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수)
(홍) 성 토마스 사도 축일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성염교수의 글에 대한 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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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국 [tao12] 쪽지 캡슐

2000-04-17 ㅣ No.674

게시판에서 토론실로... 이곳이 좀더 구체적으로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곳이라면, 그리고 정창욱님께서 저와 토론하실 의향이 있으시다면, 대화를 계속하고 싶군요.

 

제가 이 문제를 알게 된 것은 정창욱 형제님께서 저희 과 홈페이지에 올리신 글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저희 과 홈페이지는 찾는 사람도 별로 없거니와, 저희 과가 신학과도 아니고 가톨릭 신자도 많지 않기에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뒤 굿뉴스에서 형제님의 글을 읽고 저의 의견을 갖게 되어 몇번 글을 올렸지요.

 

제가 정창욱님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첫째, 서강대학교는 재단이 가톨릭이고 총장이 예수회 신부님일뿐 일반 사립대일뿐입니다. 따라서 성염 교수가 서강대 교수로 직함을 밝혔다고 해서, 그것이 가톨릭의 가르침이라 생각할 사람은 많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성염 교수는 신부도 아니구요.

둘째, 성염 교수가 사용하였던 표현은 물론 래디컬합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그 기사로 가톨릭 교회가 어떤 영향을 받으리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그 기사를 다른 종파에서 사용한다고 해도 과연 그것이(그 구체적인 사안이) 교회 바깥으로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칠지 모르겠습니다.

셋째, 성염 교수에 대해, 저는 그 기사 하나만으로 그 분을 반가톨릭적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반가톨릭적이라고 생각되는 발언"을 하는 사람에는 두 부류가 있을 것입니다. 하나는 가톨릭 교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사람들일 테고, 다른 하나는 가톨릭 신자로서 가톨릭에 대한 깊은 신앙 안에서 자신의 의사를 ’반가톨릭적 표현’으로 나타내는 사람들이겠지요.

 

저는 우선 사람을 믿습니다. 그분이 스스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가톨릭 신자라고 말하는 사람이라면, 이는 앞서 말한 두 경우 가운데 후자의 경우에 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 성염 교수의 글에서 가톨릭 교리와 배치되는 것으로 보이는 것은 그 기사의 첫 번째 구절인데, (공적인 매체에 드러난 것이기는 하나 그럼에도 여전히) 그것은 개인적인 표현 이고 문학적인 표현일뿐입니다. 그분이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을 바꾸려는 의도에서 그런 말을 한 것도 아니고, 무슨 새로운 종파를 만들고자 그런 말을 한 것도 아닙니다. 물론 정 형제님은 그 기사가 공적인 글이지 개인적인 글이 아니다, 따라서 그것이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고 하셨지만, 형제님의 우려와 같은 파급효과는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저의 견해이고, 또 실제로 지금까지 그로 인해 어떤 대단한 문제가 교회에 일어났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습니다.

 

제가 형제님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그런 기사가 교회의 가르침에 맞느냐 안 맞느냐를 따지는 것이 과연 그렇게 중요한 일이냐 하는 것입니다. 성염 교수가 아무리 그런 글을 쓴다고 한들 교회의 가르침은 그대로입니다. 그 파급효과가 대단하리라는 것도 알 수 없는 일이구요. 따라서 저는, 단지 한 편의 ’신문기사’에 불과한 글을 두고 심각하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젊은 그리스도교 신자로서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맞는 신학은 어떤 것인지를 모색하고 고민하는 것이 건설적인 일이라 생각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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