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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화가의 선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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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이중섭의 친구가 갑작스럽게 병원에 입원했다. 이중섭과 꽤 친했던 그는 아무리 기다려도 이중섭이 문병을 오지 않자 이상하게 생각했다. 며칠이 지난 어느 날, 마침내 이중섭이 어슬렁 어슬렁 병원에 나타났다. "미안하네. 진작 찾아오려고 했지만 내가 가난해서 빈손으로 올 수밖에 없으니, 그것이 미안해서 오지 못했네." 그리고 그는 쭈뼛거리며 뒤에 감추고 있던 꾸러미를 내놓았다. 뜻밖에도 그 안에는 음식도 아니고 마실 것도 아닌, 한 폭의 그림이 들어 있었다. "아니 이게 무슨 그림인가?" 눈이 휘둥그레진 친구가 묻자 이중섭은 부끄러운 듯 말을 이었다. "천도를 그린 거야. 천도복숭아 말일세. 예로부터 천도복숭아를 먹으면 무병장수한다고 하지 않는가. 내 돈이 없어 복숭아는 못 사주니, 자네가 이 그림을 보고 무병장수하라고 그렸네." 친구는 이중섭의 따뜻한 우정이 담긴 선물을 받고 할 말을 잃었다.
- 샘터 2002.9월호에 게재된 편집부의 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