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이야기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고도를 기다리며 중에서] |
---|
매일 메일(mail) 서비스에서 [오늘의 † 복음] "어린이들이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마라. 하늘나라는 이런 어린이와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 (마태오 19,13-15) [고도를 기다리며 중에서] (사뮈엘 베케트) 나이가 제법 들어가면서 매일의 생활 속에서 인정하게 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기다림이라는 것입니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노력보다 더 필요한 건 어쩌면 기다림이라는 것. 세상에는 절실하게 바란다 해도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도 기다림을 통해서 알았지요. 한때는 기다림에 끝이 있는 줄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기다림이라는 건 하나가 지나가면 또 하나가 오나 봅니다. 그래서 누군가가 제게 “삶이 무엇입니까?” 라고 물어온다면 “기다림”이라고 대답하고 싶습니다. 어릴 적 시간 약속에 무뎠던 저는 친구들을 오랫동안 기다리게 하기가 일쑤였는데, 지금은 거꾸로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오히려 여유와 기대를 갖게 된다는 걸 느끼곤 합니다. 짜증나고 지루한 현실이야 어찌 됐든 좋은 상상을 하면서 기다리는 시간이 ‘잠깐 멈춤’이나 ‘쉼’이라는 표지판이 되어 주기도 하구요. 당신, “사랑해요”라는 말보다 “기다릴게요”라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 * * 블라디미르 불행히도 인간으로 태어난 바에야 이번 한 번만이라도 의젓하게 인간이란 종족의 대표가 돼보자는 거다. 네 생각은 어떠냐? (에스트라공, 아무 대꾸가 없다.) 하기야 팔짱을 끼고 가부를 이모저모 따져보는 것도 우리 인간 조건에 위배되는 것은 아니지. 호랑이는 아무 생각 안하고 제 동족을 구하러 뛰어들기도 하고 그런가 하면 깊은 숲 속으로 달아나버리기도 하지. 하지만 문제는 그런 게 아니야. 문제는 지금 이 자리에서 우리가 뭘 해야 하는가를 따져보는 거란 말이다. 우린 다행히도 그걸 알고 있거든. 이 모든 혼돈 속에서도 단 하나 확실한 게 있지. 그건 고도가 오기를 우린 기다리고 있다는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