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개신교),가톨릭,불교,원불교,천도교 등 5개 종단이 제주 강정마을 구럼비 발파와 해군기지 건설 중단을 촉구하는 릴레이 단식을 한다고 14일 밝혔다.

제주도 해군기지건설을 반대하는 범종교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 종교인들은 생명이 평화롭게 살아가는 세상을 건설하고자 노력했다. 우리는 종교의 중심이 생명이며 생명을 사랑하고 잘 보전하는 일이 종교의 책무라고 믿고 있다”고 전제했다.

연대는 “우리 종교인들은 제주도가 세계 평화의 섬으로 선포됐고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보호가치와 상징성이 큰 섬이기에 대규모 해군기지가 건설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연대는 “지역 주민의 반대, 예산 전액 삭감, 도지사와 도의회의 반대, 종교계와 야권의 반대를 무시하고 강행하는 것은 민주주의와 종교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한다”고 했다.

연대는 지난 2005년, 정부가 제주도를 세계 평화의 섬으로 지정한 일을 상기시킨 뒤 “군비증강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확보한다는 목적으로 대규모 해군기지를 건설한다는 것은 평화의 섬이라는 제주도의 이미지를 크게 손상시킬 뿐만 아니라 자연과 더불어 살아온 제주도민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정한 평화는 무력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다. 군비증강은 또 다른 군비증강을 불러 올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해군기지 건설은 동아시아의 화약고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연대는 “예로부터 제주도에서도 가장 살기 좋아 ‘일강정’이라 불리며 400년 동안 한 가족처럼 화목하게 살아온 강정마을이 해군기지 건설 때문에 평화가 깨어지고 폭력이 난무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며 아픔과 분노를 느낀다”고 통감했다.

“특히 3억년의 세월을 지켜온 구럼비 바위를 폭파시키는 장면을 온 몸으로 막아서다 성직자들이 구속되고,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목숨을 건 단식이 이어지고, 공사현장에서 몸싸움하다가 부상당한 사람이 발생하는 등 시민들의 인권과 삶이 위협받고 있음도 주시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첫째, 생명을 파괴하고 지역 주민의 삶을 붕괴시키는 해군기지 건설 중단을 촉구한다”“둘째, 평화의 섬 제주도를 지키기 위해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다 구속된 모든 사람들을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한다.

이들은 “강정마을이 갈등과 반목을 넘어 생명평화의 마을로 새롭게 거듭나길 기도하자”고 호소했다.

종교연대는 조계사 '생명평화 강정캠프'에서 종단별로 16일부터 20일까지 릴레이로 기도회와 단식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