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강정마을에는 원불교를 시작으로 천주교, 불교 등 종교계가 잇따라 방문해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우려를 표하고 강정마을의 평화를 기원했다.  

이날 오후 2시 원불교 참여연대는 강정마을 평화를 위한 법회를 열었고 이어 천주교 광주교구 옥현진 보좌주교가 집전하는 미사가 진행됐다.

   
 
오후 4시부터 해군기지사업단 정문에서 열린 이날 천주교 미사에는 신도와 마을 주민등 70여명이 함께 했다.

 옥현진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8개월전 2011년 8월 1일 강정마을 방문 당시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도민들과 뜻을 함께하며 지속적으로 연대하겠다고 이야기 했다”며 “군비 확충을 통해 평화를 유지하겠다는 발상의 전환을 바란다는 의견을 전달했고 하느님이 주신 자연을 유지하기 바란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한, 몰아붙이기식 강제 개발이 아니라 정부와 강정 마을주민들이 서로 의견을 나누는 대화를 통해 해결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옥 주교는 “제주에서 일어난 1948년 4ㆍ3사건을 기억하고 있고, 80년 5월 광주에서 발생한 5ㆍ18 때는 국가폭력을 통해 얼마나 많은 희생을 했는지 경험했기에 서로 대화해야 함을 말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제주를 다녀간 뒤 여러 지인들에게 정부를 상대로 투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결론은 뻔한 일이라 만류했다”며 “그래서 그들에게 강정마을에서 진행된 내용과 카톨릭이 단순 환경문제로 반대하는 것이 아님을 설명했다”고 고백했다.

   
 
옥 주교는 “국민으로서 국가 안보를 반대할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라며 “무슨일을 하더라도 의견수렴의 절차와 공정을 지키며 합리적 사고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21세기 민주화 시대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이곳에서는 절차민주주의가 상실되고 대화와 토론도 없이 결정과 강압만 남아있다. 대한민국 백성들을 탄압하며 이뤄야할 민주적 가치와 안보의 의미는 무엇이냐”고 따졌다.

   
 
그는 “우린 선의의 의견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대립만 하고 있다. 공청회를 통해 다시 한번 점검하고 바로 세우도록 하자”고 말했다.

 더불어 “국가안보도 중요하지만 국민들도 중요하다. 국가 정책이라고 무조건 따르라고 하기보다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 협력을 얻어내는 것이 국가의 지도력이다. 정책이 잘못됐다면 수정할 용기도 필요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옥 주교는 “강정마을은 여러 혼란 속에서 친지들이 나뉘고 가족들이 대립하는 상황은 어느 누구도 원하지 않았던 상황”이라며 “아무쪼록 강정마을 모든 주민들과 제주도민 모든 분들이 마음에 상처를 씻어내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한편, 이날 옥현진 주교는 미사 중 서로의 축복을 기원하는 자리에서 해군기지 사업단 정문을 지켜 서 있는 경찰병력의 손을 잡고 축복을 빌어줘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