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6일 (토)
(녹) 연중 제13주간 토요일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으냐?

이웃의 아픔을 외면하지 마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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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solwindsky] 쪽지 캡슐

2005-11-04 ㅣ No.2590

자유게시판에 들어가면 딴 세상같다.

 

사랑이니, 축복이니, 배려와 자선, 마음, 신앙, 아름다운 자연과 음악를 통해 나타나는 하느님에 대한 경배..

 

참 좋다. 나도 좋다. 자유게시판에 들어가 나도 행복하다. 그러다가 아프다. 슬프다.

 

천주교.... 난 천주교가 좋다. 오만하게 들리겠지만 내가 선택한 천주교.

군청소재지에만 있던 성당에 교리 받으러, 25분 버스타고 가서 10분 걷는 그 길이 참 뿌듯하며 기뻤다.

어둠에 집을 나와  새벽미사를 드리고 산길을 따라 등교하던 그 시간은 얼마나 충만했던지...

가장 친한 친구를 보내고 나를 지탱해 줬던 천주교의 모든 것들에 감사한다.

수녀님한테 물었던 적이 있다.

내가 죽어 그 친구를 만났을 때, 세월을 먹은 저를 그 친구가 몰라보면 어떡하냐고?

수녀님께선, 모습으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 생애의 가장 강렬했던, 밝았던 에네르기(?), 영혼의 상태로  만날 것이니 걱정마라라고 하셨던 것 같다.

 

지금껏 살면서 가장 강렬했던 삶은,

아마도 카톨릭 학생회 동아리에서 예수님을 닮으려 노력하던 시절이라 여겨진다.

대학로에 있던 카톨릭 학생회관에서 보냈던 1년과 명동으로 옮겨진 다음의 시간들.....

어느 랍비가

"이스라엘이나 세계 여러 지역에 사는 유태인들이 고통을 받거나 어려움에 처하는 경우, 자신도 함께 고통을 느끼고 소리를 지르면 그 사람은 유태인이고, 그렇지 않으면 유태인이 아니다,"라고 했다.

내 이웃이 아프다고 아우성칠 때 함께 아파해주고, 내 눈과 마음이 항상 날 필요로 하는 곳으로 향하길 기도하던 시절이었다.

그 젊음의 중심은 천주교였다. 난 영원한 천주교인이고 싶다.

 

근데, 요즘 그 천주교를 상대로 싸움 중이다. 그 소중한 내 천주교를 상대로 싸울 줄 누가 알았겠는가?

아니다. 천주교를 상대로가 아니라, 학교 담장 옆에 납골당을 만들려는 납골장사꾼들을 상대로 하는 싸움이다.

미사 끝나고 나오면서 집회하며 앉아있는 동네주민들 앞으로 차를 끌고나오는 납골추종자들과의 싸움이다.

   

주차장 자리도 확보하지 않은 채, 성모상을 주차장 자리에 안치하고,

성모상 철거명령을 받는 천주교의 탈을 쓴 납골장사치들,

평생모은 돈으로 21평 아파트를 장만하고선 변두리지만 공기좋은 곳이라 좋아라했던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터전을 납골당으로 짓밟아놓고선 그들의 분노를 님비라 매도하는 납골 장사꾼들..

님비라 하지만, 집회때마다 오는 전경들이 그런다. 왜 이렇게 집값이 싸냐고....

이곳에 님비란 단어는 사치이다. 

 

태릉성당 신부 말마따나 하루벌어먹고사는 사람들이 많은 이곳에 납골당을 세운다면

그리고 그걸 방치한다면 천주교는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못 사는 것도 서러운데 납골당 까지 머리에 가슴에 이고 살라는 것은 공릉주민들의  무시하는 것이다.

서러움이다. 천주교가 그렇게까지 해야하는가?

천주교가 서민 아파트 앞에, 학교 담장 옆에,

담장에 금이 갈 정도로 성당을 지어 납골장사를 해야할 만큼 파렴치해졌는가?

 

상식적인 천주교인은

이제 방관하지 마십시요.

점점 추워지는데 겨울이 깊어갈텐데 집회에 참석해야 하는 공릉주민들의 아픔을 외면하지 마시고

태릉성당의 횡포를 막아주십시요. 목소리를 내어 주십시요.

태릉성당은 납골당을 해체하고, 행정소송를 즉각 중지하고 성모동산을 작지만 아름답게 만들라고 하십시요.

오늘을 사는 천주교인의 참모습입니다.

자유게시판이 더이상 딴 세상이 아니라 너와 나의  온세상이 될 수 있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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