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수)
(홍) 성 토마스 사도 축일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그렇게 급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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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채 [cyc1218] 쪽지 캡슐

1999-04-12 ㅣ No.98

서울 강남의 어느 성당은 지금 정원의 개조사업이 한창이다. 성당을 아름답게 꾸며 교우나 비신자들에게도 친근감을 주고 편하게 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런데 의심스러운 것은 자연석과 벚꽃나무 등 전에도 나름대로 멋을 부려 그런대로 나쁘지는 않았고, 미관에도 문제가 없었으며, 불편한 점도 느끼지 않았다고 생각되는 데 자연석과 꽃망울을 지닌 벚꽃나무 등 다른 꽃나무들을 치우거나 베고 뽑아버리고 소나무로 단장하는 공사를 몇 주째 해야 할 까 하는 것이다. 꼭 소나무를 심어야만 하고 자연석이나 벚꽃나무 등 다른 나무는 있어서는 안되는 것일까?    그나마 공사비가 정확하게 모르지만 00,000,000원이나 된다니 ........

 

 

지금 우리 주변에는 IMF사태 이후 약 300만명이나 된다는 실업자들이 있고  북한 뿐만 아니라 국내에도 끼니를 잊고 사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데, 공사비를 누가 부담하는지 여부를 떠나 지금 이렇게 정원을 새로 꾸미고 소나무만을 심는 작업이 시급히 해야 할 일인가 모두 생각해 봐야 할일 같다. 성당 신축에 따른 비용도 수년간에 걸쳐 충당하여 몇년 전에야 겨우 모금이 끝났는 데.

 

 

 

 성당 옆 개신교의 교회들이 이 사실을 과연 긍정적으로 평가할까? 그렇지 않아도 미사시간 무렵의 불법 주차나 교회 입구의 근접 주차로 항의도 적지 않은 데.

 

차라리 이 정도의 거액을 들여 그리 급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일을 할 바엔 주차장을 확충하거나, 성당안에  비치된 너무 낡은 성가집을 교체하거나, 아니면 본당을 같이하는 불우한 많은 교우들에게 도움도 줄 수 있다고 본다. 아무튼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공사로 하느님과 멀어지는 일과 교우들이 생겨서는 안될 것 같다.

 

 

 

주임신부님이 지시하셔서(?), 주임신부님께서 허락하셔서(?), 사목위원회에서 결의해서(?) 등 갖가지 말씀들도 있을 것  같다. 아직 신앙에 대한 믿음이 부족해서 인지 몰라도 아무리 지시하거나, 허락하셨거나, 결의했다고 해도 지금의 일은 후세의 평가를 차치하고도 시기적으로 적절하다고 보지 않는다.감히 성당에서 하는 일에 이견을 보인다고 할 지 모르나 이 사업이 지금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라고 보지 않는다. (비록 이런 말이 죄가 되고 벌받을 지 몰라도)

 

 

 

그래서 이왕 시작한 공사이며 상당히 진행되었으므로 중단할 수 없다면 조금이라도 공사비를 줄이고 규모를 축소했으면 한다. 그리고 여유가 있다면 구역내 불우 교우를 돕거나 자립기반이 취약한 성당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옛날에 "나라에서 하는 일에 이견이 있을 수 없다."는 듯이 신자가" 성당에서 하는 일에 헌금이나 교무금도 잘 내지 않으면서 무슨 군소리를 하느냐?"고 할 지 모르나 지금 거액을 들여 자연석을 캐내고 소나무만을 심는 일이 시급한 일이라고 이해되지 않아 몇 자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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