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눈의 외국인들로부터 제주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시애틀의 한국영사관 앞에서는 강정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시위가 진행됐다.

이날 시위는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미국인들과 평화운동가, 한국 교민과 교민단체인 상록수 회원 등 25명이 참석한 가운데 벌어졌다.

   
지난달 30일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제주 해군기지 반대시위. <헤드라인제주>
   
 

특히 지난달 5일부터 시애틀 소재 'Art x change'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가진 제주작가 고길천씨와 지난 2월 제주에서 열린 국제평화회의에 참석했던 글로벌 네트워크 코디네이터인 브루스 개그넌(Bruce Gagnon)도 합류했다.

이들은 '송강호 박사를 석방하라', '한국 경찰은 폭력을 중단하라', '삼성제품을 보이콧하자', '제주에 미군기지 건설을 중단하라' 등의 문구가 쓰인 피켓을 들고 약 2시간 가량 시위를 전개했다.

이 자리에서 평화운동가들은 "대한해협에 전술적으로 위치하고 있는 제주도는 이 긴장지역에 무력충돌이 발생할 경우 군사적 타켓이 될 가능성이 있는데다 새로운 군사기지의 건설은 그 긴장이 더욱 고조시킬 것"이라며 "이 지역의 많은 관찰자들은 제주 해군기지가 미군의 탄도미사일방어시스템의 해상기반 요소에 기능하는 항구로서 사용되게 될 것이라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약 5년 전 해군기지 계획이 발표된 이래 94%의 강정주민들이 이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으며 모든 가능한 민주적 방법을 사용해 마을에 기지가 들어서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또 "강정마을은 3개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제주도에는 세계생물권보전명소로 선정된 9개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 있다"며 환경 파괴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이어 해군기지 건설을 항의하기 위해 영사관에 들어간 이들은 송영완 시애틀 주재영사와의 면담을 요구했고, 1시간 가까이 기다려 면담을 성사시켰다.

당초 면담을 회피하고 서면으로 대답을 대신하려 했던 송 영사는 "제주 해군기지는 한국의 방위를 위해 건설되며 미국의 군사시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친환경 민군 미항을 건설하려 하며, 한국 해군과 환경부는 민간 환경단체들과 함께 환경영향평가와 생태계 조사를 실시했다"며 "이 프로젝트는 환경 및 유네스코 지정 생물권보전지역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답변을 전해듣고, 일전에 서귀포시 강정을 방문했던 한 미국인 활동가는 "마치 우리가 아무것도 모르는 채 반대운동을 하는 것 처럼 쓰여있다"며 강력히 항의하기도 했다. <헤드라인제주>

   
지난달 30일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제주 해군기지 반대시위. <헤드라인제주>
   
지난달 30일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제주 해군기지 반대시위. <헤드라인제주>
   
지난달 30일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제주 해군기지 반대시위.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