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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납골당 설치반대"…추기경 차에 계란 던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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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태 [cosma] 쪽지 캡슐

2007-09-09 ㅣ No.3630

"성당납골당 설치반대"…추기경 차에 계란 던져(종합)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7-09-09 14:54 | 최종수정 2007-09-09 16:03
 
 
태릉성당 납골당 설립 반대시위

서울대교구 "집단이기주의로 종교의식 방해 유감"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태릉성당 내 납골당 설치에 반대하는 서울 노원구 공릉동 주민들이 학생들의 등교 거부에 이어 성당 종교행사를 방해하는 등 주민들과 성당측의 갈등이 심각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반대 집회에 참가한 주민들은 일요일인 9일 오전 이 성당 성전봉헌미사에 참석하러 온 정진석 추기경의 차를 향해 계란을 던지는 등 격렬한 반응을 보였고, 성당 측은 "신성한 종교 의식이 심각하게 방해받았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 `계란에 음식물까지 투척…' = 이날 성당 측이 납골당 축성식을 개최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이에 반대하는 주민 500여명이 오전 9시께부터 성당 앞에 모여 신도들의 미사 참석을 방해하고 나섰다.

미리 출동한 경찰의 제지로 맞은편 아파트로 밀려나 있던 주민들은 오전 9시40분께 정 추기경의 차가 성당 정문을 향해 오자 계란 수십개를 산발적으로 던졌다.

차량이 깨진 계란으로 얼룩지기도 했으나 정 추기경은 경찰의 호위를 받아 별다른 봉변을 당하지 않고 성당 안에 들어갔다.

주민들은 이 아파트와 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 등 성당 주변 곳곳에서 성당 신도들을 향해 계란과 음식물 쓰레기 등을 던져 미사가 예정보다 30여분 늦게 시작됐다.

신도들이 모두 성당에 들어간 뒤에도 주민들은 해산하지 않고 맞은편에서 `납골성당 천주교는 각성하라' '태릉성당 비양심에 학생들은 멍들었다' 등의 피켓을 들고 성당을 향해 페트병과 계란을 투척했다.

낮 12시30분께 미사가 끝나고 정 추기경을 비롯한 500여명의 신도들이 성당을 빠져나오려 하자 주민들은 고성을 지르며 격렬히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유리병과 돌이 날아들어 경찰은 신도들을 긴급 대피시켰다.

이날 주민과 신도 사이의 물리적 충돌을 막기위해 경찰 26개 중대와 구급차가 출동했으며 경찰이 마련한 통로를 통해 빠져나가던 신도들은 주민들이 던지는 계란을 우산으로 간신히 막으며 귀가했다.

◇ 천주교 측 "납골당 설치와 관계없는 미사" =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시위에 대해 천주교서울대교구는 "오늘 미사는 태릉성당 신축을 기념하는 종교적 의식으로 납골당 설치나 사용개시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노원구청과의 행정 소송이 종료될 때까지 납골당 설치 및 사용을 보류하겠다는 것이 성당 측의 입장이다.

서울대교구는 "태릉성당의 납골당 설치는 합법적으로 법령에 따라 이뤄질 것이다. 성당 측은 분명히 소송 종료시까지 납골당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노원경찰서장과 노원구청장에게 전한 바 있다"고 밝혔다.

서울대교구는 주민들의 반대 집회에 대해 "오늘 태릉성당의 성전봉헌식 등 종교의식에 참석한 주교단 및 성직자들이 물리적인 방법으로 위협받아 유감"이라며 "이번 기회에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는 집단이기주의 현상에 대한 깊은 성찰의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며 주민들을 간접 비판했다.

◇ 태릉성당 납골당 문제란 = 주민과 성당간의 심각한 갈등 양상으로 치닫는 이 문제가 처음 불거진 것은 2005년 태릉성당이 성당 건물 지하에 납골당을 짓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부터다.

이에 공릉동 주민, 특히 자녀들을 성당 인근 공릉중학교와 태릉초등학교에 보내는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교육 환경을 저해하는 조치"라며 건립 반대운동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관할 노원구청이 태릉성당의 납골당 설치 요청을 반려했으나 성당은 법원에 소송을 내 승소 판결을 받아 납골당 건립에 본격 착수했다.

그러나 이후 국회 입법을 통해 학교 주변 정화구역 내 설치 심의대상으로 납골당이 추가되면서 또다시 제동이 걸렸고 태릉성당은 다시 법원에 행정소송을 낸 상태다.

행정소송이 진행되는 와중에 성당 측이 9일 납골당 축성식을 거행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자 주민들은 6일부터 초등학교와 중 1,2학년 자녀들의 등교거부 투쟁에 들어갔고 이날 계란 등 오물투척까지 감행하며 격렬한 시위로 이어졌다.

withwi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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