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9일 (화)
(녹) 연중 제14주간 화요일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우리 386이 전대협과 태풍도 뚫었던 어제 촛불집회 다녀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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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은주 [sophiryu] 쪽지 캡슐

2008-07-20 ㅣ No.6470

 

역시 태풍이 와도 우리 집회현장은

태풍도 뚫고 모인 우리는 뜨거웠다!!!

 

전대협과 시민들의 협공으로

게릴라전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준 날이었다..

앞에서 막히면 뒤에 있는 시민들은

"뒤 막기 전에 뒤로 뛰어! 빨리 뛰어야 돼!!!"하면

바로 뒤돌아 튀고,,,

나머지 못나온 시민들과 깃밧을 그 안에서 구호외치며

앞에서 길 뚫으면 나가고, 아니면 돌아가고,,,

그렇게 우리는 전경들이 겹겹이 쌓으며 막아도

빈틈을 노리며 흩어졌다 모이는 작전을 펼쳤다.

 

전경을 어려서 그런지 얼이 빠진 것 같았고,

흩어지는 과정에서 혼자가 된 나도 겁나고 무서워

바로 초와 피켓을 가방에 넣고 

아무 관심도 개념도 없는 무뇌 시민 역할하며

슬슬 계단으로, 화단으로 올라가 분위기 살피며

우리의 흐름을 살피며 같이 따라갔다.

 

그 과정에서

'이곳에서 흩어지면 종각입니다!'

이 말에 다시 모였다 흩어지기를 계속하며

종각에 모이고, 대열을 정리하고, 종로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전체가 일단 종로4가쪽으로 움직였다.

3가에서 정지하고 새로운 작전이 나올 때까지

연좌농성 시작...

 

여기저기서 채증하는 알바들이 많았다.

채증하는 것들에게 나도 살짝 미소 날리며 독사진 몇 개 찍혀주고~

옆에서 부르는 노래 따라 부르고, 구호 같이 하고,,,

아는 사람 만나서 농담하고 얘기하고,,

모르는 사람과도 쉽게 얘기하다가,,, 한참 이렇게 있는데

작전이 나왔다...

 

'일단 몸좋고 발빠른 남자 500명은 앞으로 나와라.

저기 있는 전경들 뚫고 나갈꺼다..'

이렇게 그 자리에서 돌격대가 전대협 깃발 아래 만들어졌다.

 

어제는 전대협이 지도부가 되었다.

그리고 나머지 깃발이 함께 앞에 서고,,,

우리도 각 깃발 중심으로 바로 바짝 붙어서

선봉대가 나가면 우리도 같이 나가는데

기본은 열 걸음 전진, 다섯 걸음 후퇴..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전진이었다.

즉, 전경들과 '우리 집에 왜 왔니, 왜 왔니, 왜 왔니..'

이걸 하는 거였다.

그래서 목적지는 신촌까지였다..

일단 여기까지 입에서 입으로 작전이 전달되었다.

그렇게 한참 나가다가 폭죽과 불꽃놀이를 앞 선봉에서 하며

전경과 대치했다.

오래 있다가 다시 깃발이 모이더니

또 새로운 작전이 나왔다.

'여기서 흩어지면 종각이다!'

... 다들 또 이 작전을 전달하면서 준비하는데

또 나온 작전..

'종각에서 또 흩어지면 명동 롯데백화점 앞이다'라고..

그런데 별로 움직임이 없었다.

 

앞과 좌우에 이미 전경들이 쫙 깔렸고

그 상황에서 전진하면 옆에 있던 전경이 들이닥쳐

선봉하던 돌격대가 포위되어 연행되고

나머지 사람들은 폭력조장하는 쁘락지들로 인해

쇠파이프 흔드는 폭동으로 변질될 수 있는 상황에서

그냥 대치만 함으로써 필요 없는 연행자와 부상자를 예방했던

전술이었다..

'천천히, 조금 빠르게, 빠르게, 아주 빠르게, 정지!'

이런 행진속도를 조절하는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 건지...

주위의 많은 단체를 불러 모아

깃발회의를 하며 의견을 묻고 결정을 하고

각 깃발은 자기 단체로 돌아가

바로 작전을 전달하고 그대로 행동했다.

이런 사기충전한 전대협의 경험과 전략전술이 큰 빛을 발했다.

집회 참가자들과 소통하는 자리였던 것이다.

 

386세대인 나는 과거 우리들의 전대협을 잊을 수 없다.

해체되어서 잊어버렸던 그 이름....

우리가 이렇게 서울 한 복판에서 외쳐야 하는

목마름이 있게 될 줄 누가 알았으랴...

 

결국 살수차가 뒤로 물러났다.

살수차 가지 말고 물뿌려달라는 시민들의 말이 웃겼다.

오늘 또 하나의 어록이 탄생한 것이다..

명박이 타령 이 노래도 너무 웃겼고...

그렇게 하루의 초를 켜고 왔다. ^^

 

이런 현장이 좋다.

한국 현대사회를 그대로 배우는 현장에서

전대협진군가를 같이 따라불렀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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