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5일 (금)
(홍)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 그들과 다른 민족들에게 증언할 것이다.

[명동 성당 농성자들에 대한 의견] 이기주의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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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shinxeno] 쪽지 캡슐

1998-11-30 ㅣ No.18

누구나(?) 알다시피 명동 성당에서 농성 중이던 천막이 강제 철거되었다.

명동에 자원 봉사를 하러 일주일에 한 번은 나오는 사람으로서 입구에 있는 그 모습을 그냥 지나가는 모습으로 보지는 않았다. 마침 굿뉴스에 강제 철거의 글이 올라왔고, 오늘 이곳에 오면서 사뭇 기대를 했다. 없어진 것에 대한 기대와 후련함이 아니라, 새로운 변화에 대한 사람들의 모습을 말이다.

 

지금은 4개의 천막이 있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전혀 줄어든 것 같지 않다. 오히려 늘어난 대자보들. 특히 명동 성당의 강제 철거를 비방하는 글들이다. 오히려 늘어났다. 매우 심한 언어와 함께....

 

여기에 자주 오는 사람들은 안다. 그들이 힘들게 농성을 또는 투쟁을 하고 있으며, 하루 이틀도 아닌 오랜 시간을 그렇게 한다는 것이 사랑으로 감싸져야 더욱 힘을 내서, 힘없는 이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열어준다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그들은 이런 것도 안다. 기물을 사용하면서 또는 시설을 나름대로 새우고 농성하면서 손상시키고, 그 이후에 복구하지 않는 모습이 매우 많다는 것, 투쟁이나 농성과는 상관없는 때로는 유원지에 놀러온 사람들과 같은 좋지 않은 모습으로 인해 성당의 모습을 아니 우리가 아끼고 보살펴야 할 곳의 모습을 망가뜨리고 있다는 것, 마지막으로 자신들의 조그마한 행동이 좋던 나쁘던 대부분의 농성자가 자신들의 안방을 사용하듯이 지내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인간 발전의 역사란 약자의 단결이 강자의 힘과 권위의 오류를 수정하는 모습이라고 한다. 하지만 도전과 투쟁과 단결이 약자를 리드하는 또다른 강자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예도 우리는 많이 보았다.

 

그들의 이유가 좋은 것이고 고귀한 것이라면 지나가는 행인의 숨소리 마저도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신 것이라는 걸 그들이 생각하면서 성당에 발을 들여 놓았는지 묻고 싶다.

 

누구에게? 하느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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