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17일 (수)
(녹) 연중 제15주간 수요일 지혜롭다는 자들에게는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셨습니다.

자유게시판

방상복 신부님을 뵙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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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기 [mt1002] 쪽지 캡슐

2008-09-09 ㅣ No.124300


이 글이 새로운 분란이 되지 않기를 모든 형제자매님들에게 부탁드리며 글 올립니다.

저는 방신부님을 신부님으로 생각하지 않고 스승님으로 생각하고 매주 금요일이면 신부님을 찾아뵙고 많은 가르침을 받고 있습니다.

토요일 새벽미사에 참례하고 토요일 낮 시간까지 신부님과 함께 생활하다가 오후에 서울로 올라오므로 방신부님과 저의 관계는 사제와 신자의 관계 보다는 스승님과 제자의 관계가 더 가까운 표현입니다.

신부님과는 큰 격의가 없으므로 도대체 왜 그런 글을 올리셨는지, 이에 대하여 신부님의 자세한 생각을 알아야 옹호를 하더라도 옹호를 할 수 있고, 막연히 제 생각으로 글을 쓰는 것은 신부님을 더 욕되게 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오전 일과를 마치고 미리내로 향했습니다.

저는 신부님을 가까이하며 늘 기이한 분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사람이 저리 단순할 수 있을까? 신부님은 저희 같은 계산은 전혀 할 줄 모르는 분입니다. 아마 신부님이 저처럼 사업을 하신다면 사기당하여 쪽박 찰 수밖에 없는 성품이며 신부님의 판단 기준은 '예 할 것은 예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 하라, 그 이상은 악에서 나오는 것이다' 하신 주님의 말씀이 거의 유일한 기준입니다.

그리고 한 번 아니다 생각하면 목에 칼이 들어와도 아닌 것은 아니므로 한 번 결정한 사항은 그 누구도 말릴 수 없음으로 우리들 생각으로 우리들 잣대로 도저히 평가할 수 없는 기인 중에 기인이십니다.

대뜸 저를 보고 걱정이 되서 왔느냐 하시며,  단식은 한두 번 해 본 것도 아니고 길게는 한 달도 해봤으므로 걱정할 필요없고 이번 단식은 추석 명절 때문에 어르신들의 자녀분 등 내방객이 많이 찾아오므로 부득이 토요일까지 단식을 한다 하시며 단식 중에도 미사를 집전하시고 모레(목요일) 문규현 신부님의 오체투지 순례에 다녀오신다며 함께 가자고 하십니다.

어떻게 저런 영성을 쌓으셔서 초인적인 행동을 하시는 지, 제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분이십니다.

제가 묻기도 전에 글을 올리신 이유를 말씀하시며, 이제 정진석추기경님과 김대중전대통령님 두 분은 고령이시기에 머지않아 주님을 영접하실 분들인데 가슴에 남겨둔 회한과 원한들이 있으면 어떻게 주님을 영접할 수 있겠느냐 하십니다.

또한, 두 분이 진심으로 화해하여 이 땅의 만백성에게 참 어르신들의 면모를 보여 줘야 할 때라고 하십니다. 그런 사실이 있었는지 몰랐다면 모르겠지만 그런 사실을 알게 된 지금은 고언을 하는 것이 우리 천주교의 장래를 위해서도 다행스러운 일이며, 지금이라도 이런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주님의 은총이라 하십니다.

이어서 말씀하시기를, 만약 그 때에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사형집행이라도 당 하셨다면 안중근 의사에게 종부성사를 거부한 그 과오를 또 범한 것이고 그런 역사의 반복을 피할 수 있었으니 아빠 하느님께 감사하고 있다고 하십니다

'게시판에 공개적으로 글을 올리셔서 말들이 많습니다.' 하고 신부님의 생각을 여쭤봤습니다. 답변에 놀란 것은 오히려 저 였습니다. 추기경님의 작은 아버님도 여기 미리내에서 모시고 계신다며 추기경님이 당신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며 추기경님에게 당신의 글이 전달이나 되었는지, 오히려 이를 더 걱정하고 계셨습니다.

아무런 원한도 원망도 없으신 이미 그 단계를 넘어선 신부님이십니다. 당신의 비목자적 침묵에 대한 참회의 뜻도 있고 한국 천주교가 보다 더 민중의 소리에 귀 기우리고 언제나 소외되고 약자를 보호하는 그런 소망 하나로,  나머지는 생각조차도 하지 않는, 어쩜 그렇게 천진난만한 생각을 하실 수 있을까?

베드로 사도에게 천국의 열쇠를 주시며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너희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하신 말씀과 죄를 지으면 깨우쳐줘라 하시며 주일 복음인 “너희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너희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마태 18,18) 말씀을 함께 알려주시며 용서와 화해만이 천국의 열쇠임을 다시 알려주신 신부님!

신부님을 뵈오며 늘 느꼈던 생각이지만 어린 아이처럼 되어야 하느님의 나라에 갈 수 있다는 주님의 말씀을 오늘도 가슴에 새기며 돌아왔습니다.

오로지 궁극 하나만을 생각하신 신부님!

하나만을 알고 둘을 모르는 저희들을 위해 기도하여 주시옵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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