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6일 (토)
(녹) 연중 제13주간 토요일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으냐?

따뜻한이야기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가난한 화가의 선물

스크랩 인쇄

박윤경 [ppebble] 쪽지 캡슐

2002-09-18 ㅣ No.7276

 

 

화가 이중섭의 친구가 갑작스럽게 병원에 입원했다. 이중섭과 꽤 친했던 그는 아무리 기다려도

이중섭이 문병을 오지 않자 이상하게 생각했다. 며칠이 지난 어느 날, 마침내 이중섭이 어슬렁

어슬렁 병원에 나타났다.

"미안하네. 진작 찾아오려고 했지만 내가 가난해서 빈손으로 올 수밖에 없으니, 그것이 미안해서

오지 못했네."

그리고 그는 쭈뼛거리며 뒤에 감추고 있던 꾸러미를 내놓았다. 뜻밖에도 그 안에는 음식도 아니고

마실 것도 아닌, 한 폭의 그림이 들어 있었다.

"아니 이게 무슨 그림인가?"

눈이 휘둥그레진 친구가 묻자 이중섭은 부끄러운 듯 말을 이었다.

"천도를 그린 거야. 천도복숭아 말일세. 예로부터 천도복숭아를 먹으면 무병장수한다고 하지 않는가.

내 돈이 없어 복숭아는 못 사주니, 자네가 이 그림을 보고 무병장수하라고 그렸네."

친구는 이중섭의 따뜻한 우정이 담긴 선물을 받고 할 말을 잃었다.

 

 

- 샘터 2002.9월호에 게재된 편집부의 글 -



453 0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