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5일 (금)
(홍)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 그들과 다른 민족들에게 증언할 것이다.

신앙상담 신앙상담 게시판은 비공개 게시판으로 닉네임을 사용실 수 있습니다. 댓글의 경우는 실명이 표기됩니다.

q 뭐라 말씀을 드려야 할지

인쇄

비공개 [210.220.197.*]

2008-04-03 ㅣ No.6530

 
안녕하세요.  초등학교 4학년때 영세를 받고 대학교 때 견진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작은 벤처기업을 운영하고 있구요. 운영한지 이제 약 1년 4개월 남짓 되었습니다.
 
중고등학교 때는 교리경시대회 수상과 교황님 방한 시 본당 대표로 교황님께서 직접 집전하신 미사에 참례하기도 했습니다. 누구보다 신앙생황, 교리반 생활을 열심히 했고, 대학에 들어가서는 3학년때까지 교리교사도 했습니다.
 
그러나 증고등학교 때부터 품게된 각종 의심과 회의, 그리고 성적인 유혹과 왠지 모를 불안감과 근심에 몹시도 내적인 고통을 많이 겪으며 지냈고, 그럴수록 더욱 성당활동에 매달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고해성사를 보는 것이 그 어느 것보다 괴로웠고 힘들었으며, 그래도 꾸준히 고해성사를 보고 미사 참례를 성실히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한계에 부딪쳐 교리교사 생활의 중간즈음부터는 고해성사를 보는 회수가 크게 줄어들었고, 영성체를 모시지 못하는 경우가 모시는 경우보다 훨씬 더 많았습니다. 겉모습은 멀쩡했어도, 아마 누구도 이를 눈치채지 못했을 것입니다. 영혼은 그 깊은 곳으로부터 이미 심하게 병이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결국 90년대 중반들어 성당을 다니지 않게 되었고 고시공부를 시작하면서 이를 기회삼아 거의 성당과의 관계를 끊다시피 하고 생활해 왔습니다.
 
사회에 나온 이후에는 거의 성당을 간적이 없는것 같습니다. 물론 그 와중에도 근심과 고통 그리고 유혹에 허물어질 때면 남몰래 저녁기도를 드리고, 가끔씩 주모경을 드리기도 하고 화살기도를 드리기도 했지만...사실상 냉담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  였습니다.
 
그러게 냉담하고 주님을 멀리한지 십수년만에 올해 초부터 다시 성당을 찾게 되었습니다. 
 
성당을 다시 찾고 주님을 다시 찾은 것은 다름아닌 사업의 악화때문이었습니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의도가 매우 불순했고 이기적이었다는 점을요...
 
그 전에도 힘들때면 주남을 찾았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힘들때만 기도했고 도움이 필요할때만 주님을 찾았습니다. 다만 다른점이 있다면 다시 찾았을 때는 그 고통이 과거의 그것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이것이 안되면 죽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만큼 고통이 극심했고 벼랑끝에 내몰린 상황이었다는 점이 달랐습니다. 
 
작년 8월말 한 번 설명하기 힘들정도의 고통으로 사업부진과 채무독촉 및 압박 등...저절로 주님을 찾았고 정말 간절하게 진실하게 기도드렸습니다. 그때는 화장실에서건 사무실에서건 차안에서건 생각이 날때마다 기도를 드렸고 그 때문이었는지 정말 오랜만에 "평화"라는 것을 느꼈고, 하느님의 도움심 덕분인지 기적적으로 기사회생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때는 정말 기적이라는 말밖에는 달리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기사회생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몇 번 , 아니 수십번 이상 다시 성당을 나가야지 나가서 미사참례하고 고해성사도 하고 성당활동에도 참여해야지 했는데 막상 기사회생을 하고 나서는 다시 이런 핑계, 저런 핑계를 대며 성당을 나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도 거의 매일 기도는 드렸습니다. 과거와는 다른 마음으로 말입니다. 글을 쓰면서도 이 모순된 행동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당혹감이 듭니다만...어쨌든 한 차례의 절체절명의 위기 이후 매일 기도드리고 과거보다는 훨씬 나아진(?)모습으로 생황을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몇 달이 되지 않아 다시 큰 위기가 몰려왔고, 이 위기는 첫 번째 위기처럼 극적인 회생의 기회를 잡지 못했습니다. 첫 번째도 극심했지만...두 번째 위기는...정말 뭐라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극단적이었습니다. 이 때 세번인가 네번인가 성당을 가서 성체조배를 했습니다. 성체조배라기 보다는 너무도 힘들고 고통스러워서 그래서 저절로 발길이 성당으로 향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그 때문에(?) 어느 비오는 주일 오후 오늘 성당을 안가면 두고 두고 후회하겠다는 생각이 온 마음에 가득차면서 십수년만에 처음으로 미사에 참례를 하게 되었습니다. 몇 일 후부터 묵주기도를 시작하였고 묵주의 9일기도를 시작하게 되었으며, 드디어 고해성사도 봤습니다. 다시 몇 번 성당 미사를 빠지고 다시 몇 번의 고해성사를 보고 묵주기도는 그 동안 계속 드리면서, 비록 몇 차례 기도를 놓쳤지만 다시 시작하면서 묵주기도를 계속 드렸습니다.
 
마음을 다잡고 주님과의 일치를 이루게 해달라고 기원하고 어느때 어떤 상황에서든지 주님을 가장 먼저 생각하고 주님께 모든 것을 의탁하고 순명하게 해 달라고 기도드리면서 아울러 현재의 위기를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지향도 함께 기도드렸습니다.  
 
가끔은 평화의 순간과 기쁨의 순간 용기의 힘을 얻었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쓰다보니 너무도 길어지는군요. 기왕에 남기는 글 마저 끝내겠습니다. 
 
결국 이 위기가 너무도 심각한 상황에 이르고야 말았습니다. 
 
제 모든 것을 걸었는데, 제 자신의 안위보다는 회사와 직원들을 더 먼저 생각했고 비록 교회적으로는 타락한 죄인의 생활을 해왔겠으나 세속적으로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여 어려운 이를 돕고 선한 마음을 가지려 노력하면서 비록 그것이 위선일지라도 적어도 남을 도우면서 생활했다고 생각해 왔는데...그리고 비록 너무 늦기는 하였으나 다시 주님께 의탁하고자 주님을 찾았는데...비록 그 의도가 불순했고 그 이후의 제 노력과 의지가 턱없이 부족했지만...
 
이젠 아무리 기도를 드리고 마음을 다잡고자 노력을 해도 도저히 이 위기를 넘을 수 있는 방안이 없는 것 같습니다. 
 
기적을 바래서도 안되고 기적은 없다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주님의 사랑이 저를 외면해서도 아니고 성모님의 보살핌이 부족해서도 아니라는 점도 잘 알고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지금 이순간도 저를 위해 사랑을 주고 계시고 제 모습을 보며 아파하고 계신다는 것을 또한 잘 알고 있습니다. 
 
주님의 사랑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게 놓인 고통의 크기를 저는...도무지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제 능력의 한계이며, 제 인격의 한계인 것 같습니다. 
 
지난 여름부터 지금까지 적어도 4, 45차례는 스스로 생을 끝낼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세 번은 유서를 썼고,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심각히 고민했었습니다. 그러나 기도의 힘으로 견뎠고, 못난 죄인을 사랑하시는 주님의 그 한없는 사랑과 성모님의 보호로 아슬아슬하게 그 위기를 견뎌냈습니다. 
 
그런데 이전 더는 방법이 없습니다. 이제 정말 마지막이고 시간이 없습니다. 
자살을 생각하면서 수 없이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남은 가족들에 대해서도, 하느님 사랑을 결정적으로 외면하는 극단적 선택을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 까 하고...
 
그러나 제 한계, 제 부족함으로 이젠 더는 견뎌낼 자신이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고해성사를 받고 싶으나 고해성사를 하고 마지막 선택을 하는 것은 더 큰 죄인 듯 하여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 긴 글...재미없고 보는 사람을 우울하게 하는 이글을 혹시 마저 읽으신분이 계시다면 그리고 혹시라도 저와 같은 상황을 극복해 보신 경험이 있는 분이 계시다면 부디 조언을 해 주십시오.
 
죽고싶지 않습니다. 누구보다도 더 간절히 살고 싶습니다. 제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그러나 이 상황이 극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정말 죽지 살지는 못할 상황입니다. 
 
마지막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했살은 따뜻하고 더 없이 맑고 청명합니다. 
 
부디 모든 형제 자매님들. 영육간에 건강과 평화와 행복을 기도드립니다. 
다시는 저와 같은 우매한 죄인이 없기를 진심으로 기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515 19댓글보기

신고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