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이야기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시인 허용 * 바올로님이 선종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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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본당 게시판에 마지막으로 올렸던 시 <꽃잎들의 속삭임> 입니다.
꽃잎들의 속삭임
허 용 (바울로)
오랫날 긴 밤을 목 올려 길게 빼고 그대만 기다렸더니 그대는 꽃물로 먼저 풀려 그리움으로 왔습니다 “사는 것이 사랑하는 일” 이라고 하시지만 ‘사랑은 그저 물들이고 물드는 것’ 이라고 그대 멀리 떠난 뒤 잊는다는 건 이별보다 더 반짝이는 눈물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사람들은 밤이면 하늘의 별들만 볼 수 없으니 은하수로 밤새 흐르고 새벽보다 일찍 내려온 별들은 이슬방울을 매달고 이 세상 아침꽃으로 피어 납니다 사람들은 낮이면 파르르 날개 펴는 지상의 꽃들만 바라 볼 일 없느니 밤이 밀려오면 지상의 꽃들은 푸른 꽃초롱 다시 하나씩 가슴에 매달고 젖은 노을보다 일찍 올라가 별떨기로 하늘을 가득 채웁니다 그대 아주 작은 꽃잎으로도 이 세상에 큰 아름다움 활짝 피어 열리게 하시어 꽃피는 아침은 생각만 하여도 서로 따사로이 행복하느니 흔들리며 지는 꽃도 저녁이면 환하게 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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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이야기 방에서 우리들에게 가슴 설레임과 아름다움과 기쁨을 주시던 시인 허용 바올로님이 간암과 오랫동안 함께 하시다가 오늘 새벽 2시에 하느님의 팔에 안기셨습니다.
요즘 계속 머리에 떠오르는데 내일, 또 내일 하다가 그냥 인사도 하지 못하고 떠나 보냈습니다. 마침 오늘 피정이라 연도도 못하고 여러분에게 기도 부탁하려고 지난 3월에 올렸던 시를 가져왔습니다.
머리에 떠오를 때 미루지 않고 행동에 옮겨야 하는데 게으름을 탓합니다. 내일 14시에 입관예절이 있습니다. 많은 기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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