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6일 (토)
(녹) 연중 제13주간 토요일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으냐?

유머게시판

나폴레옹과 징기스칸/ 진정한 세계의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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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훈 [johnnara] 쪽지 캡슐

2008-04-14 ㅣ No.7369

세계를 말발굽 아래 굴복시키고 가히 한 시대를 평정했던 동, 서양의 두 영웅 나폴레옹과 징기스칸이 사이버에서 다시 만났다.
 
그들은 자기가 진정한 세계의 영웅이라며 늘상 다투는 앙숙지간이었는데, 그날은 나폴레옹이 먼저 싸움을 걸었다.

나 황제 : 내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 이봐 진(징) 마적, 누가 더 빠른가로 우리 대부와 대자를 가리자.
징 대황 : 내 쭈우욱 생각하던 바다. 그래 너(나) 꼬마, 누가 짱 빠른가로 우리 형님과 아우를 가리자.

이들의 기도 안 찬 시비를 잠자코 듣고 있던 우리의 충무공(忠武公), 애드미럴 이순신이 이 풋내기들을 일거에 제압할 절호의 찬스가 왔음을 직감하고, 수길(風臣秀吉)의 목말을 타고, 방영했던 KBS TV 드라마 CD를 박차고 나와서 양 진영에 대고 소리쳤다.

이순신 : 양 코너 오합지장들 듣거라.  내가 열흘 뒤 이시간에 불화살을 공중에 쏘아 올리거든 그것을 신호로 하여, 나 군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징 군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달려서 양쪽 중간 지점이 되는 카스피해 한 가운데 있을 내 거북호 갑판으로 달려들 오거라.  그럼 본관이 거기로 먼저 도착하는 자를 승자로 확정해 주겠다.  이 얼간들, 모두 알간?

태양이 하나이듯 진정한 영웅도 하나여야 하는데 이거야말로 눈엣가시같은 상대방을 꺾고 진정한 세계의 영웅으로 우뚝 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직감한 두 사람은 이순신의 말투가 귀에 심히 거슬렸으나, 견문발검(見蚊拔劒:모기를 보고 칼을 뽑음)을 할 수 없다며 대응을 뒤로 미룬 채 이순신의 제의를 받아들이기로 하고 준비를 서둘렀다.

전술전략이 뛰어난 포병출신 지장 나폴레옹은 인간 대포알이 되어 날아 가기로 전략을 세우고, 온 유럽이 보유한 화약을 다 동원하는 이른 바 '봉주르 유로 화약 총동원령'을 내려 화약을 수거하고 초대형 대포를 제작하여 즉시 맹 훈련에 돌입하였다.

불세출의 궁수출신 용장 징기스칸은 인간 화살이 되어 날아가기로 작전을 수립하고, 이름하여 온 중국인을 대상으로 '니하오 십억 명 총동원령'을 내려 자기를 쏘아 올릴 초대형 활 제조 및 활쏘기 훈련에 박차를 가했다.

온 세계가 긴장하며 세계의 영웅 탄생 순간을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었다.  둘 이상만 모이면 토킹 테마는 한결같이 이들이 벌이는 세계영웅쟁탈전이었다.

한국의 로또 복권에서는 누가 몇 초가 더 빠를 것인가로, 로또 사상 최고의 상금인 100조원(미화 1000억불)을 걸었다.  온 세계의 대머리 도박사들이 무려 200조원(미화 200억불) 어치의 로또를 사자 로또는 당장 100조원의 흑자를 내며 세계 최고의 인기 복권으로 급부상 하였고, 우리 원화가 새로운 국제 공용화폐가 되었다.

위급상황을 대비하여 구급선 '대장금호'가 카스피해에 배치되었고, 정2품 고깔을 쓴 이영애가, "나나니 나니나 나나니요 ...에헤이야 데헤이야 에헤..." 장금송을 울리며 극청순 미소를 머금고 침쌈지를 차고 대기하였다.
 
영애의 뇌살미소에 홀딱 간 광고 메이저들, '어디더써'와 '나이테', '이에스피알', '막돈알고' 등이 축구스타 호나우도와 왕년의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의 개런티를 합친 것보다 두 배나 더 높게 우리은행 계좌로 '묻지마 광고 개런티' 선불금을 쏘아 댔다. 
 
덩달아서 KOSPI 주가지수가 10,000 포인트를 훌쩍 넘기는 기염을 토했다.  드디어 기다리던 열흘 뒤 그날 그 시각이 되었다. 
 
숨막히는 폭풍전야와도 같은 긴장기류가 흐르는 가운데 카운트 다운이 시작됐다.  카운트 다운은 IOC 위원장이 우리말로 하였고 그것을 받아서 아들 부쉬가 영어로 날렸다.

"열 아홉.. 일곱.. 넷.. 둘 하나 영!", 숫자가 영(제로)에 이름과 동시에 예고한 대로 이순신이 불화살을 수직 창공으로 쏘아 올리자, 혜성처럼 솟아오른 그 불화살을 본 나폴레옹과 징기스칸은 사상 처음으로 각각 인간 대포알과 인간 화살이 되어 동시에 우주를 가르며 목표지점 우리의 거북선을 향해 날랐다.

아무도 그들에게 대본이나 '레디, 액션!' 같은 싸인을 주지 않았는데도 둘은 동시에 두 팔을 쭉 뻗으며 수퍼맨 동작을 취하고 번개처럼 비행했다.  혹자는 그들을 'TV를 아는 영웅들'이라고도 하였다.

물론 양 진영의 공수특전단 호위병사 천 명씩도 자기 장수들보다는 격을 낮춰 약간 작은 대포와 활에 각각 실려 각자 자기편 장수들을 호위하며 한일월드컵을 기념하듯 두 장수를 포함한 각 1001 명씩, 총원 2002 명이 유라시아 대륙 창공을 누비며 자기네 장수들과 같이 수퍼맨 폼으로 쌍무지개 퍼레이드를 연출하였다.

우리별 '무궁화 1, 2, 3호' 카메라 플래쉬가 폭죽을 터뜨리듯 작렬하며, 현란한 레이저빔을 방사했다. 창세기 이후 가장 장엄한 인간 우주쇼가 펼쳐진 것이다.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노무현 세 전직 대통령이 이명박 대통령의 초청을 수락하고 청와대에서 회동한 기념 축배를 들며, 4인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편집자 주: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은 북쪽 지방 정부의 초청과 방문으로 부득이 불참하였으나 공동성명 내용은 참석 4인에게 위임하였다고 함)

4인 공동성명 : 우리나라의 국제화 세계화와(여기까지가 YS의 구호임) 우리 겨레의 민주 평화통일과(여기까지가 DJ의 구호임) 세계 선진국가로의 도약과(여기까지가 MH의 구호임) 대한민국의 위대한 747 달성을(이것이 MB의 마무리 구호임) 위하여, 위하여, 위하여!!!!  (YS, DJ, MH, MB  4인 일체 합동구호임)

조금 뒤 우리 코리아의 뉴스 전문 채널 YTN의 뉴스 특보가 있었다. CNN은 그것을 지구촌 온누리 방방곡곡으로 생중계 하였음은 물론 이것이 계기가 되어 한국어가 새로운 국제 인기 공용어가 되었다. '한국어 몰입교육'의 열풍이 오대양 육대주를 휩쓸었다.  한국어 강사 수요가 급증하자 초등학교 졸업 이상의 한국 내 사오정, 오륙도 등 실업 문제가 단박에 해결이 되었다.

앵커맨 : ...(초약) 화약과 활심이 기준량보다 딸린 양측 호위무사들은 목표 지점인 거북선에 미처 도달하지도 못하고 모두 카스피해 가운데 빠져서 허우적대고 있으나,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목표 지점에 동시에 도착한 장본인들은 오늘 승부를 가르지 못하고, 거북선 갑판 쇠꼬챙이에 엉덩이가 박혀서 꼼짝도 못한 채 신음하고 있습니다.

다시 앵커맨 : (뉴스 계속됨)  해신(海神) 장보고의 축하를 받던 우리의 충무공은 한동안 그들을 내려다보고 나서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무대에 등장하던 때와 마찬가지로 수길의 목말에 채찍을 가하며 광화문 앞 자기 지정석으로 유유히 퇴장하였다고 합니다.

또 앵커맨 : (뉴스 계속됨)  그럼, 이 마이크를 대땅 낭패를 당한 두 장수에게 가져가서 인터뷰를 해 보겠습니다 "그런데, 두 장수께서는 오늘 결과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두 사람이 합창하듯 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유구무언입니다. 나는 놈 위에 쇠꼬챙이 거북선이 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한 수 배웠습니다."   "빨리 구해 주세요. 열라 괴롭습니다."

또 다시 앵커맨 : 그들의 얘기가 계속되었다.  "그리고 진정한 세계의 영웅은 지용덕을 모두 갖추신 무적 코리아 함대의 제독, 충무공 이순신 선생이십니다."   "암요!"   그러고 나서 둘은 서로 마주보며 말했다.   "이보게, 그래도 우리 제자들이, 은제 날 잡아서 1, 2품전이라도 꼭 한번 가저야것잖나? "   "그래, 이 따샤!"
 
여기에서 K-1에 데뷔하여 최근에 챔피언이 된 골리앗 테크노, 최홍만 선수가 주먹을 불끈 쥐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머금고 인터 세트를 하였다.  "이봐요 선배님들, 앞으로 모든 영웅전은 K-1으로 하는 게 어떻습니까?"  이에 두 사람이 이구 동성으로  "아니, 다른 복병이 코리아에 또? 그렇다면 1, 2품전마저 ...?"

한 번 더 앵커맨 : 이어폰으로 도꾜 특파원의 콜을 듣고서 "아, 궁금하던 도꾜 특파원이 연결됐습니다. 도꾜 특파원, 나오세요.

도꾜 특파원 :  벽 한 가운데에 태극기가 걸린 대청마루에 전통적인 일본 옷을 입은 일본 왕이 엎드려 있다.  보시는 바와 같이 일왕(日王), 아키히토가 한반도를 향해 넙죽 엎드렸습니다.  "아노(저), 도그도와(독도는) 다께시마(竹島)가 조루데(절대) 아이고, 자고로 쭈우욱 센세이(先生) 나라 따이가(땅이) 맞스무니이다.  맞구요. 저 쓰시마 아니, 대마도도 우리 조산(祖上) 나라로 다시 내 드릴 요이(용의)가....  "  아, 갑자기 연결이 끊어져버렸습니다...(종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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