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5일 (금)
(홍)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 그들과 다른 민족들에게 증언할 것이다.

이인호님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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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용 [okjota] 쪽지 캡슐

2007-09-20 ㅣ No.4082

이인호님께.
공식적인 게시판에서 오랫만에 인사드립니다.
게시판에서 납골당 반대를 외치다 이인호님께 작별을 고하고 게시판을 떠났던 임상용입니다.
전에는 피치못할 사정으로 임동렬이란 이름으로 글을 올렸었지요.
이인호님에게 먼저 이해를 구하고 글을 올리는 편이 모양새가 좋겠습니다만 언제 다시 게시판에 들어오게 될지 몰라 생각나는대로 글을 올려봅니다.

환기구 문제.
오랫만에 들러보니 납골당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납골당 환기구 문제가 이슈가 되어있어서 한편 당황스럽습니다.
이 문제는 막연히나마 제가 마음속으로 우려하던 부분이었습니다.
주택가 납골당 반대 이유로 환기구 문제가 자꾸 거론될 때마다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납골당 환기구 방향이 납골당 반대의 주된 이유가 된다면 환기구의 방향을 바꾸면 그 뿐이기 때문입니다.
학교 급식소옆이기 때문에 더욱 안된다는 주장도 있었는데 실제로 환기구가 급식소 옆에 있어서 안되는 것이라면 학교에서 급식소 위치를 바꿨을때도 반대의 명분이 없어지는 거지요.
이 부분은 솔직히 우리 반대 주민들의 작전(?) 미스라고 자인합니다.
어쩌면 반대의 명분에 힘을 주려다 스스로 올가미에 빠진 느낌이 없지 않습니다.
학교와 건물이 너무 가까운 문제-사실 너무 가깝기는 합니다-도 반대의 이유로 떠오르는데 극단적으로 성당측에서 건물 한편을 잘라내 버린다면 그부분에 대해서도 할말이 없게 됩니다.
솔직히 우리는 주택가와 학교옆의 납골당을 반대하는 것이었지 납골당 환기구 위치에 반대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은 이인호님도 잘 아실겁니다.
더구나 현재의 상황이 환기구의 방향이 급식소가 아니란 쪽으로 흐르고 보니 우려했던대로 반대 주민의 입장에서는 맥이 빠지는 군요.
환기구 방향에 대해 주민들이 잘못알고 바난한 것이 맞다면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납골당 반대 주민의 한사람의 입장에서 사과드립니다.
(이 부분은 순전히 저 개인의 한사람으로서의 사과이니 다른쪽으로 해석하지 말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성당 관계자는 물론 주민들에게 또다른 혼란을 야기하게 될것 같아 염려됩니다)
환기구 방향을 문제삼은 비난.... 이런 단편적인 부분에 대한 사과는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하기에 저는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존경하는 이인호님!
항상 이인호님을 이해하려 노력합니다.
처음과는 조금 달라진 이인호님이지만 지금도 이인호님을 이해하려 노력합니다.
저의 사과가 반대의 명분을 벗어 던진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이인호님도 짐작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납골당이 더러워서 싫다거나 위생적으로 문제가 되어서 반대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언젠가 이인호님은 납골당을 싫어하는 것은 개인적인 기호의 문제라고 말씀하셨지요.
이인호님의 말씀을 전면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확대된 주장을 하시는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저는 생선가게를 싫어합니다. 우리집 애엄마는 보신탕집을 싫어합니다.
이런 보편적인 시민의 기호 문제는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납골당 문제와는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이런 차이를 없애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하루아침에 생선가게와 납골당을 동급에 두고 기호문제로 돌리기는 힘이 듭니다.
어쩌면 님비가 맞는지도 모르겠지만 학교하나 보고 이사온 저로서는 무신경하게 받아드리기가 솔직히 어렵습니다.

그런 까닭에 저는 학납투위에 적은 금액이나마 성금도 내고 있습니다.

성당측에서 일을 키우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머리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주민들이 구청에 질의를 하지 않아서 신부님의 공식적인 문서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차라리 지금보다는 일이 잘 풀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까지 합니다.
그 문서의 존재로 인해 성당 건축만을 위한 납골당이라는 인식이 주민들속에 각인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 문서는 주민들에게 초반의 충돌을 피하기 위한 의도적인 거짓말로 와 닿을 뿐입니다.
주민들이 무조건적인 납골당 철거를 앞에 두고 시위를 했다해도 성당측은 대화를 했어야 합니다.
모든 담판은 처음부터 양보를 염두에 두고 임하는 경우는 드물지요.
대화를 하다보면 양보안 내지는 절충안이 나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납골당 철거만을 주장하는 주민과의 대화는 필요없다 한다면 주민들의 입장에서 생각할때 성당측은 처음부터 대화의 의지가 없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지요.

이 모든것 때문에 주민들은 흥분하고 격앙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주민들과 맞서 용감히 싸우는 이인호님을 비롯한 여러분을 봅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던 천주교인은 흥분한 주민들에 맞서서 같이 흥분하고 격앙되어 싸우는 용감한 천주교인이 아니었습니다.
한없이 착하기만한 천주교인인-지금은 아니지만-우리집 애엄마만을 보아왔던 탓인가 봅니다.

여기서 이인호님이 논리적으로 주민들을 눌렀다하여 주민들이 천주교를 이해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을 님도 잘 아실것입니다.
어쩌면 오히려 적개심만을 늘릴수도 있지요.
저 조차도 천주교 대해 아름답게 생각해왔던 많은 부분들이 허물어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어떻게든 결론은 날 것입니다.
결론이 난 후에 서로간에 앙금이 적도록 이끌어 갈수 있는 분들은 이인호님을 비롯한 천주교측 사람들입니다.
지금 게시판의 상황은 결론이 난후에도 납골당옆 주민과 성당측은 철천지 원수가 되는 쪽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이런 점은 이인호님을 비롯한 이곳 주인되시는 분들이 걱정해야 할 부분이 아닐런지요.
지금의 상황을 흥분한 주민들이 되돌리기는 힘들다는 것도 이인호님은 잘 알고계시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저의 납골당 반대 주장을 이인호님께 강요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받아들일 이인호님도 아니시겠지만.....

하지만,
공릉동 주민들이 천주교는 나쁘다 라고 말하는 것과 천주교인들이 공릉동 주민들은 나쁘다 라고 말하는 것은 이후에 공평한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쓰다보니 횡설수설입니다.
예전의 하이텔 횡설수설 게시판이 생각납니다.
그때 그곳에는 김유식님이란 영웅이 있었지요. 요즘 디씨인사이드로 유명하신 그분...
이인호님이 이 게시판의 영웅이 되기를 소망해봅니다.

추가)  김강산님과 백미숙님께 드립니다.
님들의 글은 납골당 문제와는 별개로 님들의 주장이 옳고 그름을 떠나 납골당 반대 주민들에게 천주교에 대한 적개심만을 불타게 할뿐입니다.
납골당 찬성의 입장에서 진지하게 글을 올려주시면 될 것을 처음 부터 끝까지 조롱의 글로 일관하니 그 끝을 짐작조차 못하겠습니다.
이 부분은 주민들은 물론 천주교 측의 입장에도 결코 도움이 될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왕성한 게시판 활동을 할수록 책임감도 커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주장하는 바가 맞다고 자신할수록 더욱더 진지해져야 하는게 아닐까요?
님들은 흥분한 납골당 반대 주민들이 아닙니다.
저는 제 와이프로 인해 각인된 이상적인 천주교인의 모습을 가슴속에 계속 간직하고 싶은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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