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디어 예수회 사제 : 제주 강정, 한국의 위대한 평화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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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순희 [kohthea] 쪽지 캡슐

2012-05-11 ㅣ No.817

제주 강정, 한국의 위대한 평화운동
"이처럼 수많은 사제와 수녀들이 무장해제 위해서 비폭력 저항을 하는 것을 일찍이 본적이 없다"
존 디어 예수회 신부, 국제사회에 제주 강정 해군기지 반대운동 지지와 연대 호소
 
2012년 05월 10일 (목) 10:15:24 존 디어 / 서인수 역 stsuh@hotmail.com
 

한반도 남단에서 50마일 떨어진 남쪽에 제주도라는 섬이 있는데, 이 섬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중의 하나로, 아름다운 바위로 이루어진 해안, 산호초, 성스러울 만치 아름답고 긴 해안 경치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미국의 관심사는 중국, 일본, 대만 가까이 전략적 요충지를 확보하는 것 뿐이다. 미국은 오래 전부터 한국정부에 미국 해군의 순항 미사일을 장착한 이지즈 구축함들과 핵 항공모함들이 기항할 수 있는 큰 해군기지를 제주도에 건설할 것을 요청해왔다. 지금 건설하고 있는 제주도 해군 기지에 기항하는 미 구축함들과 잠수함들에 장착된 순항 미사일들은 앞으로 중국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파괴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

그러나 뜻밖에도, 이 해군 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비폭력 저항 운동이 지난 5년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이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더욱 이채로운 것은 가톨릭교회의 지도자들이 이 운동의 전면에 포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은 지금 제주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 savejejuisland.org

문제의 해군기지는, 강정마을 근처에 건설되고 있으며, 영웅적인 강정마을 주민들은 핵무기, 미국 제국주의, 환경 파괴, 근본적으로 정의롭지 못한 일에 공개적으로 과감히 반대해왔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체포되고, 감옥에 갇히고, 그들의 땅을 뺏기고, 주민의 권리는 강탈당했다. 그러나 그들은 굽히지 않고 그 일을 계속하고 있다. 강정마을 사람들은 지구상 어디에서도 보기 드물게 적극적으로 비폭력 저항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강정마을 사람들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한국은 미국 국방성의 요청에 따라 세계적으로 빼어난 자연 유산 하나를 파괴하려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데니스 아펠(Dennis Apel)이라는 내 친구가 있다. 그는 캘리포니아 과달루페에 있는 행복한 '가톨릭일꾼의 집'(House Catholic Worker, 도로시 데이가 창립한 그리스도교 평화주의를 지향하는 단체)에서 일하는데, 최근에 제주도 강정마을을 다녀왔다. 그가 전화로 강정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는 많은 감명을 받은 것 같았다.

데니스는, 강정마을에 가기 전에도 강정마을 주민들을 존경하고는 있었지만, 그 곳을 방문하고 난 후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들에게 아주 푹 빠졌다고 했다. 강정마을 사람들이 보여준 대의를 위한 투신과 헌신은 지금까지 사는 동안 어디서도 보지 못했다고 했다. 강정마을 주민들은 그들의 신성한 땅을 사랑하고, 그 땅을 잃지 않기 위하여 영웅적으로 비폭력 투쟁을 전개해 왔다. 그들은 지난 5년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저항해왔다. 이 싸움은 오늘날의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제주도는 하와이의 오아후 크기만한 화산 섬이다. 지금 예정된 해군기지는 용암이 바다로 흘러서 1마일에 걸쳐있는 구럼비 바위에 건설되고 있다. 이 아름다운 구럼비 바위 해안은 강정마을 주민들에게는 신성한 곳이고, 유네스코가 자연유산지역으로 선포한 곳이기도 하다. 자연 담수 온천이 지표면에 솟아오르고, 해안에는 산호초가 깔려있다. 그리고 이곳은 멸종위기의 인도-태평양에 사는 병모양의 코를 가진 돌핀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 진달래산천

최근에 한 건설회사가 미국 핵 함정을 위한 기지를 만들기 위해서 구럼비 바위 발파작업을 시작했다. 많은 주민들이 나와서 연좌데모를 계속하고, 구호를 외치고, 장비의 투입을 막고, 시위를 하다가 끌려가고 있다.

분명히 이것은 제주도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 멀리 떨어져 있는 낙원은 전쟁과 저항의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1948년 4월 3일부터 1950년대 초까지 한국 정부는, 미합중국의 획책 하에, 제주도민을 계획적으로 학살했다. 그 때 제주도민들은 한반도에서 통일된 나라를 갈망했고, 국가의 정치체제를 둘러싼싸움에 휩쓸리기를 거절했다. 이 비폭력 투쟁은 미국과 남한정부에 심각한 위험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래서 주민들은 공격을 당하고 학살되었다. 이 시기에 3만명이 넘는 섬사람들이 학살당했다. 그리고 그들은 표시도 되지 않은 땅에 무더기로 매장되었다.

1990년 중반에 제주시에 공항 활주로를 만들기 위해서 땅을 파는 과정에서 많은 시체가 묻혀있는 무덤이 나왔다. 여기에 많은 사람들이 항의를 했고, 드디어 한국 정부는 학살을 인정하고 용서를 청했고, 제주도를 “평화의 섬”으로 이름붙였다. 그리고 아름답고 커다란 박물관이 지어졌고, 대학살이 시작된 날짜를 따서 “4.3 평화 박물관”이라고 이름지었다. 이 박물관은 모든 사람들이 그 학살을 기억하고 이러한 폭력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자는 다짐으로 지어졌다. 

그런데 한국정부는 2007년에 미국 이지즈 구축함과 핵 항공모함을 기항시킬 수 있는 커다란 해군기지를 강정마을에 짓겠다고 발표했다. 그들의 의도는 분명하다. 한국에 건설될 새 해군기지는, 필요하다면 핵무기로 중국에 대한 군사작전을 할 수 있는 즉각적인 작전능력을 미국에 주는 것이다. 한국은 중국을 포위하는 미국 전략을 위한 볼모가 되는 것이고, 그 대가로 미국은 계속 한국을 보호할 것이라는 것이다.

계획하고 있는 해군 기지 건설부지에 접근하지 못하게, 15피트 높이의 울타리가 세워졌다. 그러나 정부의 예상을 벗어나서 강정마을 주민들은 일어섰다. 그들은 길에 앉아서, 그리고 누워서 그 땅에 건설 장비가 옮겨지지 못하도록 막고 있으며,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그들의 끊임없는 저항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 경찰에 의해 레미콘 차량에서 끌려내려오고 있는 예수회 이영찬 신부. ⓒ 진달래산천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이 저항운동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천주교 사제들과 수녀들이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이 비폭력 저항운동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5년 전에 강우일 제주교구 주교는 교구소속 모든 사제들과 수녀들에게 강정마을 주민들과 함께 하도록 촉구했다. 지금까지 수 천명의 사제들과 수녀들이 이 비폭력 저항 운동에 참여해왔다.

어느 날은, 20명의 수녀들이 체포된 적도 있다. 또 한 때는 해군기지 건설에 항의하는 서명에 3000명이 훨씬 넘는 한국의 수도자들과 사제들이 참여한 적이 있다. 데니스에 따르면, 한 때는 몇 명의 사제들이 구럼비 바위에서 몇 달 동안 잠을 청했다고 한다. 다른 사제들은 건설 장비를 부쉈다고 체포된 적도 있다. 그리고 또 다른 사제들은 항의 시위의 일환으로, 또한 구럼비 바위가 있는 해변을 수백 년 동안 신성한 장소로 여기고 있는 주민들을 위하여 강정 해안에서 미사를 집전하기도 했다. 매일 이들은 마을 주민들과 합류하여 외치고, 연좌시위를 하고, 금식을 하고, 기도를 하고, 이 신성한 바다의 경치가 파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비폭력 시위를 한다.

데니스는 제주도를 방문하는 동안 날마다 계속되는 시민 불복종 시위에 참여한 적이 있다. 그래서 그는 체포되고, 심문을 받고, 위협을 받고, 구금되었다가 풀려난 적이 있다. 데니스는 이렇게 넓게 확산되고, 끈질기고, 조직적이며, 결의에 찬 비폭력 저항을 하는 것, 더 나아가서, 수많은 사제들과 수녀들이 평화와 무장해제를 위해서 비폭력 저항을 하는 것을 일찍이 본적이 없다고 했다.

   
ⓒ 진달래산천

로버트 레드포드라는 배우는 최근에 <onearth.org>사이트를 위해서 제주도에 대한 그의 에세이에 이렇게 썼다.

"해변가에 사는 주민들이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며 맹렬히 비폭력 투쟁에 나서는 것을 보고 감격하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강정마을 주민들은 그들의 고향 땅과 이 지구상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배를 보호하고 하기 위하여 불도저와 레미콘차량을 그들의 몸으로 가로막았고, 그들은 개인의 자유를 희생했으며, 매를 맞고, 구금이 되었고, 해군과 건설회사들의 업무를 방해했기 때문에 많은 벌금을 물어야 했다. 94%의 주민들이 해군 기지 건설을 반대했지만, 한국 정부는 건설작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또한 한국은 미국 군대가 한국의 모든 해군 기지를 사용하도록 하는 협약에 묶여 있다."

레드포드는 이렇게 말을 계속했다. "환경보호자와 평화 활동가, 그리고 민주주의 지지자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우리의 분노를 표출하는 것이다. <Save Jeju Island Campaign> 웹사이트에 들어갈 수 있다. 개인으로, 관광객으로, 전문가로, 시민으로, 당신만이 할 수 있는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예컨대, 자연보호 국제 연맹은 2012년 9월 6일부터 15일까지 세계자연보존총회(World Conservation Congress)를 제주에서 개최할 것이다. 비밀과 위선이 이 군사기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사실과 적극성이 이 공사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영웅적인 사제들과 수녀들을 포함해서 제주도의 용감한 시민들은 우리의 지원과 기도가 필요하다. 더 알고 싶으신 분은 <savejejuisland.org, onearth.orgspace4peace.blogspot.com>을 방문하기 바란다.

존 디어 신부 (John Dear SJ)
예수회소속 사제이자 평화운동가. 강의와 피정지도를 하고 있으며 평화와 비폭력에 대한 20여권의 책을 저술하거나 편집했다. 데스몬드 투투 주교는 존 디어 신부를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기도 했다.

번역: 서인수(영한통역-번역 전문가)
기사 원문 출처/ NCR. <The great peace movement in South Korea> 20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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