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6일 (토)
(녹) 연중 제13주간 토요일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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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평생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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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자 [agatha11] 쪽지 캡슐

2008-07-30 ㅣ No.122523

 자주 안 다니던 길엔 쑥대가 사람 키만큼 자라 남편이 예초기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찬미 예수님

새벽에 일어나 제가 혼자 기도하고 있을라치면 
 늦게 일어난 남편이 등 뒤에서 한다는 소리가 
"베네디까무스 도미누!!!"

대꾸도 없이 기도하고 있으면
"데오그라시아스~~ 하고 대답을 해야지. 뭔 사람이 대답을 안해?" 하고는 일어나 나갑니다.

남편은 거의 삼십 여년을 냉담 중에 있습니다.
주일을 이곳 산골에서 지낼 땐 운전을 못하는 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기사 노릇을 해야 하니 동행을 합니다만
혼자 있을 땐 당연히 주일은 "위성으로"(평화방송)미사참례 한다고 천연덕스럽게 말합니다..^^

"당신과 같이 기도해 보는 게 내 평생 소원"이라고 남편에게 입버릇처럼 말할 때마다
"나는 노동이 곧 기도이기 떄문에" 따로 안해도 된다는 어이없는 대답이 돌아옵니다.


남편이 종일 노동을 하는 건 맞는 말입니다.
요즘 이곳은 풀과의 전쟁이라
가꾸지 않아도 잡초는 얼마나 잘 자라는지 
 밭인지 길인지 알 수 멊게 풀이 점령해 버려서
일찍감치 깎았던 곳은 세 번은 깎아줘야만
길 옆이나 밭둑도 깔끔하게 면도한 사람처럼 보기가 좋습니다.


작은 풀은 낫으로 깎기도 하고 어른키 만큼 자란 쑥대는 예초기로 깎느라 
삼복 더위에 
남편은 비를 홈빡 맞은 것처럼 땀에 젖어 하루에도 몇 벌씩 작업복을 벗어 놓지요. 
게다가 아침 저녁으로 꿀벌도 돌아봐야 하고 노루나 고라니 멧돼지 때문에 밭 가장자리로
미리 망도 쳐야 하고 비가 오면 패여 나간 길도 메워야 하고..등등..자질구레한 일들로 
잠시도 손을 놓을 수가 없는 형편입니다. 


그러나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주님 앞에 무릎 꿇고
 새날을 허락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하며 기도로 하루를 열고
저녁엔 종일토록 지켜 주신 은혜 감사하며 부부가 함께 기도로 마무리 하면 
좋을텐데 남편이 영 협조를 안 해 줍니다.^*^

부부가 같이 기도하는 것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엿새 동안 힘써 일하고 하루는 주님 앞에서 쉬면서 
주일을 거룩히 지키는 남편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으로 기도하고 있읍니다.

성실하게 사는 모습과 함께
부부가 애들에게 믿음의 좋은 본을 보여서
신앙의 유산을 대대로 물려 줄 복된 가정을 이루는 것이 소원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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