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17일 (수)
(녹) 연중 제15주간 수요일 지혜롭다는 자들에게는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셨습니다.

자유게시판

최소한의 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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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숙 [rbm95443] 쪽지 캡슐

2004-03-14 ㅣ No.63135

오늘 아침 신문에 귀하께서 수 개월 후에 국민들 앞에 대통령으로 다시 서기를 희망한다고 말하셨다는 기사를 읽고 이 글을 씁니다.

 

이번에 국회에서 올라간 다른 탄핵사유는 다 차치하고라도, 귀하께서는 우선 대통령이란 자리에 대해 먼저 공부하심이 필요하실 듯 합니다.

 

예로부터 임금이란 또는 대통령이란, 백성들의 어버이, 국민들의 아픔을 다독여 주는 어버이와 같은 존재여야 한다고 말하여 왔습니다.

 

다른 이유, 헌법훼손, 인격천박 등등의 다른 사유는 하나도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귀하께서는 지난 일 년간, 백성들의 어버이, 국민들을 위로하고 아픔을 감싸주는 어버이로써 청와대에 계셔 왔습니까 ?

 

바로 그저께 한강에 투신자살하여 죽으신 대우건설의 남상국 사장님의 죽음에 대하여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귀하의 다른 행각은 다 제쳐두고 딱 그 일 한 가지만 두고 말하여 봅시다.

 

귀하께선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발언하셨습니다.

"대우건설의 사장처럼 좋은 학교 나오시고 크게 성공하신 분들이 시골에 있는 별 볼일 없는 사람에게 가서 머리 조아리고 돈 주고 그런 일 이제는 없었으면 좋겠다." 라고, 즉,

귀하의 일가족은 감싸는 발언을 하셨으나, 남상국 사장에 대해서는 공개적인 인격모독의 발언을 행동하셨습니다.

 

귀하의 자리는 귀하의 일가족을 감싸라고 주어진 자리가 아니고, 귀하와 귀하의 일가친지는 희생하는 한이 있더라도, 백성들, 국민들은 감싸 안고가야 한다는 의무가 붙은 자리, 즉, 백성의 어버이란 타이틀이 붙는 자리입니다.

 

그렇지만, 귀하는 거꾸로 행동하셨습니다.

죄형법정주의를 아십니까 ? 재판의 판결이 나기 전에는 어느 사람도 죄인으로 취급받아서는 안된다는 주의 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귀하의 대통령 재직시절 동안, 재판에 오르기도 전에, 세 사람의 저명인사가 자살하였습니다. 특히나 작년 겨울 구치소에서 목을 매신 故 안상영시장의 경우는 돈을 주었다는 자의 말 하나만 듣고 증거없이 추운 겨울 내복조차 주어지지 않는 구치소에 나이들고 부산을 위하여 공적이 혁혁하신 분을 가두어 모멸감을 주었습니다.

 

귀하의 그저께 기자회견 발언 중, 특히 남상국 사장에 대한 부분은 공개적인 인민재판과 같은 발언이었습니다. 남상국 사장은 공개 인민재판, 그것도 전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의 인민재판을 피하고자 스스로 목숨을 끊는 길을 택하신 것입니다.

 

죄형법정주의가 눈시퍼렇게 살아있는 대한민국 임에도, 귀하는 남상국 사장에 대한 검찰의 조사가 아직 진행중이고, 재판에 회부되지도 않았음에도, 사천만 명 앞에서 남상국 사장을 죄인으로 만드는 행동을 철면피하게 하셨습니다. 귀하의 검찰은 안상영시장을 죄인으로 가혹하게 취급하고 다녔습니다. 그리하여, 대우직원들이 사랑하던, 또 부산시민들이 사랑하던 아까운 두 인물이 스스로 죽었습니다.

 

귀하는 백성을 사랑하기 위해 대통령이 되신 분입니까 ? 아니면, 백성을 죽음의 길로 몰아넣기 위해 대통령이 되신 분입니까 ? 귀하의 그저께 기자회견은 귀하가 스스로 나는 백성을 사랑하기 위해 대통령이 된 것이 아니라, 백성을 죽음의 길로 몰아넣기 위해 대통령이 되었다고 증거하는 것과도 같은 장면이었습니다. 대체 왜 대통령이 되셨습니까 ?

 

그러함에도, 수 개월 뒤에 백성들 앞에 재등장해야 하겠다고 욕구하고 계십니까 ?

대한민국 국민들이 그리 업수이 여겨지셨습니까 ?

 

귀하가 대통령으로 재직한 지난 일 년동안, 대한민국에는 아래 위로 참으로 가엾은 자살의 죽음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이것이 귀하와 무관한 현상이라 우기고 싶으십니까 ?

 

귀하께서는 잘 배운 분들이 시골의 별 볼일 없는 사람에게 가서 머리조아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시골의 별 볼 일 없으신 귀하의 형님께서는 어떤 연고로 들판에서 벤츠를 몰고 다니시는지, 그 일은 지난 일 년 수없이 죽어간 슬픈 백성들의 사연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여기시는 겁니까 ?

 

귀하에게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양심이 코딱지만큼이라도 있으시다면, 바로 그제 귀하의 기자회견이 땡! 하자마자 한강으로 돌진한 남상국 사장의 시신이 땅에서 썩기도 전에, 수 개월 후에 다시 백성들 앞에 서마 고 그런 다짐을 어찌 하실 수 있겠습니까 ?

 

남상국 사장은 귀하의 백성이 아니었습니까 ? 작년에 줄줄이 죽어 저 세상으로 떠난 대한민국의 백성들, 죄없고 가여운 어린아이들은 귀하의, 귀하가 돌보아야 할 어여쁜 백성들이 아니었습니까 ? 그들도 친일파에 속하고 개혁대상에 속하였습니까 ?

 

노무현씨, 귀하에게 인간됨의 양심이 눈꼽만큼이라도 있다면, 귀하는 오늘이라도 ’더 이상 국민들의 얼굴을 볼 면목이 없으니, 수 개월 헌재의 결과를 기다릴 것도 없이 오늘부로 시골로 형님 곁으로 내려가 별 볼 일 없는 형님의 벤츠 운전기사로 취직하고, 남은 나의 삶의 시간은 나로 인해 죽어간 남상국 사장과 나의 재임동안 자살한 수많은 백성들의 명복을 빌며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백성들이여, 죄많은 나를 용서해 주십시오’ 라고 스스로 하야, 낙향의 길을 걸어야 할 것입니다.

 

토론방에서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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