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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율이 나라의 명운을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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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요하 [jiyoha] 쪽지 캡슐

2012-03-26 ㅣ No.331

                                투표율이 나라의 명운을 좌우한다
                              【주장】젊은 층의 선거참여가 미래를 연다







‘4.11 총선’이 보름 여 앞으로 다가왔다. 공천 잡음과 후유증으로 여권과 야권 모두 골머리를 앓는 상황이지만, 시절은 이미 본격적인 선거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곧 치열한 선거전이 2012년의 초봄을 뜨겁게 달굴 것이다.

지난 4년간 국정을 농단한 이명박 정권의 실정과 악행들을 온몸으로 체감했거나 속속들이 알고 있는 국민들은 무엇보다 ‘이명박 심판’이 가장 절실한 명제일 것이다. 사실 많은 국민들이 ‘4.11 총선’에 희망을 두고 있다. 민주주의의 요체인 선거를 통해 이명박 정권을 심판할 수 있다는 그 희망과 기대는 오늘을 무던히 참고 살아가게 하는 힘이다.

그런데 현재 상태로는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이명박심판론’이 이상하게 가마니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은 양상이다. 이명박 덕분에 이명박 심판이 더욱 실현가능했던 그간의 유리한 여건들이 야권의 분열과 전략부재로 말미암아 실종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야권은 정신을 차리고 전열을 가다듬어야 한다. 지금 이 시점에서는 ‘이명박심판론’이 가장 중대하고도 명확한 이슈다. 그것을 되살려내고 극대화시켜야 한다. ‘이명박심판론’이 공허한 외침으로 허공을 떠도는 형국이어서는 안 된다. 그것의 구체성이 명확히 제시되어야 한다. 우리에게 이명박 심판이 왜 절박한 명제인가를, 그 명제를 우회하거나 회피해서는 우리의 미래가 얼마나 어두울 것인가를 조목조목 설득력 있게 밝혀야 하는 것이다.

만약 계속적인 분열과 전략부재로 말미암아 이명박 정권을 심판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맥없이 놓쳐버린다면 야권은 두고두고 엄청난 죄과를 안게 될 것이다. 그 죄과는 먼 훗날까지 무거운 족쇄가 되어 모든 양심세력의 운신을 제약하게 될 것이다.          

야권은 지난 4년 동안 이명박 정권이 저지른 실정과 악행들, 갖가지 수많은 업보들의 세목을 하나하나 정리해서 차후 그것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국민 앞에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또 어떤 것들을 국회 청문회에 올리고, 어떤 것들을 국정조사로 처리할 것인지를 갈무리한 다음 그것에 대한 구체적인 방략을 제시한다면 ‘이명박심판론’은 다시 점화되고, 국민들을 각성시키는 계기도 될 것이다.      

여권의 대중조작 능력  

현 집권세력과 여권은 일찍이 보유한 대중조작 능력을 지금도 잘 활용하고 있다. 그들은 누구보다도 우리 국민의 특징 중의 하나인 ‘망각증’과 대중의 단순성을 잘 알고 있으며, 끊임없이 그것을 유도하고 또 이용한다. 어떤 한 가지 이슈를 터뜨리면 금방 어제 일을 잊고 오늘의 특정 사안에만 관심을 집중시키는 대중의 습성을 잘 알기에 그들은 오랜 세월 대중조작 능력을 잘 키워올 수 있었고, 그것은 그들에게 이미 관성이 되다시피 했다.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데서 비롯되는 대중조작에 대한 유혹 때문에 그들은 그토록 방송매체들을 장악하려 했고, 그들의 낙하산 작전은 일정 부분 성공을 거두었다. 현재 MBC 노조원들의 파업 투쟁을 시작으로 KBS와 YTN, 그리고 연합뉴스까지 ‘국민의 알 권리’와 공정보도를 위해 눈물겨운 투쟁을 벌이고 있지만, ‘4.11총선’에서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지 못하는 한 그 눈물겨운 투쟁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오늘(26일) 이 시각에도 방송3사 노조원들은 방송매체를 이명박의 사유물이 아닌 국민의 방송, 진정으로 국민에게 봉사하는 ‘공영방송’으로 돌려놓기 위해 온갖 희생에도 굴하지 않고 처절하게 투쟁을 전개해 나가고 있지만, ‘조중동’을 비롯한 수구언론들은 선거철을 맞아 대중조작에 더더욱 혈안이 되어 있다.

제주도 강정마을에서 전개되고 있는 해군(미군)기지 건설 문제와 저지투쟁에 대한 수구언론들의 보도태도는 대중조작의 일환임을 훤히 알게 한다. 그들은 제주 해군기지 관련 기사마다 ‘좌파’라는 용어를 예사로 사용한다. ‘좌파’라는 말과 ‘종북세력’이라는 용어는 그들의 지면에서 매우 자연스러운 본새가 되었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정부와 비민주적이고 탈법적인 그 행위를 대대적으로 엄호하고 응원하는 수구언론의 보도 태도를 보노라면 저들이 제주 해군기지 건설 강행을 아끼고 미루었다가 ‘4.11 총선’ 시기에 맞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그들은 제주 해군기지 건설 문제를 이념대결로 탈바꿈시키는데 일정 부분 성공을 거두고 있다.

오랜 세월 순치의 습성 속에서 살아온 단순 계층 국민들은 수구언론들의 보도 태도에 그대로 휘말려들고 있다. 이명박 정부와 수구언론의 대중조작 능력이 제주 해군기지 건설 문제를 둘러싸고 극대화되고 있는 것이다.           
                    
여권의 도청 능력과 믿을 수 없는 선관위

나는 현 집권여당이 지니고 있는 여러 가지 능력과 유리한 여건들 가운데는 ‘도청 능력’도 있음을 믿는다. 그것이 지난해 6월 국회의원 한선교를 통해 드러난 바 있다. 한선교의 지혜롭지 못한 처신으로 정국은 한바탕 소용돌이 상황이 빗어지기도 했지만, 한선교의 발뺌과 경찰ㆍ검찰의 여당 감싸기 수사로 그 엄청난 사건은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나는 당시 한선교가 천주교 신자라는 사실에서 참담한 곤혹스러움을 겪었지만, 야당의 무능력과 망각증세 때문에도 절망감을 안아야 했다. 당시 민주당은 한선교 도청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천정배를 내세워 처음에는 제법 그럴 듯하게 법석을 떨었지만 그 뒤 언제 그랬냐는 듯 그 일은 유야무야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민주당은 정말 의지도 능력도 없음을 그때 여실히 보여줬던 것이다.

결국 한선교 의원이 도청에 관여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하면서, 한 의원 등은 무혐의 처리를 받았지만, 앞으로 정치지형이 바뀌게 되면 한선교 도청사건은 다시 특검 대상이 되어야 한다. 야권은 그것도 명확하게 공약으로 내걸어야 한다.

그리고 선관위에 대한 감시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선관위가 선거법의 자의적인 운용으로 나 자신을 철저히 감시하고 있다는 의식만을 갖지 말고, 역으로 내가 선관위를 감시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10.26 재ㆍ보궐선거’ 때 서울시에서 벌어진 선관위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 공격사건’을 기억해야 한다. 선관위는 지난해 10.26 선거 직전 무려 548곳의 투표 장소를 변경했다. 전체 투표소의 25%, 네 개 중 한 곳이 갑작스럽게 바뀐 것이다. 바뀐 이유도 하나같이 매우 석연치 않은 것이었다. 당연히 수많은 유권자들이 투표장소를 몰라 우왕좌왕해야 했고, 투표장소를 알기 위해 선관위 홈페이지에 접속을 시도했다.

그러나 선관위 사이트가 다운되어 투표장소를 확인할 수가 없었다. 결국 선관위 사이트를 마비시킨 것은 디도스 공격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는데, 디도스 공격을 감행한 ‘깃털’을 검거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깃털들을 조정한 몸통의 실체를 규명하지는 못했다. 그때도 특검팀이 꾸려지는 등 그럴 듯한 모양새를 보였지만, 역시 몸통을 보호하는 특검이었을 뿐이다.

야권은 지난해 ‘10.26 재보선’ 당시의 선관위 사이트 디도스 공격 사건도 정치지형이 바뀌면 재수사할 의지를 보여야 한다. 국민의 신성한 기본권을 침해한 대 사건이고, 헌법기관을 유린한 중대 사건이었다. 그런 초유의 사건이 형식적인 특검 수사로 영구히 덮어져서는 안 되는 것이다. 더불어 야권은 또다시 그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선관위 쪽에도 감시의 눈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낮은 투표율을 유도하는 ‘꼼수’

지난해 시월의 선관위 사이트 디도스 공격사건은 유권자들의 투표율을 크게 떨어뜨리려는 ‘꼼수’로부터 나왔다. 우리나라에는 분명히 낮은 투표율을 유도하고 기대하는 꼼수세력이 있다. 꼼수세력은 오랜 세월 낮은 투표율 덕을 톡톡히 누려왔다.

낮은 투표율 덕에 당선을 했으면서도 그것을 국민의 적극적인 지지인 것으로 착각하는 자는 진정한 정치인이 아니다. 낮은 투표율을 유도한 덕으로 당선했으면서도 기고만장해하는 정치배들이 우리의 정치판에는 너무도 많았다.        

사실 투표율을 낮추어 덕을 보려는 저급한 술수들이 우리의 정치판을 어지럽히고 조악하게 만들어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정치에 대한 불신, 양비론, 허무주의 따위가 다 투표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그것을 유도하고 조장하는 정치배들이 지금도 갖가지 책략과 묘수를 동원하며 활약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4.11 총선’도 투표율이 최대 변수다. 특히 젊은 층의 투표 참여 여부에 모든 것이 달려 있다. 젊은 층이 투표율을 떨어뜨리려는 묘수에 걸려들어 투표에 불참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치에 대한 불신과 양비론과 허무주의에 빠져 젊은 층이 대거 투표에 불참하는 사태는 지금까지 그런 꼼수를 관성화한 집권여당의 묘수로만 생겨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것은 야권의 분열과 전략부재에서 더욱 극대화될 수 있다. 이 점을 야권은 깊이 명심하고 극력 경계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12.03.26 15:55 ㅣ최종 업데이트 12.03.26 15:55  지요하 (sim-o)  
태그/ 제19대 총선, 야권연대, 4..11 총선, 이명박 심판, 선관위 사이트 디도스 공격, 한선교 도청사건
출처 : 투표율이 나라의 명운을 좌우한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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