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게시판
성가대는 찜질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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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여름은 성가 부르기에 참 힘든 계절이긴 합니다.
더운데 성가복을 벗고 노래하면 안되겠냐는 의견도 종종 나오고
선풍기나 에어컨을 설치해달라는 의견도 자주 나옵니다.
물론 성당마다 상황이나 형편이 조금씩 다릅니다. 에어컨바람이 잘 불어오는 성가대는 별 문제가 없지만 설치하기에 어려움이 있거나(에어컨이나 선풍기 구입문제가 아니고 성당 구조상 설치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본당에서 허락해주시지 않는 경우 어떻게 하세요?
그렇다고 해서 미사 중에 부채질을 자주하거나 성가를 부르며 한 손으로 성가책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부채질을 하는 고도의 테크닉(?)을 교우들에게 보여줄 수는 없습니다 *^^*
이런 경우 성가 단원들의 의견들이 분분하겠지만 제 생각에는 너무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 의견이 많은 것 보다는, 덥지만그냥 참고 성가를 부르자는 단순한 의견을 내봅니다.
물론 여건이 좋은 곳에서 일부러 힘들게 노래할 필요는 없지만
아직 좋은 여건이 아니라면 그 시간들을 묵묵히 기다리며 노래하는 모습은 주님이 보시기에도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성가 부르는 것이 노래를 좋아해서 모인 단체이기는 해도 근본 적으로는 봉사단체 입니다. 다른 단체와 마찬 가지로 봉사라 함은 편안함을 찾기 보다는 희생과 노력이 따라야 하겠지요.
성가대 석에서 노래할 때 땀이 너무 많이 납니다.
하지만 저는 그냥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았습니다.
요즘엔 찜질방 이라고 하는 곳에 자주 갑니다.
옷을 대여해서 입고 땀을 빼는 곳이지요. 찜질방 마다 효능이 좋다고 입구에 찜질해서 땀을 뺐을 때 효능에 대해 설명을 적어 놓은 곳이 대부분입니다. 물론 하지 않았을 때 보다는 효능이 있겠지만 자연스러운 운동이나 활동에 의해 땀이 났을 때 보다는 효과가 떨어지지않을까 생각됩니다.
우리가 돈을 주고도 땀을 흘리러 가는데 성가대에서 가장 덥다는 여름 2달 정도(7-8번의 미사)를 못 참고 덥다고 불평을 한다면 성가대에서 봉사하는 마음이나 의미들이 조금은 퇴색되진 않을까합니다.
오히려 성가를 부르는 동안 땀을 흠뻑 흘리며 노래한다면 건강에도 더 좋지않을까 생각됩니다. 땀을 흘리는 것도 주님이 주신 선물이라 생각하며 속옷이 다 젖도록 주님을 찬미하는 노래를 부르는 겁니다.
정말로 몸이 불편하고 아픈 교우들은 여름이 아니고 날씨가 좋은 봄, 가을 이라 할지라도 성가대에서 노래 부를 수가 없습니다.
미사가 끝난 뒤 집에 가서 샤워를 하면서 콧 노래를 부르며 주님 께 감사기도를 하게 되지 않을까요.
오래 전 주보에서 문둥이의 성자로 불리는 다미안 신부님의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섬에 격리되어 있는 나환자들을 돕기 위해 섬으로 가서 그 사람들을 위해 일하다가 병이 옮게 되자 오히려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는 신부님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좋은 환경 편안한 여건에서도 불평하며 노래하는 제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노래부를 수 있는 힘과 건강을 주신 주님께, 좋은 목소리를 주신 그 분을 위해 작은 불편과 고통은 모두 버리고 기쁜 마음으로 이 여름에도 땀을 흠뻑 흘리며 성가를 불러야겠습니다.
전 오늘부터 조그만 손수건 한 장을 들고 성가대로 달려 가겠습니다
여러분도 함께 하실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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