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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리더쉽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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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순희 [kohthea] 쪽지 캡슐

2012-03-25 ㅣ No.303

[백록담]강정에서도 MB의 '소통의 리더십' 보고 싶다    - 한라일보 -
 
2012. 03.21. 00:00:00
새삼스럽지만 소통(疏通)이 중요한 모양이다. 소통이 회자된지는 이미 오래다. 문턱 높은 법원도 마침내 '소통'을 화두로 삼았다. 법원이 국민과의 소통에 나섰기 때문이다. 영화 '도가니'와 '부러진 화살' 등을 계기로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갈수록 팽배해서다. 법원마다 소통 관련 TF팀을 만들기에 이르렀다. 소통을 통해 자연스럽게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얻기 위한 일환이다. 역설적으로 소통이 제대로 안되고 있음을 반증한다. '소통의 리더십'이 강조되는 이유다.

소통의 리더십을 단적으로 보여준게 청계천 복원사업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때 이룬 최대 치적으로 꼽힌다. '무모한 계획'이란 숱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깔끔하게 마무리됐다. 그 추진과정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상권의 추락을 걱정한 청계천 주변 상인들의 반대가 만만찮았다. 이들의 반발을 누그러뜨리는 것은 실로 난제중의 난제였다. 하지만 해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서울시의 '끈질긴 설득'이었다. 무려 4200회에 걸친 상인들과의 접촉끝에 협조를 이끌어냈다.

이 대통령은 청계천을 복원한 후 꽤 의미있는 말을 많이 남겼다. '청계천 복원' 회고록에서는 중요한 지혜를 배웠다고 털어놨다. 그것은 바로 '반대하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법'이라고. 또 이런 소회도 밝힌 바 있다. "민주적 방식으로 설득하니 그러한 과정에서 신뢰가 생기고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했다. 헌데 이 대통령이 대권을 거머쥔 후 그런 소통의 리더십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래선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과 용산 철거민 집단 사망사고 등 불미스런 일들이 잇따랐다.

현재 전국 이슈로 떠오른 제주해군기지문제도 마찬가지다. 해군기지 추진과정은 참으로 실망스럽다. 아무런 설득 없이 그저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왜 이렇게 서두르는가. 해군측이 밝힌대로 해군기지는 대한민국의 백년대계 사업이다. 그런 사업을 추진하면서 사회갈등이 심화되고 있으니 큰 문제가 아닌가. 사실 그동안 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 많은 문제들이 불거졌다. 입지선정의 문제와 절대보전지역 날치기 해제 등 절차적 정당성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됐다.

그렇다면 정부는 지금까지 무얼 했는지 답답하다. 얼마전 6개 부처 장관명의의 호소문을 통해 의견을 충분히 수렴했다고 밝혔다. 도대체 무슨 의견을 들었는지 알 수가 없다.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제주도의회의 행정사무조사조차 무력화시켰다. 정부·해군 관계자는 아예 응하지도 않았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추진했으면 그런 자리에서 왜 당당히 밝히지 못하는가. 오로지 공권력을 동원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안보시설'이란 미명하에 반대자들을 마구 짓밟고 있다.

물론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모르지 않는다. 적어도 백년을 내다보는 안보시설이라면 추진과정도 당연히 민주적이어야 한다. 문제는 그렇지 않아서 최악의 상황까지 왔다. 불통만 있고 소통은 없었다. 심지어 파국을 막기 위한 제주도·의회·지방정치권의 '공사 일시보류'마저 묵살했다. 해군은 콧방귀끼듯 구럼비 바위 폭파에 나섰다. 그러면서 정부는 합리적이고 건설적인 제안은 수용하겠단다.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다. '해적'이란 말이 달리 나온게 아니다. 그래도 희망을 건다. 이 대통령이 청계천에 이어 강정에서도 '소통의 리더십'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김병준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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