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을 지켜내는 싸움, 7월 20일 강정입니다.

스크랩 인쇄

이금숙 [lalee] 쪽지 캡슐

2012-07-23 ㅣ No.1253

720일 강정 생명평화미사
함께 걷는 평화의 길

함께 하는 이 : 문정현(전주교구) 김형민(제주교구) 이영찬. 김성환, 박도현(예수회)
동광성당 신도들과 강정 지킴이 50여분.

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상황.

SKY ACT
전국 순례를 마치고 강정 주민 미량씨가 10여일 만에 돌아 왔습니다.
2011년 몸이 아파 집에서 요양하던 중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사이렌 소리에 나와서
동네 어르신들과 함께 싸웠습니다.
그동안 마을 삼촌들과 함께 해주지 못한 미안함에 강정을 떠나지 못하는 극렬미량입니다.
SKY ACT 전국 순례를 다니며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며 자신이 너무 세상을 모르고 살았다며
눈물 흘리는 마음약한 김미량.
그녀가 18일 새벽 연행이 되었습니다.
지킴이들4명과 포구에 나갔다가 연행이 되었습니다.
아무런 일도 없었는데 갑자기 경찰 한명이 5명의 무리들 보고 누가 무전기를 빼앗아 바다에 빠뜨렸어?’
김세리 당신이야?’ ‘김미량 당신이지?’ 너무나도 황당한 일입니다.
그렇게 3시까지 경찰과 대치 상황이 이어졌고 고권일 위원장의 중재로
서귀포 경찰서에서 조사만 받고 나오기로 하여 서귀포 경찰서로 갔습니다.
서귀포 경찰서에서는 다시 제주 동부경찰서 유치장으로 이송 하였습니다.
강정주민은 물론이고 관광객들도 누구나 강정 포구를 다녔는데
갑자기 경찰이 오더니 검문검색을 하고 통제를 합니다.
같이 있던 지킴이들도 너무나 황당하고 마을 모두가 황당한 일입니다.
체포적부심을 신청하였으나 집행유예 기간에 자숙하지 않았다며 기각이 되었고 구속영장이 신청되었습니다.
김미량에게 죄가 있다면 첫 번째는 강정주민인 것이고 두 번째는 연민이 많고 눈물이 많은 것입니다.
서울 광화문에서 미사에서 김미량이 했던 말이 가슴을 울립니다.
범죄자 마을 강정에서 왔습니다.”
몇 일전부터 또 해군의 안내 방송이 시작되었습니다.
미사시간에 미사를 방해하는 목적으로 방송을 합니다.
그래서 어느 날은 묵주기도를 15단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720일은 말씀의 전례 시간부터 해군 방송이 시작 되었습니다.
지킴이들에게는 익숙한 일인데 동광성당에서 오신 신도 분들께는 너무나 황당한 일이었습니다.
독서를 끝나고 미사가 중단 되었습니다.
신도들이 해군 방송을 끄지 않으면 미사를 진행 하지 않겠다고 하였습니다.
미사가 중단 되고 묵주기도를 시작하고 12시가 되어서야 해군이 방송을 중단 하였고 미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주례 강론 김형민

찬미예수님!
성체를 모시기까지 여정이 쉽지 않습니다.
어제 동부 지구 신부님들 몇 분과 식사 자리가 있었는데
지난 18일 제주도를 통과한 태풍 카눈인가요? 그 애기가 잠깐 나왔습니다.
총대리 신부님께서 요번 태풍은 여러 가지 피해는 있었겠지만 심각한 피해를 끼친 것도 아니고,
바다 속을 뒤엎어서 생태계가 잘 순환 되도록 도와 주었다고 하면서 착 한 태풍이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 이야길듣고 강정에는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하고 인터넷 뉴스를 뒤적거려보니
해군기지 공사 시설물들이 일부 파손 되었다는 소식을 접 할 수 있었습니다.
피해 상황이 어떤지 제가 모르기 때문에 착한 태풍이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자연의 힘이 해군기지 공사를 조금이라도 지연시켜 주었길 바래봅니다.
오늘 복음을 읽고 강론을 준비 하면서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제물이 아니라 자비다.”라는 말씀에 머무르게 되었습니다.
우리 교회의 성인들 가운데에는 16새기의 작가이자 정치가, 위대한 인문주의자였던
토머스 모어 성인이 있는데,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 의해 정치가의 수호성인으로 선언된 분이기도 합니다.
토머스 모어 성인은 헨리 8세가 주장한 잉글랜드 교회에서의 왕위지상권을 받아들일 것을 거부한 죄로
정치 경력이 끝남과 동시에 반역죄로 처형되었습니다.
토머스 모어 성인이 사형선고를 받자 주변의 친척들과 친구들이 다른 사람들처럼
왕과 타협해서 목숨만은 건지라고 설득에 나섭니다.
그 중 한 친구가 제발 이성적으로 행동하라고 말하자 이렇게 대답합니다.
그렇지만 이건 이성의문제가 아니러 사랑의 문제이지 않나.”
이 일화를 떠울리면서 그렇다면 해군기지 문제는 과연
이성의문제인가? 아니면 사랑의 문제인가?’라는 질문을 제 자신에게 던져 봅니다.
어떤 문제라고 생각하십니까? 이성의 문제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성의 문제 논리의 문제였다면 지난 5일 국방부가 해군기지 건설 추진 과정에
필요한 적법 절차를 제대로 거쳤으므로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은 적법하다.”
이성과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대법원의 판결은 나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문제 입니까? 사랑의 문제? 저는 사랑이 결핍된 이성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강조하는 희생제물! 자신의 죄에 대한 대가로
죄의 크기에 따라 동물로 잡아 바쳐서 죄를 씻는다! 용서를 받는다!
지극히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보이지만 여기에는
하느님을 향한 우리의 사랑,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사랑이 빠져 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가 없이 희생제물을 바쳤기 때문에 용서받는 것입니까?
우리가 바치는 제물이 우리를 용서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해군기지 문제는 생명과 평화에 대한 사랑이 결핍된 이성의문제입니다.
논리보다 앞서서 우선 사랑하는 것! 사랑은 바듯이 이성보다 앞서야 합니다.
사랑이 이성을 바로 서게 합니다.
19세기 중반 미국 정부가 인디언들에게 그들의 땅을 매입하고,
새로운 보호 구역을 마련해 주겠다고 했을 때,
한 인디언 추장이 썼던 글을 나누어 드리고 싶습니다.
워싱톤에 있는 위대한 지도자가 우리 땅을 사고 싶다는 요청을 해왔습니다.
우리는 그의 제의를 고려해 보겠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총을 가지고 와서 우리 땅을 빼앗아 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어떻게 하늘, 그리고 땅을 팔고 살 수가 있을까요? 우리에게는 아주 이상한 생각입니다.
신선한 공기와 반짝이는 물은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것을 팔 수 가 있겠습니까?
백인들의 도시에는 조용한 곳이라곤 없습니다.
아무 데서도 봄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며 벌레들이 날아다니는 소리를 들을 수 없습니다.
내가 야만인이어서 이해를 못하기 때문이겠지만, 그 소음은 내 귀를 상하게 합니다.
북미의 인디언들은 한낮의 비로 씻겨지고 소나무의 향기가 나는 바람소리를 더 좋아 합니다.
우리가 만약 당신들에게 땅을 판다면, 땅은 거룩하다는 것을 기억해 주십시오.
우리가 우리의 자손에게 가르친 것을 당신들도 당신 자손들에게 가르쳐 주십시오.
땅은 우리 모두의 어머니라고, 모든 좋은 것은 땅으로부터 나오고 이 땅이 곧 우리의 운명이라는 것을 ...... .
하늘을 팔고 사는 사람에게는 하늘도 침묵할 수밖에 없습니다.
바다를 팔고 사는 사람에게는 바다도 침묵할 수밖에 없습니다.
구럼비를 팔고 사는 사람에게는 구럼비도 침묵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귀에는 밀려오고 빠져나가는 파도 소리도 바위를 기어 다니는 생명들의 바스락거림도,
깨어지는 구럼비의 신음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그들의 귀에는 폭발음이 들릴 뿐이고 그 귀는 그 소음을 좋아 합니다.
강론을 마무리 하면서 목숨까지 바치며 자신의 신앙과 사랑의 문제를 끝까지 고수한
성 토마스 모어를 다시한번 떠올려 봅니다.
사랑의 문제를 좇아 삶의 행로를 결정하였고
그 마지막 또한 사랑으로 마무리한 정치가의 수호성인.
이 땅의 정치가 들이 성 토마스 모어를 닮아 가기를 기도합니다.
더불어 우리가 마주 하고 있는 지금의 싸움은 단순히 이곳에 해군기지가 들어서느냐 마느냐의 싸움이 아니라,
사랑이 없는 이성이 모든 것을 결정해 버리는
이 세상에서 끝까지 꿈과 사랑을 지켜내고자 하는 싸움이라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소박하고 가난하게 살자.
이웃에 대한 따뜻한 눈길을 간직하며 /방긋/

강정 생명평화 미사 월요일 오전 11시 오후 4시
화요일 ~일요일 오전 11
강정 평화의 겨자씨가 되어 주세요.

강정 평화 순레 7월 30일 부터 8월 4일
신청은 ceicill@nate.com
 



20

추천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