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5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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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너무나 거룩하시기에 두려움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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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big-llight] 쪽지 캡슐

2013-08-29 ㅣ No.7253

먼저 이정임 님의 질문에 대한 제 생각입니다. 핵심은 첫 번째가 ‘하느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것’과 ‘우상을 섬기는 것’ 중에서 어떤 것이 더 중심에 있는 것인가 이죠? 그리고 그 다음 이런 게 살인하는 것보다 왜 더 중요시 취급이 되느냐 인 것 같군요.

 

이하는 가톨릭 기준으로 분류된 십계명 측면[#7226 참조]에서 설명코자 함을 먼저 이해 바랍니다. 두 번째 질문에 관해서는 당연히 하느님에 관한 것이기에 먼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그분 사랑 빼면 아무것도 사실 필요치 않을 겁니다.

 

그리고 첫 질문에 대해서는 ‘우상’이란 표현은 좀 ‘신상’으로 우리네 번역대로 수정되어야 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개신교 쪽에서는 간혹 우상이란 말을 쓰는 것 같지만 정통 믿음의 사람들은 ‘우상대신에 신상’을 많이 선호하고 있더라고요. 왜냐면 이 우상이란 말은 사실 ‘하느님 자신을 포함한 모든 것의 형상’을 말하고 있는 거나 다름이 없기 때문입니다. ‘너는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든, 아래로 땅 위에 있는 것이든, 땅 아래로 물속에 있는 것이든 그 모습을 본뜬 어떤 신상도 만들어서는 안 된다.’(탈출 20,4; 신명 5,8) 이런 관점에서 ‘신상 숭배냐 하느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것’이냐 이겠죠. 당연 신상 숭배가 먼저입니다. 가톨릭 십계명도 ‘한 분이신 하느님을 흠숭하라,’에 이 신상 숭배를 포함하고 있더군요. 그럼 왜 이 신상 숭배가 우선되는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그 모습을 본 뜬 어떤 신상도 만들지 말라는 것은 ‘하느님의 형상조차 만드는 것’을 금합니다. 당시만 해도 모든 민족들이 자신들의 신의 형상을 만든지라, 이걸 금한 것은 이스라엘 민족에게는 가히 혁명적인 계명이었습니다. 사실 하느님의 형상을 만들고자하는 욕망은 인간이 하느님을 통제하려는 그릇된 욕망에서 비롯될 겁니다. 그래서 우리 하느님은 그 약삭빠른 인간의 본성을 금지시킨 겁니다. 이는 하느님이 어떻게 생겼는가를 상상하는 것조차 ‘하느님의 절대적 자유’이시기에 허용하지 않으신 걸로 여겨집니다.

 

다음으로 하느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것에 관한 겁니다. 하느님은 당신 이름을 ‘명사형’이 아닌 ‘문장’으로 된 긴 이름을 알게 하는 것 까지는 허락하셨습니다. 그러나 함부로, 즉 부당하게는 부르지 마라시며 만약 불렀다면 벌하시겠다는 겁니다. 사실 어떤 이나 사물의 이름을 안다는 게 그 대상과 친교를 이루며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의미도 포함될 겁니다. 따라서 하느님은 그 누구의 통제나 영향을 받지 않으시는 분시시기에 이를 단호히 거부하는 겁니다. 지금 너무 자주 지껄이는 하느님의 이름으로 뭐뭐 하겠다는 것 정말 조심스럽습니다.

 

암튼 이정임 님의 질문을 통해서 우상과 신상과의 관계, 하느님 형상조차 만들지 말 것에 대한 이해, 그리고 그 거룩한 이름조차 함부로 부르는 게 이렇게 두려움마저 들게 되는 것 같군요. 좋은 질문을 해 주신 이정임 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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