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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Re:온전히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두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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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영혼 [59.86.230.*]

2007-12-22 ㅣ No.6166

 
    오늘 복음에서 마리아는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루카 복음 1장 46-56절)."로 노래합니다.
 
세상이 불공평하게 보일 때가 많습니다. 심지어 아빠로부터 언니는 기도하는 마리아로 예쁘다 하고  나는 분주하며 산만한 막달라 마리아 취급 당할 때 몹시도 서운해집니다. 
 
어떤 자매는 가정 방문을 하는 신부님을 위해 어려운 살림이지만 온갖 정성을 다해 음식을 마련하였으나 커피만 달랑 마시고 바쁘게 다른 가정도 방문하러 떠난다는 그분의 뒷 모습을 보면서 약이 오른 나머지 그만 동네방네 신부님의 흉을 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바로 이러한 순간 오늘 복음에 나오는 성모님을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자매님처럼 착하고 순진하기만한 성모님께서 과연 이 순간 행복한 것일까요? 열다섯 나이에 아이를 가진것과 그것도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임신으로 앞이 캄캄한 상황에서도 주님의 입장에서 모든 일들을 받아들이시면서 오늘 복음에 나오는 기쁨의 노래를 부르십니다.
 
우리들의 어머니로 존경과 사랑을 받는 성모님의 고백은 이러한 마니(두손을 벌려)피캇으로부터 이루어졌습니다. 나의 입장으로의 억울하고 비 합리적인 그것들에 대하여 실컷 울고 난 뒤에 어느새 염치 없게도 죄많은 이 몸과 마음은 천사의 방문을 생각하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의 주제는 '내 입장만 생각하지 말고, 주님의 입장을 생각해보십시오.'라고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자매님 안팎에서도 함께하시는 주님의 입장은 과연 무엇인지 생각해보도록 합시다. 
 
예수님도 때때로 극심한 자매님의 내성적인 공간에 홀로 계셔야 할테니 님의 성격또한 전화위복이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세상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든것을 사랑하시고 그 배려를 위해 절제까지 이루어 주시기에 이웃의 눈치를 많이 본다는, 남을 지나치게 의식한다는, 산만하다는, 눈치가 없다는 지적에 겁조차 심화되고 있는 자매님은 복되신 분입니다.
 
사회 생활하면 여러 사람에게 이용당하기 일쑤라 하셨는데 교회를 포함한 어느 공동체던지 초대 공동체이신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울타리로 향하는 여정에서 이용(?) 당하지 않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습니까? 사실 여기서는 이용이란 단어는 적절치 않을것입니다. 왜냐면 주님의 품은 세상 어느 누구도 간섭을 할 수 없으며 스스로의 판단감조차도 평화롭기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여정은 님의 경우와도 같은 지금의 크고 작은 수련이 필요합니다. 님이 화를 내는 감정이 두렵다 하셨는데 주님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할 이유도 매우 풍성할 것입니다. 게쎄마니 동산에서 성 목요일 밤 11시 30분부터 한시간동안 지겨운 고통인 죄악으로 인한 예수님의 고통에 동참할 수 있도록 기도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다는 생각을 해 두십시오. 예수님께서는 죄악처럼 싫어하시는 것이 없습니다. 이렇게 싫어하시는 죄악을 한 사람의 것도 아니고 전 인류의 것을 맡아지셨으니 그 마음이 어떠하셨을까요? 예수님께서는 게쎄마니에서 우리의 모든 죄악을 당신 죄처럼 맡아지시고 거기에서 오는 온갖 부끄러움을 당하시며 죄악의 바다 속에 파묻히셨습니다. 이것 때문에 전례에 없고 들어볼 수도 없던 땀! 즉 피가 섞인 땀을 흘리게 되셨던 것입니다.
 
예수님처럼 근심을 당한 이 누구며 예수님처럼 사랑에 불탄 사람이 누구인가! 예수님과 같은 이 아무도 없습니다. "아버지, 제 뜻대로 마시고 오직 아버지 뜻대로 하소서."
 
아버지가 화를 내지말라고..항상 말씀하시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가중되시는지요?
 
화내지 마라.
반항하면 넌 못된 딸이다.
천하의 몹쓸 딸이야.
네 말은 들을 가치도 없어.
네가 뻔하지..
비난만 저에게 돌아옵니다.
아버지는 대화를 모르고,,
권위의식에 사로잡혀서 대화를 하자고 하시지만
일방적인 설교를 하시고
제 이야기는 들어주시지도 않으십니다.
소심하신 분이에요..
아버지가 상처가 많은 분이라는 것을 알지만,
저는 항상 아버지에 못난 딸이고
몹쓸 딸이었습니다.
어제도 아버지께 반항하다가..
맞았습니다.
언니와 사이가 좋지 않은데
자기 불리한 이야기 쏙 빼놓고
항상 아버지한테는 착한 딸인 것 마냥 행동했거든요.
아버지를 생각하는 마음이 언니 진심일 수 도 있지만
아버지는 잘못한 일에도
언니를 두둔하셨습니다.
 
흠,,, 자매님의 이 이야기는 게쎄마니에서의 예수님의 마음도 몹시 괴로우셨기에 성녀 마르가리타에게 하신 말씀으로 듣는 여정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는 게쎄마니에서 인간의 모든 죄악을 맡아지고 하늘에서나 땅에서나 아무 위로 없이 온전히 버림을 받고 있을 때, 그 어떤 때 보다도 제일 견디기 어려웠다. 내 무죄함에도 불구하고 성부께서 의노의 쓰고 쓴 쓸개의 잔을 먹이시며, 성부 의노에 나를 희생시키시고자 아버지의 이름도 잊어버리신 듯이 내위에 의노를 발하시는 지극히 정의로우신 성부 대전에 대령되었다. 내가 그때 당한 고통의 지독함을 알아들을 사람은 하나도 없다."
 
예수께서는 당신 벗들에게 이 끔찍한 고민을 기억하며 당신의 이 쓴 잔을 나누고 효성과 위안과 사은의 예를 당신 곁에서 행하여 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이것이 성시간입니다.
 
이해심이 부족한 아버지 덕분에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한다는 두려움 때문에
제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주관과 독립심을 잃어 버릴 수 있는 비움의 철학 덕분에
자매님은 지금 마르가리타 성녀에게 주시는 예수님의 멧세지가 더욱 가슴에 다가올 수 있을것입니다.
 
이러다간...
평생 남에게 이용당하며 세뇌당하며...
정신적 학대가  당연한 것이라고 받아들이게 될까봐 두렵습니다.
 
이러한 자매님의 고백도 넓고 깊게 생각하면 성모님의 여정을 닮는 매우 훌륭한 여정으로 승화되고 있는것입니다. 다만 앞으로는 너와 나의 죄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하느님께서 내안에서 활동하시는 은총으로 가급적 초점을 맞추신다면 틀림없이 전화위복으로 더 나아가 성녀로서 승천하실지도 모를 일이니 너무 아빠와 언니에게 섭섭해하지 말아주세요. 요즘 우리나라의 대다수 이혼하는 부부들도 결국은 피해의식을 본의 아니게 방관해야 하기에 망상화 되어 도피하는 현상이기도 하지 않습니까?
 
로마의 박해를 피해 달아나던 베드로도 그 순간 주님을 만나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를 묻자 두번째 죽으러 로마로 간다 하셨기에 십자가에 거꾸로 메달려 피의 순교까지 하셨습니다. 커다란 녹색 순교의 덕으로 무장되고 있는 자매님은 복되신 분입니다.
 
부드럽게 좀 말해라..
화내지 좀 마라..
모두 하는 말입니다..
저는 그러면 화를 내는 일이 두려워집니다.
제가 화를 내면..
모두 저를 떠날 것 같아서요.
제가 철저하게 버림받을 것 같아서요.
세상에서 가장 힘든게 버림받을까봐 두려운 거에요.. 
저는...그게 가장 두렵습니다..
그래서 남들에게 지나칠 정도로 헌신적입니다.
항상 제 자신은 뒷전...
이런 저..스스로 사랑할 수 있게..
살려 주세요..
 
흠,,, 자매님께 부족한 저로써 드릴 수 있는 위로로서 주님의 게쎄마니 수련 범주를 벗어나지 못함에 죄송타 하고싶군요. 훌륭하신 자매님의 고백을 보면서 이미 게쎄마니의 주님 고통을 함께 나누고 있는 수녀님이실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힘내십시오 자매님, 우리 모두가 기도로서 함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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