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목사와 전도사 등 성직자들이 제주해군기지 공사현장의 펜스를 뚫고 구럼비 안으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장로회가 예고했던 대로 1000여명의 성직자들은 연이어 구럼비 안으로 진입하도록 하는 평화운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3일 강정마을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30분께 목사와 전도사 등 성직자 9명이 중덕 삼거리서 강정포구로 연결되는 구간에서 돌로 펜스를 찍어 구멍을 내고 공사장 안으로 진입했다.

9명의 성직자 중 임보라 목사를 포함한 5명의 목사와 전도사들이 해군기지 공사장 안으로 들어갔다. 나머지 4명은 경찰의 저지로 진입하지 못했다.

이들은 펜스 앞에서 찬송가를 부르며 항의중이다. 펜스가 뚫린 장소는 3월9일 이정훈 목사와 김정욱 신부 등 성직자들이 생명평화를 외치며 구럼비 안으로 진입한 바로 그 곳이다.

공사장 안으로 들어간 성직자 5명은 경찰에 막혀 구럼비 바위까지 진입하지 못했다. 이에 이들은 공사를 저지하기 위해 공사장 내 굴삭기 주변을 둘러싸 시위 중이다.

   
▲ 경찰이 구멍난 펜스 옆에서 경비를 서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 성직자들이 돌로 구멍을 뚫은 펜스 모습. 해군은 곧바로 안쪽에 보수공사를 통해 구멍을 막았다.ⓒ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경찰에 고착된 이들은 아직까지 경찰서로 호송되지 않고 있다. 연행 소식이 전해지자 제주해군기지 사업단 정문 앞에는 강정주민과 활동가들이 대기하며 호송을 막고 있다.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앞서 3월13일  "공권력이 아무리 탄압해도 비폭력 저항운동은 계속될 것이다. 앞으로 100명이든 1000명이든 계속 성직자들이 구럼비로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펜스를 깬 한 목사는 "우리는 연행과 구속을 각오했다. 대한민국 국민은 폭력, 구속으로 길들일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며 "철조망을 걷어내고 공동체 주인들의 땅을 돌려주겠다"고 말했다.

한국기장 총회는 이날 오후 2시 강정마을에서 기도회를 열고 생명평화의 뜻을 전달키로 했다.<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