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17일 (수)
(녹) 연중 제15주간 수요일 지혜롭다는 자들에게는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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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제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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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미숙 [shwang] 쪽지 캡슐

2001-06-24 ㅣ No.21538

루미의 집이예요. 어서오세요.

 

아래 마음의 안식이 있는 곳 풍경 영상이 로딩되지 않아

 

부득이 삭제했답니다....죄송!

 

어머, 벌써 유월 하순에 접어드는 우기가 시작되었나봐요.

 

아침부터 주르륵~주르륵 빗줄기 고인 처마밑으로

 젖은 날개를 파닥거리는 어린새들이

 

자기들만의 은어로 지지배배 지지배배 쫑알거리며  

 

비를 피해 옹기종기 모여

 

그 작은 날개죽지를 웅쿠리고 앉아있는 모습들을 보았어요.

 

그네들의 웅지인 전선위의 전깃줄에선

 

물방울만이 톡톡톡 맺혀있구요....

 

오랜 기다림끝의 해후마냥 너무도 달게 내린 단비세례에

 

흠씬 마음을 젖셔보셨나요?

 

사랑의 루미,

우기 접어드는 일요일날 한동안 썼던 이쁘은 파라솔은

 

살포시 한곳에 접어두고

빠알간 우산 꺼내쓰고 비에 젖은 보도위를 총총히 걸어왔어요.

 

어제는 마트에 나가  모처럼 햇고구마를 보았어요.

 

한다섯개비 묶음 묶음으로

진한 황토빛을 담고 있는 햇고구마들이

 

그리 반가울 수가 없더군요.

 

조금은 비싸보였지만

 

붉은 황토빛 담은 햇고구마가 너무도 먹음직스러워

 

몇개를 장바구니에 담아 집에와서 쪄먹었어요.

 

새로운 계절은 음식에서부터 오나봐요.

모처럼 햇고구마를 삶아 뜨거운 김을 호호 불어가며

 

껍질을 쏙 쏙 벗겨 한입 한입 먹는 기쁨에 어제 저녁은

 

밤고구마의 푸짐스러움만큼이나

참 마음 푸근 푸근한 시간들이었어요.

 

햇고구마 몇개의 모락 모락 오르는 뜨거운 김속에

 

또 오고 가는 계절을 느끼며

 

사랑의 루미 역시 이 아름다운 유월의 계절속에

 

 계절병으로 한며칠을 그렇게

 

무던히 몸살을 앓고 일어났답니다~~

 

문득 햇고구마를 먹고나니

 

한 초등학교 4학년 이후론 가보지 못한

왕고모 할머니가 사셨던 시골집들과

 

그 겨울 작은방 한모서리를 가득 쌓아놓았던

 

어마 어마한  고구마 산더미들이 생각나네요.

 

동그랗게 천정까지 말아올린 볏짚단 안엔

 

어린 제 눈엔  정말이지 산더미같은 고구마들이 쌓아져 있었어요.

 

겨울방학때마다 할머니와 언니 오빠와 함께

 

그 곳 왕고모 할머니집에서

몇주씩 전원생활을 했던

 

기억들은 오래도록 제 가슴 한켠에 가슴 따스한 추억의 한조각으로

 

남아 있어 가끔씩 지나치다

 

참 자기맘대로(?)생긴 고구마들을 볼 때마다

 

제게 몽글 몽글한 유년시절의 기억들을 떠오르게 한답니다.

 

지금은 할머니, 왕고모 두분다 하늘나라로 홀홀이 떠나가셨지만요...

 

그 많은 고구마 산더미들속에서 어린 우리 형제들은

그 속에 들어가 숨기장난도 하고,

 

점프를 해대기도 하면서

 

날이면 날마다 고구마속에 포~옥 파묻혀

 

정말이지 우리들 생애에서 그토록 많은 고구마들을

 

먹어본 적은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쪄먹고... 깎아 먹고...아궁이에 구워 먹고....

전 지금도 고구마를 무척 좋아해요.

 

요즘은 인스턴트 식품 피해로 인해 자연식품으로 권장 받고 있지만

 

제가 어렸을 땐 식량 대용 역할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참 흔하고도 푸진 고구마 전성시대가 지나가고

 

지금은 온통 햄버거, 피자, 라면등의 인스턴트 전성시대이지만

 

저는 그래도 제가 한때 고구마와 감자들의 전성시대에

 

어린시절을 보낼 수 있었다는 것들에 참으로 감사하고 있어요.

오랜 장마시즌이 오늘부터 시작되었는데

 

사랑의 루미, 장마 기간동안 개구리처럼 우기동면을 하고파요.

 

온 세상 만물이 깊이 침체해 가라앉는 장마기간동안

 

저 역시 깊은 내면의 세계로 여행을 떠난다든지..

 

혹은 호박꽃 당신을 위한 아름다운 시들을 한수 한수 올올이

 

엮어 님에게 어느날 우편으로 보낸다든지..

혹은 비만증 걸린 미스 이쁘니 맹순 토끼 다이어트를 시켜

 

멋지인 미스타 맹남 토끼군에게 시집을 보내준다든지...

 

( 저의 지나친 애정표현으로 인해 쉬지 않고 먹을 것을 주다보니..글쎄)

 

혹은 이 오랜 장마 기간 동안

 

세상의 묵은 때들이 한풀 한풀 씻겨내려 이제 그 본연의 속살들을

 

뽀얗게 드러내는 것처럼

 

 제 영혼의 묵은 앙금 찌꺼기들을 씻겨 내리는

영혼의 요르단강속에서 깊이 침수한다든지....

 

오늘 아침 그런 계획들을 차곡 차곡 마음에 새기며

 

아침 이슬을 밟고 새벽 미사를 다녀왔답니다.

 

일상이 아직 깨어나지 않은 조용한 침묵안에서

 

모처럼 드리는 새벽미사는 참 상큼하고 신선한 느낌을 주었어요.

 

듬성 듬성 비이인 자리들이 많이 보였지만

 

가끔은 이렇듯 한적하고 조용한 새벽 시간에 주님을 만나는 것도

별난 데이트맛이 난다는 것!

 

오늘 처음 알았어요.

 

사랑의 루미 또 예수님께 한주일을 선물 받고

 

그 기쁜 마음 먼저 모든 님들께 빗방울처럼 또~오~옥하고

 

터트리며 월간 좋은 생각에서 퍼온 글한수 드리고 떠나갑니당~

그러나 이제보니

 

 

내 마음이 메마를 때면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이 나를 메마르게 하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내가 메마르고 차가운 것은 남 때문이 아니라

 

내 속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이 불안할 때면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이 나를 불안케 하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내가 불안하고 답답한 것은 남 때문이 아니라

내 속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이 외로울 때면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이 나를 버리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내가 외롭고 허전한 것은 남 때문이 아니라

 

내 속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에 불평이 쌓일 때면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이 나를 불만스럽게 하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나에게 쌓이는 불평과 불만은 남 때문이 아니라

내 속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에 기쁨이 없을 때면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이 내 기쁨을 빼앗아 가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나에게 기쁨과 평화가 없는 것은 남 때문이 아니라

 

내 속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에 희망이 사라질 때면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이 나를 낙심시키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내가 낙심하고 좌절하는 것은 남 때문이 아니라

 

내속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부정적인 일들이 남 때문이 아니라

 

내 마음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 오늘

 

나는 내 마음 밭에

사랑이라는 이름의 씨앗 하나를 떨어뜨려 봅니다.

 

-월간 좋은생각 중에서-

 

늘 좋은 나날들 되세요. 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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