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5일 (금)
(홍)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 그들과 다른 민족들에게 증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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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양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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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옥 [hwhyon] 쪽지 캡슐

2010-07-23 ㅣ No.53588

 

 

 

 

 

 

화분을 들고 그녀의 집 앞에서 벨을 눌렀습니다.
커다랗게 심호흡을 하고서...
왜냐하면 거절당하기 밥먹듯이하니
제게 보호막을 미리 해 두는 것이었습니다.
 
화분은 선교분과에서 냉담자 회두를 위한 하나의 도구였습니다.
꽃 이름은 잘 모르지만 빨갛게 봉우리가 막 올라오는
이제 방긋방긋 웃으며 나를 위해 그리고 상대방을 위해 피어날 준비를 하는
아름다운 꽃이었습니다.
들고 가면서도 제 마음도 설레이기도 하고
무겁기도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 벤지네예요"
(벤지는 우리집 강아지 이름입니다.
다들 어린아이가 없는 아니 마땅히 부를 이름이 애매모호한 
 우리집을 동네사람들은 벤지네 라고 불렀으니까요)
"무슨 일이세요?" 하고 집안에서는 젊은 여성의 목소리가 들리길래
"어머니 안 계세요?" 하고 되물으니
"엄마  잠깐만 열어달래~~" 하고 말을 하는 소리가  문밖에 있는 제게
들려 옵니다.
주섬주섬 옷을 입은듯 약간은 헝클어진 머리에 조금 피곤해 보이는 자매님이
나오시더니 웃음을 띠며
"무슨 일이세요? 왠일이세요?" 하고 제게 묻길래
"신부님께서 이 화분과 편지 전해드리래요" 하고 디밀었더니
"어머, 어떻게 해요~~" 하고 미안해 합니다.
그리고 전 " 안녕히 계세요. 늦게 죄송해요 "하고 집으로 왔습니다.
 
며칠 후,
자매님을 외출하다가  만났습니다.
제게, 결심을 했다는 듯
"2,3년 뒤에 제가 성당에 나갈거예요. 그리고 봉사도 할거예요."
하면서
"지금은 제가 할 일이 있어서 좀 그래요" 합니다.
그래서 예 그렇게 하세요.
 다 좋은데,
"이양에 할려면 지금 하세요.
성당도 지금 나가시고 봉사도 지금하세요^^"
하고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
.
오늘 벤지와 산책을 하는데 외출을 했다가 집으로 오는 그녀를 만났습니다.
 
"지금 시간 있으면 저희 집에서 茶 한잔 하실래요?"
그래서
"예^^ 벤지는 집에다 데려다 놓고 올께요. 했더니 괜찮아요" 한다.
그래서 이야기는 시작되었습니다.
 
세례 받은지는 20년이 되었고 견진까지 받았으며
고백성사는 한번도 하질 않았다고 말하길래
판공성사가 일년에 두 번 있는데 그건 의무예요.
그것도 안하셨나요?
했더니 당연히 안했다고 한다.
살면서 죄를 지은적이 없다고.....
이크 이건 무슨 교만인가?~~
.
.
 오늘 머리가 너무 너무 아파서 병원에서 링거를 맞고 왔다고 한다.
그러면서 얘기는 계속 되었다.
남편은 은행에 다니셨는데 IMF 때에 명퇴를 하셨고 그 후
집안의 식구들이 차례차례 돌아가시고, 쓰러지시고, 알 수 없는
우환이 형제님을 짓누르더니 알콜중독으로  이웃들에게 부끄러워
아랫녁에 집을 마련해 별거를 했으며 그 후
그만 돌아가셨다고...
그러면서 눈가에 촉촉히 설움의 눈물과 회한의 눈물이 그녀를
휘감았습니다.
미워도 나와 함께 있어야 했었고, 장기간 입원치료가 필요 했는데 소홀 했던 점과
끝까지 참고 인내하지 못했던 것들을 후회하고 있었습니다.
신부님과 상담을 하시면서 고백성사를 하셨으면 좋겠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마음의 찌꺼기들을 모두 깨끗하게 훌훌 털어버려 무거운 짐을 내려 놓으라고...
그리고,
지금 마음이 움직여 이런 얘기들을 제게 한 것처럼 고백성사를 하시면
은총이 풍성히 내릴 것이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녀는,
어느 누구한테도 말 할 수 없었던 이야기들을 제게 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제 얘기를 해 드렸습니다.
.
.
사람들은 살면서 뜻하지 않게 이런 저런 이유로 하느님을 멀리 합니다.
하느님은 그 자리에 계시는데
우리들 맘대로 평가하고 함께 계시지 않는다고 투정을 부립니다.
며칠 전,
아파트 화단에 버려진
"잃어버린 양을 찾으신 예수님"의 모습을한 화분이 있었습니다.
집에 가져올까 망설였는데 루치아노도 똑같은 마음이었나 봅니다.
집에 와 보니 그 화분에 예쁜 꽃이 심어져 있었습니다.
오늘도,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아 나서는 예수님처럼 우리들도
협력자로 잃어버린 양들을 찾아 나서지 않아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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