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일 천주교 제주교구장은 22일 제주해군기지 건설 공사과정에서 공권력을 통한 문제해결 방식을 '무력'으로 표현하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강 주교는 이날 오후 3시30분 제주시 아라동 소재 주교관에서 손학규 민주통합당 전 대표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제주해군기지 문제에 대한 우려스러운 마음을 피력했다.

손 전 대표가 "강정마을 때문에 마음고생이 크시겠다"고 말을 건네자, 강 주교는 "저는 마음으로만 걱정하지만, 그곳에 있는 활동가 분들이나 주민들은 많이들 고생하고 계신다"며 "요즘에는 유난히 법원에서 벌금을 고액으로 부과하면서 주민들이 아주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제주해군기지 반대투쟁을 하는 주민들이 잇따라 체포돼 벌금형에 처해지는 일을 두고 한 말이다.

   
손학규 전 대표의 예방을 받고 있는 강우일 주교. <헤드라인제주>
강 주교는 "(강정마을에서는) 매일 미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그 전에는 미사하는 중에는 (해군기지 공사장 쪽에 설치된) 스피커를 크게 틀지 않았는데, 요즘에는 미사를 방해를 하려는 듯 스피커를 크게 틀고 나가라고 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또 "아시겠지만 강정 앞바다는 제주에서도 제일 청정지역이고 천연기념물들이 많은 곳인데, 지금 바다에 구조물(케이슨 등)이 던져지면서 많이 파괴되지 않았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강 주교는 "다음 정부가 어떻게 구성될지 모르겠으나, 무력으로 평화를 유지하는 것은 역사 속에서도 잘못이라는게 증명됐다"면서 "무력을 쓰면 평화가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제주해군기지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해야지, 우리나라에서 중국이나 미국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울 수가 있나"라며 "정치권에서 이러한 점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듭 "무력해결은 가장 원시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 레이스가 시작된 첫날인 제주방문 일정을 잡은 손 전 대표는 제주4.3평화공원을 참배한 후 강우일 주교를 면담하고, 우근민 제주지사를 만난 후 이도했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