복할 수 있도록, 정신 개혁에서 시작되는 새로운 길을 선택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거듭 선언하여야 한다. 군비 경쟁은 인류의 극심한 역병이며 가난한 사람들에게 견딜 수 없는 상처를 입히는 것이다. 군비 경쟁이 계속된다면 그 수단이 이미 마련되어 있는 가공할 온갖 재앙을 언젠가는 일으키고 말리라는 것을 몹시 두려워하여야 한다.

인류가 가능하게 만든 재앙을 깨닫고, 위로부터 우리에게 주어진 유예기간을 기꺼이 활용하여, 우리 자신의 책임을 더 깊이 깨달아, 우리의 분쟁들을 더욱 인간다운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찾아내야 한다. 하느님의 섭리는 우리에게 오랜 전쟁의 질곡에서 바로 우리 자신을 해방시키도록 요구한다. 만일 우리가 이러한 노력을 거부한다면, 스스로 들어선 이 악의 길에서 우리는 어디로 끌려갈지 모른다.”(사목헌장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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