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기지가 남북간의 전쟁 억제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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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석 [rhamian] 쪽지 캡슐

2012-06-19 ㅣ No.1026

안보를 중시하는 분들이 착각하는 것 중의 하나는,
인접국 간에 전쟁을 벌이면서 전혀 피해를 보지 않을 수는 없다는 것을 모르는 것입니다.
만약 미국과 북한이 남북처럼 붙어 있다면, 세계 최고의 군사력을 지닌 미국이라 할 지라도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전쟁 억지력이 중요하지요.

이 전쟁 억지력은 남북의 군사력이 비슷하거나, 우리 나라의 군사력이 북한에 비해 열세일  경우,
우리 나라의 군사력이 강해지면 비교적 효율적으로 억지력이 강해집니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군사력이 북한의 군사력보다 훨씬 강한 상황이라면,
우리 군사력이 더 군사력이 강해진다고 해서 유의미한 수준으로 전쟁 억지력이 강해지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그 군사력의 증강포인트가 접전 예상 지역과 가장 떨어진 곳의 해군이라면 정말 의미가 없는 것이지요.
그래서, 정부도 제주 해군기지를 대북 견제를 위한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한 것입니다.

덧붙여,

안보란 일어나지 않은 일,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을 대비하는 것입니다.
미래의 일이기 때문에 수치적으로 명확히 계산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어날 가능성과 그 일이 일어났을 때의 피해에 준하여 적절한 대비가 필요한 것이지요.

지진을 예를 들어볼까요?
우리 나라에서 진도 9의 강진이 일어날 가능성은 1000년에 1번이라고 가정합시다.
이 가능성을 대비하기 위해 모든 건물을 진도 9의 강진에 맞춰 지어야 할까요?

또, 안보란 것은 딸랑 군사력 하나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정말 걱정되는, 비교적 높은 가능성으로 큰 타격이 올 수 있는 안보적 위협이 예상된다면,
그 상황에 맞는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큰 태풍이 예상되는데, 바람에 대해서는 방비를 하면서 비에 대해서는 방비를 안한다면 그 대책에 진정성이 있는걸까요?

중국이 석유 수송로를 차단하는 게 걱정 되어서 제주 해군기지를 짓는다고요?
우리 나라의 해안을 봉쇄하는 게 걱정된다고요?
그런 강경책을 쓰기 이전에 중국과의 식량 무역부터 막을겁니다.
거기에도 대책이 없는 판국에 그보다 더 나아간 전면전 시나리오를 대비한다고요?
대학 입학도 못할 친구가 대학원 졸업 논문 쓸 걱정하는 걸로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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