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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묵주이야기] 118. “아, 저 묵주가 사람을 살렸구먼!” 박영웅 요한 사도(수원교구 군포 수리동본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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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박영웅 요한 사도(수원교구 군포 수리동본당)
쑥스럽고 어색한 생각이 든다. 나와 묵주가 만나게 된 것은 기도보다는 신기하고 예쁜 묵주를 소장하려는 욕심에서 출발하여 전국 유명 성당과 성지를 순례하며 수집하고부터다. 어머니의 기도가 함께 들어있는 깊은 뜻을 알고서 묵상 가운데 ‘묵주만 많이 가지고 있으면 무엇 하냐 기도를 해야지’하는 성령님의 질책과 권면이 함께 들려왔다. 재미도 있었고 즐거움도 말할 수 없었다. 전철을 타고 가면서도 묵주기도 1단을 바치는 사이에 한 정거장은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지나가니 지루하지도 힘들지도 않고 목적지까지 갈 수 있는 은총을 누리게 되었다. 그래서 먼저 선종하신 분 중 마음속에 있는 분들을 위해, 본당을 위해, 냉담 중인 교우들을 위해, 더 크게 나아가 통일을 위해서도 필요한 기도를 드리니 영혼이 한층 맑아지는 것 같았다. 이제는 묵주를 쥐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그때마다 하느님을 통해 도와주시니 고마움을 표현할 길이 없다. 그뿐인가. 성모님께서 예수님의 십자가 아래서 바치셨던 기도를 내가 죽을 때에도 똑같이 빌어 달라 청하니 묵주의 큰 힘이 나를 지켜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성모송 한 자 한 자가 돌판에 새기듯 신중한 기도로 발전했던 것이다. 사도로 부르심을 받은 바오로의 회심(갈라 1,13-16)은 아니지만 신앙의 전환점이 된 것도 사실이다. 자캐오(루카 19,4-5)의 심정으로 간절한 기도를 하게 된다. 이렇게 묵주를 손에 쥐고 살다 보면 일화도 많이 생긴다. 평소 산을 좋아하여 산행하고 내려오는데 사찰 앞에 긴 행렬이 있다. 옆 사람에게 무슨 줄이냐고 물었더니 점심공양으로 국수를 준다는 것이다. 줄을 서서 내 차례가 됐는데 배식하던 보살 아주머니가 손에 든 묵주를 보고는 긴 국자로 떠밀면서 비키라는 것이다. 국수도 못 먹고 무안을 당한 채 산 밑에 오니, 교우들을 만나 설렁탕 대접을 받았다. 성모님께서는 다른 방법으로도 먹이시는 것이다. 하느님의 솜씨에 감탄하면서 내려오는데 갑자기 말벌들이 달려든다. 당황하여 피하려다 발을 헛디뎌 절벽으로 굴러떨어졌다. 나는 그 순간을 모른다. 정신을 잃고 있는데 인기척이 들리면서 구조되었다. 사람들이 나를 보면서 ‘어떻게 살았어, 아 저 묵주가 살렸구먼.’ 알고 보니 미끄러지면서 묵주에 나무뿌리가 걸려 더 떨어지지 않고 목숨을 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잔잔한 물가가 아니면 그것은 푸른 풀밭도 잔잔한 물가도 아닙니다. 항상 겸손한 존재로, 목마른 존재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성모님과 함께 살고 싶습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