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5일 (금)
(홍)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 그들과 다른 민족들에게 증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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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물고기 입에서 나온 스타테르 한 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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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충희 [namchunghee] 쪽지 캡슐

2013-08-09 ㅣ No.7191

(편의를 위해 존칭법을 생략하겠습니다.)

'세상 임금들'은 로마황제, 헤롯왕과 같은 권력자, '자기 자녀들'은 권력자에게 녹을 받는 신하들을 가리킨다. 로마황제의 주요 수입원은 국경지역에서 무역 상품에 대하여 징수하는 관세와 식민지 주민들로부터 직접 징수하는 세금이었다. 그러나 로마인에게는 세금을 거두지 않고 로마시민에게는 무료로 식량을 배급하기까지 하였다. 헤롯왕은 백성에게 세금을 거두어 로마에 상납하면서 일부를 떼어 신하들을 먹여 살렸다.

성전은 하느님께 기도하는 장소이다. 성전을 유지보수하기 위해 비용을 추렴할 필요가 있기는 하겠지만 모든 사람이 균일하게 세금을 내야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성전은 사람이 하느님께 복을 받기 위한 장소이지 하느님께서 사람의 봉양을 받기 위한 장소가 아니다. 대사제는 하느님의 뜻을 받들어 백성이 그분의 복을 받도록 하는 임무를 띠고 있다. 그런데 그는 성전에 하느님의 이름을 걸고 백성에게 세금을 거두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한다. 예수는 대사제가 세상의 왕들과 다를 바가 없이 백성을 이용하여 자신의 욕심을 채우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예수는 그릇된 관행을 굳이 거스르지는 않는다. 예수의 임무는 종교지도자들의 잘못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을 세상에 증언하는 것이다. 사람이 하느님의 사랑을 배우기만 하면 모든 잘못은 저절로 고쳐진다.

성서에서 ‘물고기’는 대체로 죽음을 생명으로 전환시키는 매개체가 되는 역할을 한다. 물속에 있던 정체불명의 생명체가 물 밖으로 나와 사람에게 유용한 음식이 된다는 사실에서 그 상징적 의미를 연상할 수 있다.

그러자 천사 라파엘이 말하였다. "그 물고기의 배를 갈라서 쓸개와 염통과 간은 꺼내서 잘 보관하고 나머지 내장은 다 버려라. 그 쓸개와 염통과 간은 요긴하게 쓰일 것이다."(토비트 6:5)
"나와 함께 갑시다. 나는 여러분에게 사람을 건지는 법을 가르치겠습니다."(마태오복음 4:19)
베드로는 배에 가서 그물을 육지로 끌어올렸다. 그물 속에는 백 쉰 세마리나 되는 큰 물고기가 가득히 들어 있었다.(요한복음 21:11)


성전세를 거두는 사람은 일인당 2 드라크마를 거두는데 예수는 자신과 베드로의 몫을 합쳐서 1 스타테르를 낸다. (로마 은전 1 스타테르 = 그리스 은전 4 드라크마)  2는 분열을 상징하는 숫자, 1은 일치를 상징하는 숫자이다. 대사제는 하느님과 사람, 지도자와 백성, 하느님의 백성과 세상을 분열시키는 반면에 예수는 하느님과 사람, 지도자와 백성, 하느님의 백성과 세상을 일치시킨다. 물고기의 ‘입’은 예수의 가르침을 가리키는 상징이다. 예수는 자신이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을 입으로 가르친다. 즉, 예수는 늘 하느님과 일치하고 있으면서 하느님의 자녀들을 아버지께 이끌어서 일치하도록 한다. 대사제는 입으로는 하느님을 찬양하면서 행동으로는 백성에게 세금을 거두어 자신의 자녀들을 먹여 살리고 있다. 이제 누가 진정한 대사제인지를 분명히 알 수 있다. 대사제라는 직분의 유효성은 사람들이 불러주는 칭호에 있지 않고 그의 삶을 통하여 드러나는 실질적인 권능에 있는 것이다. 예수의 가르침을 알아들은 사람은 예수가 진정한 대사제임을 알아보고 예수를 믿고 예수를 따른다.

이성적으로는 물고기의 입에서 은전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  그러나 그 기적이 지닌 풍부한 영성적 상징성에 비추어 실제로 그 기적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성적 깨달음의 사건은 눈에 보이는 기적 사건보다 훨씬 더 큰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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