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5일 (금)
(홍)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 그들과 다른 민족들에게 증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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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렌의 일기-파아란 유리잔에 고인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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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엘렌 [ellenajjooma] 쪽지 캡슐

2004-10-21 ㅣ No.11795

                             

10-20-04

 

어제 비가 내렸다.

오랫만에 단비가 내렸다.

비가 먼지를 씻어 내리듯 내 맘에 먼지를 씻어 내려 주어서 좋았다.

비가 참 예쁘다.유리창을 타고 내려오는 비가 개구쟁이 꼬마들 같다.다른 비들은 그냥 떨어지는데 그 녀석들은 유리창 미끄럼틀을 타고 신나게 내려온다.호도록 호도록 웃음소리까지 내며...비가 참 신났다.

 

오랫만에 마켓엘 갔다.

마켓에서 봉투에 물건을 담아주는 일을 하는 루이스가 나를 아는 척한다. 손을 번쩍들고 싱글벙글하며 눈인사와 함께 다가온다.

싱글벙글 환한 미소만큼 흰 치아를 드러내며 "굿모닝!엘렌!"큰목소리로

나를 부른다. 아기를 낳았단다.딸인데 이름이 신델렐라(신디)란다.19살짜리 아빠의 딸로 태어난 신디!.내 나이를 반 꺽은 그의 나이로 한 아기의 아빠가 되었다. 그 기쁨을 나누고 싶어서 나에게 함박웃음을 지었구나. 나는 축하하는 마음에 기저귀와 아기용품을 보이는데로 몇 개 사서 종이봉투에 담았다.여전히 싱글벙글 마켓에 온 사람에게 자랑하고 싶어 어쩔 줄 모르는 표정이다.루이스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곧 같은 반이었던 여자친구하고 결혼해서 마켓에서 함께 일을 한다.하루에 3군데에서 일을 한단다.

 

비가 오는데도 한사코 내 차에 식품들을 넣어주고자 한다.

나는 그에게 감사를 하며 $1의 종이돈 대신에 아가의 선물이 담긴 종이봉투를 건네 주었다.

내 차에 실었던 물건을 꺼내어 다시주며 아기 신디의 것이라고 말하자 깜짝 놀란 그의 어린 파아란 눈에 물이 담긴다.호수같다.아니 파란 유리잔 같다.그는 눈물도 파랗다.우리는 비를 맞으며 마주보고 있었다.나의 갈색 유리잔에도 물이 고였다.루이스는 떨리는 목소리로 나에게 천사란다.가족들 아무도 관심없이 축하를 해 주지않았던 아기의 출생으로 무척 외로웠었는지와라락!나를 끌어안았다.

 

우린 그렇게 비를 맞으며 서로의 눈을 바라보았다.

눈물이 비처럼 내리고 비가 눈물처럼 고인다.

그와 나의 마음을 촉촉히 적신다.비가 하늘아버지의 기쁘신 눈물이기를 바라면서 비로 덮인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나는 오늘 $24.76로 그에게 천사라는 말을 들었고 그는 천사를 만났다.

 

마켓에 가기전 가끔씩 밀려오는 외로움이라는 병이 생길려는 증상이 있었다.멀리있는 곳에서 그리운 사람들이 (나없이) 만난다는 연락을 받고는..가고싶다! 나를 혼자이게 했다.가까이에 있는 모든 것들이 눈에 들어 오지 않았다.그저 나는 혼자있는 외로운 사람일 뿐 이었다.속이 쓰릴만큼 커피를 쏟아부어 넣고 있었다.쓴 비처럼

 

루이스!그래 가까이다.

가까이에 있는 네가 나를 안아 줄 수 있구나.

너를 통해서 나를 통해서 위로해 주셨구나.

하늘아버지께서!

너가 나의 천사였구나….

넌 나에게 너의 기쁨을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 네 행복을 전해줌으로써 나의 외로움을 따뜻하게 안아주었구나

 

<없음을 발견하는일,>

혼자인 외로움에서 더불어를 발견하고 그 안의 성령하느님의 사랑을 알아 내는 일….

고 민요셉신부님의 글제목이 나의 마음에 새겨진다.그렇게 가시는 길에서도 나를 찾아와 주셔서 남아 주셨구나.

무심코 느끼지 못하고 지나던 이런 일들이 나에게 생긴다.

내게 들리고 보이고 그것을 말하고 싶게 한다.

나의 하루는 아마도 형상이 없으신 아니,너무 많은 형상으로 함께 하실려고 찾아와 주시는 하느님의 모습을 찾아 가는게 아닐까?

오늘은 어떤 모습으로 나에게 오실지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기다린다.

 

아버지 가까이 가까이 더 가까이 오셔서 저를 불러주소서

 

루이스의 “God bless you!”가 귓가에 맴돈다.

그 녀석도 내 마음 같겠지.

 

 

우리 야훼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부를 때마다

  가까이 계셔 주시는 분이다.”

  <신명기 4:7>

 

그러나 너는 거기에서도 너희 하느님 야훼를 찾아야한다.

  애타고 목마르게 찾기만 하면 그를 만날 것이다.”

  <신명기 4:29>

 

 

 

  사랑해요.

  엘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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