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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불임의 고통-너무 냉정한 가톨릭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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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118.176.33.*]

2008-12-17 ㅣ No.7614

저는 올해 32세 여자입니다.
결혼한지는 3년이 되었고, 아기가 생기지 않아 고통받고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요즘처럼 의학이 발달된 세상에 시험관 시술이라도 시도해보는게 당연하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모태신앙으로 하느님 두려운 줄 알고 살았기에, 차마 교회에서 금하는 일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던중 지지난주쯤에 주일미사에서 생명수호에 대한 신부님의 강론말씀을 듣고, 저는 본의 아니게 분노하고 말았습니다.
산아제한, 낙태, 체외수정, 이혼 이런거 다 안되는데 천주교 신자 중에도 이런 죄를 짓는 사람들이 있다고.. 아주 단호하게 냉정하게 말씀하십니다.
전부다 맞는 말씀이지만, 죄인을 단죄하듯이 냉정하게 말씀하시는 모습을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신부님은 과연 그 고통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을까, 아기를 많이 낳아야 한다고 하면서도, 불임부부들은 체외수정 하면 안된다고 하시고...... "  
 
저도 생명존중이라는 말씀 되새기며 살았고, 여고시절부터 태아 발뱃지 사서 친구들에게 나누어주며 낙태 반대 운동도 열심히 했고, 그래서 더더욱 조신하게 처녀시절을 보냈습니다. 아이는 셋이상 낳아서 하느님 안에서 키우리라고 기도했었습니다.
 
그런 제가 이런 고통을 당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세상 그 어떤 여인이 시험관 시술을 받고 싶어하겠습니까.
하지만 요즘같이 살기 어려운 때에 결혼연령은 점점 늦어지고, 직장생활에 스트레스를 받고, 당연히 생식능력도 떨어지고 나이가 들면서 이런저런 이유로 또는 원인불명으로 자연임신불가라는 판정을 받은 여성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십니까.
 
원인 불명으로 보여도, 알고보면 난자껍질이 너무 두껍거나, 정자가 난자를 뚫는 능력이 부족하다거나 해서 시험관 시술을 해보기 전에는 이유를 알수없는 불임도 부지기수입니다.
그들은 모두다 아기 가지는 걸 포기해야 하나요.
그렇다면 시험관시술받은 부모는 모두 지옥불에 떨어져야 마땅한가요.
 
불임도 일종의 질병이라고 생각이 되네요.
그것도, 전체 부부의 10-15%에 이를 정도로 유병률이 높은 질병입니다.
시험관 시술을 일종의 치료라고 생각할 수는 없는지 의문입니다.
신의 영역을 침범한 인간의 오만이라고 하기에는 불임부부가 너무나 많습니다.
 
생각없는 사람들은 " 아기 포기하고 입양하면 간단하지 않냐" 고 쉽게 말합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남자 중에 입양에 대해 개방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요.
저희 남편또한 자기 핏줄 아니면 차라리 없는 게 낫다고 딱 잘라 말합니다.
원인이 누구에게 있건 "아기 못낳는 여자는 칠거지악에 속한다" 는말 옛말이 아닙니다.
불임 여성들의 고통을 과연 신부님이 조금이나마 아셨을까요.
과연 카톨릭 교회가 알기는 할까요.
 
시험관 시술이라고 해서 많은 수의 배아를 만들어 우성배아만 남기고 나머지는 폐기하거나 실험에 이용한다는 말씀에도 어이가 없었습니다. 배아를 동의없이 마음대로 실험에 사용할 수도 없을뿐 아니라, 요새는 자연주기를 이용해 딱 하나의 난자만 채취하여 수정시키는 방법도 있는데 말이죠.
 
그저 막연히 기다리며 기적을 기다려야만 하는 저같은 사람에게는 가톨릭교회가 너무나 냉정하게 보입니다.
그렇다고 시험관 시술을 받겠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끝끝내 아기가 안생기고 최악의 경우 이혼이라도 당하면 그땐 누구의 책임인가요.
실제로 이혼당한 여성도 꽤 많더군요.
하느님 .. 너무 잔인하신 분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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