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일보 김동은 기자]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싸고 몸살을 앓고 있는 강정마을에 모처럼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강정마을회와 해군기지 건설저지 전국대책회의는 지난 2일 오후 3시부터 강정마을 일대에서 ‘으샤으샤 강정평화! 쳐라쳐라 군사기지!’라는 주제로 제12차 제주해군기지 건설 백지화를 위한 전국시민행동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강정마을 주민들을 비롯해 전국의 평화활동가들과 강정지킴이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특히 그동안의 집회와 시위 등의 문화제 형식의 행사에서 벗어나 해군기지 백지화에 대한 의지와 체력을 다지는 희망적이고 명랑한 분위기 속에서 소풍과 운동회 형식으로 열려 그 의미를 더했다.

행사에는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펼치던 중 구속돼 42일간 옥중단식 투쟁을 한 양윤모 감독도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양 감독은 “현재 쉬면서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며 “오늘 행사에 와보니 정말 평화스러워 보인다”고 말했다.

양 감독의 말처럼 이날 행사에는 집회와 시위 때마다 등장한 무대와 선전 차량은 온데간데 없었다. 대신 운동회에서 빠질 수 없는 따사로운 햇빛을 가리기 위한 천막과 응원도구들이 등장했다.

운동회는 이날 참가자들이 지키고자 하는 ‘말똥개팀’과 ‘구럼비팀’, 그리고 ‘은어팀’, ‘맹꽁이팀’ 등 4개 팀으로 나눠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이어달리기와 피구, 줄다기리 등의 단체운동을 통해 해군기지 백지화를 위한 결의를 다졌다.

운동회가 끝난 후 참가자들은 너도나도 노란 풍선과 해군기지 건설 중단을 호소하는 현수막을 들고 강정포구까지 평화대행진을 이어갔다.

오후 6시30분부터 포구에서는 강강수월래를 시작으로 대동한마당이 펼쳐졌고, 날이 어두워지자 해군기지 백지화를 염원하는 촛불이 또 다시 환하게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