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출신 김중식, 선거판 뛰어들었던 이유 “강정 생각에 너무나 가슴 아팠다”
“군사작전·훈련 때면 당연히 민간선박 통제…민군복합항은 있을수 없는 구조”

   
▲ 김중식 예비후보(서귀포시, 새누리당).ⓒ제주의소리
해군 출신 총선 예비후보가 새누리당 공천 탈락 후 “제주해군기지 추진이 재앙의 전주곡이 되지 않길 바랄 뿐”이라는 충고를 남기고, 쓸쓸히 선거판을 떠났다.

 

서귀포시 선거구에 출마했던 김중식 예비후보(새누리당)가 10일 “예비후보 선거운동을 끝내면서”라는 보도자료를 내고, 강정 해군기지를 왜 반대해야 하는 지를 해군 장교 출신의 입장에서 담담히 풀어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먼저 “강정 해군기지가 평범했던 사람을 선거라는 일반인이 쉽게 경험해보지 못한 일에 뛰어들게 했다”는 말로 자신이 선거판에 뛰어든 이유가 해군기지 문제였음을 고백했다.

“눈물이 났습니다.
20년 넘게 해군에 복무했던 군인으로서, 강정주민의 아픔에 어떤 도움도 되지 못함이 송구스럽기만 했습니다.
수시로 들려왔을 사이렌 소리, 수백 년 동안 대대로 내려온 공동체의 파괴, 잠만 자면 꾸게 되는 연행과 구속의 악몽….
피폐해질 때로 피폐해진 강정주민의 건강을 생각하면 너무도 마음이 아팠습니다.
갈등의 상처가 너무 깊어 정신과적 집단치료가 필요하다는 전문의의 이야기가 자꾸만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그는 “삼십년 넘게 단 한번도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적이 없다. 그러나 실망이 더 커졌다. 정치인들이 ‘평화의 섬’을 얘기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갈등이 섬’을 만드는데 분노했다”면서 낯설기만 한 선거판에 직접 뛰어들었다.

그러나 결국 그는 잘못된 것을 되돌리는데 실패했다. 공천에서도 탈락했다.

그는 선거운동 과정에서의 고충도 솔직히 털어놨다.

“해군 출신이 해군기지를 반대한다고, 표를 얻기 위해 쇼를 한다는 비아냥거림에 화도 났다”면서 “해군기지 건설은 제주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해군기지 건설이 건설업체와 해군 수뇌부를 제외하고는 어는 누구에게도 득이 없는 사업”이라고도 말했다.

△동북아 군비증가의 촉매
△한·중 EEZ를 둘러싼 외교분쟁
△화순 해경부두 등 중복투자에 따른 수천억원의 국고손실
△제주의 정체성 왜곡
△환경문제
△주민간 갈등
…. 해군기지가 강정에 들어서서는 안되는 이유를 얼추 손으로 꼽아도 이럴 정도다.

김 후보는 “근본적으로 해군기지와 민항은 같이 사용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전 세계 군항과 민항이 같이 사용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고도 했다.

해군은 제주해군기지 모델처럼 얘기하는 시드니항에 대해서도 “시드니항의 경우 민항과 군항은 항구 자체뿐만 아니라 입·출항 입구도 완전 별개다. 결코 제주해군기지 모델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해군의 “크루즈선박의 경우 1년 전에 항행 및 입출항이 계획되어 있어 입출항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부분적으로 일리가 있다”면서도 군사작전·훈련이란 특수성을 감안하며 전혀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일축했다.

김 후보는 “군사작전 및 훈련의 경우는 계획 없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북한이 연평도를 공격할 때 미리 일정을 통보해서 우리를 공격하지 않는다”면서 “불시에 발생하는 작전 등의 상황을 생각하면 언제든 민간 선박이 통제될 수 있다. 더더욱 우리나라의 안보 등을 고려할 때, 민군복합형은 있을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군복합항 건설이라는 정치권의 첫 단추가 잘못 꿰어졌다”면서 “제주해군기지 추진이 재앙의 전주곡이 되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충고했다.<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