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호 신부님 / 예수의 삶 기억해 강정마을은 절망과 좌절을 넘어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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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선 [inuit-_] 쪽지 캡슐

2012-06-13 ㅣ No.960

한재호 신부 "예수의 삶 기억해 강정마을은 절망과 좌절을 넘어설 것"
서울, 강정마을에서 제주 해군기지 백지화를 위한 미사 봉헌
 
2012년 06월 12일 (화) 11:15:40 문양효숙 기자 free_flying@catholicnews.co.kr
 

6월 11일 오후 4시 '제주 평화의섬 실현을 위한 천주교연대'가 서울 정부중앙청사와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사업단 앞에서 동시에

'제주 해군기지 전면 백지화를 위한 생명평화 미사'를 봉헌했다.

서울에서 거행된 미사에는 100여 명이 참여해 기도하고 "강정의 평화"를 외쳤다.

   
 

이날 미사를 집전한 박동호 신부(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는 미사를 시작하며

지난 5월 말 제주 강정마을에 온 일본 주교회의 정의평화 위원회 다이지 주교와 신자들을 언급했다.

“그때 기념으로 선물 받은 볼펜에 일본 평화헌법 9조를 세계 유산으로 등재하겠다는 알림글이 있었다.

규모가 작은 일본가톨릭인데 주교님과 신부, 교우들이 큰 뜻을 품고 곳곳을 다니는 것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 우리는 숫자가 적으면 아무 것도 없는 것인 양,

숫자가 많으면 좋은 것인 양 생각하는 것이 익숙한데 세계 평화를 갈망하는 마음을 갖고

곳곳을 누빈다는 것이 마음을 부끄럽게 했다.”

박 신부는 또 5월 17일 미국 주교회의 정의평화 위원회에서도

제주 해군기지건설 백지화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연대한다는 서한을 보냈다고 전하며
 
“길거리에서 봉헌하는 이 미사를 통해 하느님의 열매인 평화가 이뤄지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 강론 중인 한재호 신부



제주에서 온 한재호 신부(제주교구 서귀복자 성당)는

“가난한 곳에서 태어났지만 가난함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자신보다 더 굶주린 이들과 함께 하다 서른 살을 갓 넘긴 나이에 억울하게 죽은 예수의 삶과

40년간 정권에 맞서 길거리에서 싸우고 감옥에 갖히며

‘너같은 이가 어떻게 사제냐?’고 모욕 받았던 문정현 신부의 삶은 실패인가?”라고 물으며

“아니다.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여러분이 그런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지금의 조금 나아진 민주주의가 실패가 아니라고 말한다”고 답했다.

한 신부는 이어서 강정마을의 일상을 소상히 전했다.

“신부가 레미콘 위에 올라가서 온몸으로 저항하다가

끌려 내려가고 다치고 연행되는 일상이 반복된다.

문정현 신부는 방파제에서 떨어져 허리 보호대를 하고 지팡이 집고 다니면서

용역들한테 욕 듣고 멱살 잡히고 있다.”

한 신부는 작년 9월2일이 해군기지 펜스가 세워지던 날 항의 시위 도중에

1000명의 경찰과 싸우다 연행되었고 지금 재판 중이라 전하며

“구럼비 바위를 보면 눈물이 난다. 거리에서 문화제를 할 때 지나가는 차량이

왜 길을 막냐고 욕하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

무력감과 좌절, 때로는 비참함 마저 느낀다
”고 고백했다.

그러나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의 삶을 기억하고 그분이 뿌리신 씨가

마침내 열매를 맺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렇게 되기를 희망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서 있다”며

“하느님의 열매인 평화가 이 땅에 이뤄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고 말했다.

   
 

한편 문규현 신부는 미사 중에 “나는 절망한 적 없다.

강정마을에 갈 때마다 오히려 힘을 얻는다.”며 “강정의 평화! 우리의 평화!”


힘차게 외치고 평화의 인사를 나누며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10살 딸과 함께 미사에 참석한 강명주 씨는 “딸이 어려운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예수님께서 하신 일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경험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함께 나왔다”면서

“옳다고 믿는 것들이 잘못된 힘에 의해 무너지는 많은 현실에,

또 외롭고 힘겹게 싸우는 있는 이들의 모습에 마음이 아프다”
고 말했다.

그는 또 “교회 안에서는 모두 믿음이 튼튼한 것 같은데

왜 이런 현실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가 안타깝다
”고 덧붙였다.

   
▲ 콜택지회 장석천 사무장으로부터 받은 돌고래 기타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강정마을 주민 김미량씨

























제주에서 온 강정마을 주민 김미량 씨는 “강정마을은 평화로운 곳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수많은 연행과 구속 끝에 전과자 마을이 되었다.

종북 좌파가 살고 있는 마을이 되었다”며 안타까워했고

“좋아하는 노래 중에 ‘평화란 무엇인가’라는 노래가 있다.

배고품이 없는 세상, 쫓겨나지 않는 세상이라는 가사처럼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끈질기게 버티고 싸울 것이다. 강정마을에 놀러 오시라”며 밝게 웃었다.



한편 이날 미사에는 강정마을을 위해 단식 투쟁을 해온 영화평론가 양윤모 씨,

3년째 투쟁 중인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김정욱 씨,

법원에서 복직판결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6년여를 거리에서 싸우고 있는

콜트 콜택 장석천 콜택지회 사무장 등도 함께 참석하여 연대의 의미를 나눴다.


참석자들은 함께 강정댄스를 흥겹게 추고 대한문 앞으로 이동하여

쌍용자동차 분향소 앞에서 묵주기도를 바치는 것으로 이날 행사를 마무리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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