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6일 (토)
(녹) 연중 제13주간 토요일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으냐?

이곳이 언제부터 일반 포털 사이트가 되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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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윤 [yjoo8517] 쪽지 캡슐

2012-03-17 ㅣ No.107

정말 이상한 일이다. 내 머리가 이러한 상황도 이해할 수 없을 수준 밖에 안 되는가?

첫째 이곳은 한국 가톨릭 교회의 공식 사이트이다. 일반 포털 사이트가 아니란 말이다.

그런데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찬성하는 이들의 주장의 근거를 보면 교회의 가르침과는 전혀 관계 없는 것들이다. 아니 교회의 가르침과는 반대되는 논리에 근거하고 있다.

교회 사이트라고 해서 사회 문제를 도외시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교회 사이트는 사회 문제를 다룰 때에도 신앙에 근거해야 한다. 교회의 가르침을 완전히 배제한다면 일반 포털 사이트의 토론방과 다를 하등의 이유가 없다.

하나의 예를 들면 찬성론 가운데에는 제주에 해군기지가 들어서면 그 곳 땅 값이 올라가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되어 주민들의 생활수준이 나아질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도대체 이러한 주장이 가톨릭 교회의 공식 사이트에 나올 수 있다는 것이 불가사의 하다. 이 주장의 밑바탕에는 돈이 모든 가치판단의 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돈이면 모두 된다는 것이다. 전형적인 배금주의요, 돈이 하느님보다 앞서는 존재가 되는 대표적인 우상숭배이다. 이런 주장들이 버젓이 등장한다.

땅 값이 올라가면 강정 마을 사람들이 행복해질 것이라는 주장은 정말 단순하기 그지 없다. 우리나라의 왠만한 돈 되는 땅은 탐욕에 가득찬 외지인들 소유이고, 강정 마을도 예외는 아니라는 것을 모르는 것일까?

지역경제가 활성화되어 생활수준이 나아지면 그 만큼 잃는 것이 있다.

강정 마을 사람들은 생활수준이 나아지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소중하다는 것이다. 그것을 잃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강정 마을에 살지도 않으면서 너희들은 그것을 잃고서도 생활수준이 나아지니까 찬성해야 한다고 자기 잣대로 판단하는 것이다.

둘째 토론을 하자고 하면서 룰은 자기가 정하고 그 룰에 벗어나는 것은 모두 배척해 버리는 교만의 논리에 빠져 있다.

하기야 찬성이라는 결론을 고수하기 위해서는 구럼비도 졸지에 잡석으로 전락해 주어야 하는 신세인 상황에서 무슨 말을 더 이상 할 수 있겠습니까마는

토론실에 퍼온 글을 올리지 말라는 이 기가 막힌 주장을 어찌 받아들여야 하나?

여기에 게재하는 글 가운데 퍼온 글에 대해서는 퍼온 사람이 원래 글의 주장에 동의한다는 전제가 되어 있지요? 동의하지도 않으면서 글을 퍼올 리는 만무하겠지요? 퍼온 글이 자기가 직접 쓴 글을 아니지만, 자신이 동의한다는 의미입니다.

자기가 직접 쓴 글을 올려라! 이 얼마나 교만에 찬 자신감인가? 자신이 쓴 글만을 올리자고 한다면 이는 얼마나 대단한 사람일까요?

해군기지 건설 문제는 가장 단순하게 해군기지 운용에 관한 전술과 해군의 전략에서부터 시작하여 해양 생태와 도서 생태의 문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의사결정 체제, 국가 방위 전략, 인근 국가들과의 지정학적인 외교 관계 등에 이르기까지 분야도 다 다르고 종류도 많은 복잡한 문제인데, (주사업자인 삼성물산의 경영 전략까지 포함하여)

여기에 관한 모든 문제에 정통한 지식을 갖고 자기가 직접 쓴 글을 올리라는 것은 토론의 기본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다면 얘기할 수 없는 사항이지요! 정말 대단한 교만 덩어리를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세째 제주 해군기지 관련 토론실이 개설되고 난 후 해군기지 찬성을 주장하던 이름들이 어느 하나 빠짐 없이 자유게시판에서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이곳에서만 그 이름들을 볼 수 있다.

네째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이들에 비해 찬성하는 이들이 쓴 글의 특징을 보면 조회수 대비 추천수의 비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과연 해군기지 건설을 찬성한다는 입장이지만, 여기에 글을 쓰지 않고서 추천만 하는 다수의 침묵하는 찬성자들이 많다는 의미일까? 불가사의한 일이다.

춘계 주교회의에서 사회적인 쟁점에 대한 입장 표명을 보유한 것이 마치 지금까지의 입장을 바꿔 찬성하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이는 전형적인 아전인수가 아닐까?

요즘 일부 신자들 가운데 신부가 무섭다는 얘기를 한다는데 하도 드세게 나오는 신자들이 무서워 목자가 침묵하는 불행한 상황이 나오지는 않을까? 걱정입니다

마지막으로 혹시라도

'강주교와 일부 빨갱이 정치 신부들에 현혹된 무지몽매한 한국 가톨릭 교회 신자들을 계몽하겠다'

는 역사적 사명을 가진 이들이 있다면 괜한 헛수고 하지 말고, 일반 포털 사이트의 토론방에서나 열심히 논쟁하기를 거듭 당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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