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수)
(홍) 성 토마스 사도 축일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이미 시작했으니 끝을 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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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석 [rhamian] 쪽지 캡슐

2012-05-04 ㅣ No.763

그런 생각 때문에 정치자들이 "무조건 착공"하고 보는 겁니다.
새만금이 그러했고, 4대강이 그러했으며, 제주기지가 그러합니다.

잘못된 점이 있으면 되돌리는 것이 맞습니다.
물론, 정말 되돌리는 것이 불가능하고, 오히려 더 큰 피해가 있다면 되돌리지 못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되돌려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책임이건, 억지로 끝까지 마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책임이건,
그 책임은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고 일을 추진한 쪽이 지는 것이 맞습니다.
반대측이 책임을 질 문제가 아닙니다.
반대측이 책임을 져야하는 경우는
잘못되지 않은 일을 잘못되었다고 주장하며 반대를 하였을 경우에 발생하는거지요.

때문에, 중요한 것은 정책의 잘잘못을 가리는데 있으며,
그 잘잘못이 제대로 가려지도록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하는겁니다.

그런데, 이번 제주해군기지의 경우 그런 과정이 편법, 날치기로 넘어갔지요.
이명박 정부의 특기인 "무조건 밀어붙이기"가 발휘되었구요.
그래서 지금과 같은 상황이 발생한겁니다.

반대하면서 그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나몰라라한다..라는 평가가 나와야하는게 아니라,
이런 반대가 발생할 것이 뻔히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무작정 밀어붙이기한 것에 대해
정부가 책임을 져야하는 문제입니다.

이건 정부정책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삶에서도 볼 수 있는 기본적인 삶의 자세에 대한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어떤 부부가 있습니다. 남편이 집담보로 대출을 하여 주식투자를 하겠다고 합니다. 아내는 말립니다.
하지만, 그 집안에서는 남편의 권한이 훨씬 세서 남편이 그냥 주식투자를 했습니다. 아내의 말은 묵살하고 말이죠.
몇 달 주식을 굴렸는데 주가가 폭락합니다.
원금은 반토막이 났지만 이자는 계속 내야 합니다.
아내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주식을 다 팔고 대출금을 반이라도 갚자고 이야기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내에게 "네가 반대해서 원금 회복을 할 기회를 잃어버렸으니 그건 네 책임이다"라는 말을 하는 남편이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남편이라고 보시나요?
원금이 반토막 난 것은 남편의 책임입니다. 아내의 동의 없이 혼자 결정하여 혼자 잃었으니 더욱 더하지요.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보면서, 나는 옳다는 생각이 굳어버리면
근본적인 문제가 어디에 있는 지를 바라볼 수 있는 시야가 사라져버립니다.
그러면서 말이 안되는 억지를 부리기 시작합니다.
자신은 옳고, 남들에게 옳음을 강변해야 하는데, 그 근거는 마땅치 않으니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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